제약·바이오 공시 강화…임상 성공확률·개발비까지 공개

증권·자본시장 / 위아람 기자 / 2026-07-30 12:49:50
기술이전 계약금·마일스톤 구분…중요 정보는 언론보다 공시로 먼저 공개
▲백신 생산·운송[연합뉴스]

 

제약·바이오 상장사는 앞으로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공모가 산정에 활용한 임상시험 성공확률과 개발 기간, 예상 비용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상장 이후에는 중단되거나 완료된 사업을 포함해 연구개발 이력 전체를 파이프라인별로 공시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출범한 ‘제약·바이오 공시 종합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 논의를 마치고 이 같은 내용의 공시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30일 밝혔다.

금감원은 제약·바이오 산업의 높은 전문성과 장기간의 연구개발 특성 때문에 미래 실적에 관한 가정이 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기업별 공시 수준의 편차가 크고 정보가 여러 공시에 분산돼 일반 투자자가 위험 요인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상장 단계부터 정기·수시 공시와 언론 보도까지 제약·바이오 기업의 정보 제공 체계를 전반적으로 정비하기로 했다.

우선 IPO 증권신고서에서는 공모가 산정에 활용한 주요 가정을 세분화해 기재하도록 한다. 기업은 예상 시장 규모와 임상시험 성공확률, 품목허가·심사 위험, 개발 기간 및 소요 비용 등 4개 항목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미래 예상 실적이나 신약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반영해 공모가를 산정하는 경우 투자자가 해당 가정의 타당성과 위험을 직접 판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상장 이후 정기 공시에는 파이프라인별 ‘연구개발 이력 관리 총괄표’를 도입한다.

기존에는 현재 진행 중인 연구개발 사업을 중심으로 공시가 이뤄졌지만, 앞으로는 개발에 성공한 사업뿐 아니라 중단·실패·완료된 사업까지 포함한 전체 이력을 통합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기술이전 계약 관련 공시도 개선한다.

제약·바이오 기업은 기술이전 대가 가운데 계약금과 마일스톤, 로열티를 구분해 공시하고 각각의 지급 조건과 성격을 설명해야 한다.

임상 단계별 성과나 품목허가, 판매 실적 등에 따라 지급 여부가 달라지는 마일스톤과 로열티가 확정 수입으로 오인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계약 상대방의 이름을 비공개로 처리하는 경우에도 상대 회사의 사업 역량과 규모 등 투자 판단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는 제공해야 한다.

임상시험과 품목허가, 기술이전 등 주요 사항을 다루는 수시 공시에는 일반 투자자가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전문용어에 대한 설명도 함께 기재한다.

금감원은 공시되지 않은 중요 정보가 언론 보도를 통해 먼저 유통되면서 시장이 왜곡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제약·바이오 언론 보도 가이드라인’도 마련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기업은 투자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 정보를 언론이나 특정 투자자에게 먼저 제공하지 않고 공시를 통해 우선 공개해야 한다.

언론에 정보를 제공할 때도 ‘혁신적’, ‘획기적’, ‘세계 최초’ 등 과장되거나 주관적인 표현을 지양하고 객관적인 사실과 수치에 근거해야 한다.

기업 내부에는 보도자료와 인터뷰 내용 등을 사전에 검토·승인하는 절차를 마련하고 가이드라인 위반 시 적용할 수 있는 제재 규정도 갖춰야 한다.

금감원은 향후 제약·바이오 기업의 공시를 심사하면서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정보가 불충분하거나 투자자의 오해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정정을 요구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시 심사 과정에서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를 면밀히 살펴보고 필요한 경우 정정 요구를 통해 기업과 투자자 간 정보 격차를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개선된 공시 기준과 언론 보도 가이드라인의 정착을 위해 상장사와 증권사, 회계법인 등 시장 참여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SK증권, 기후공시 ‘파일럿 리포트’ 발간…금융배출량까지 선제 공개2026.06.17
ESG 공시 2028년 본격화…자산 10조 이상 코스피사부터 적용2026.07.08
ESG, 홍보에서 법정공시로 간다2026.07.08
금감원 특사경, 엘앤에프 ‘테슬라 계약 축소 공시’ 관련 거래소 압수수색2026.07.27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자동차보험료 정합성 검증 기술 특허 취득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자동차보험료 정합성 검증 기술 특허 취득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자동차보험 비교견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상 보험료와 실제 보험료 간 오차를 자동으로 검증하는 기술에 대해 특허를 취득했다.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자동차보험 비교견적 시 보험료 정합성을 검증하는 기능에 대해 특허를 취득했다고 9일 밝혔다.보험 영업 현장에서는 설계사(FP)들이 여러 보험사의 자동차보험료를 한 번에 조회·비교하는 ‘비교견

    2
    LF푸드, 500억 M&A 뒤 ‘한반12’ 키운다…HMR 수익화 시험대

    LF푸드, 500억 M&A 뒤 ‘한반12’ 키운다…HMR 수익화 시험대

    LF푸드가 지난해 제조 역량을 강화한 데 이어 프리미엄 한식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한반12’를 전면 개편했다. 식자재 소싱과 소스·면·육가공 제조 능력을 소비자 제품에 결합하고 판매망까지 넓혀 B2B에서 쌓은 경쟁력을 B2C 매출로 연결하려는 전략이다.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LF푸드는 한반12에 신제품 4종을 추가해 총 12종의 제품군을 구축했다.

    3
    삼성은 AI·한화는 6833억 함정…포스코는 창사 첫 파업

    삼성은 AI·한화는 6833억 함정…포스코는 창사 첫 파업

    9일 오전 국내 주요 그룹의 산업 이슈는 AI와 차세대 제조기술, 해외 수주와 현지화로 모였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제조에 특화된 자체 AI 개발에 나서는 동시에 차세대 노광공정 협력을 확대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중심이던 자율주행 전략을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까지 넓히고 있다. 한화오션과 HD현대는 각각 태국과 필리핀에서 함정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반

    4
    [건설업 소식] GS·현대엔지니어링·포스코이앤씨·롯데·대우·쌍용·한화 건설부문·대보

    [건설업 소식] GS·현대엔지니어링·포스코이앤씨·롯데·대우·쌍용·한화 건설부문·대보

    건설업계가 정비사업과 에너지 인프라 수주부터 리모델링, 스마트건설, 주택 공급까지 사업 영역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GS건설은 하루 동안 1조원이 넘는 재건축 사업 계약을 알렸고 현대엔지니어링은 총사업비 2조원대 발전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포스코이앤씨와 롯데건설은 정비·리모델링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대우건설과 쌍용건설은 인공지능(AI)을 활용

    5
    현대차 HMGMA 80만대 검토, 다음은 부품…모비스·트랜시스 증설 주목

    현대차 HMGMA 80만대 검토, 다음은 부품…모비스·트랜시스 증설 주목

    현대자동차가 미국 조지아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능력을 최대 80만대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다음 과제는 완성차 조립라인보다 부품 공급망으로 옮겨가고 있다. 현재 HMGMA에 붙어 있는 현대모비스의 배터리시스템·주요 모듈 생산능력은 연 30만대, 현대트랜시스 시트는 42만대 규모다. 현대제철의 현지 강판 가공능력도 향후 40만대분까지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