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의 신화, 중동서 다시 띄운다”…정홍준 회장, UAE 스마트조선소로 재기 승부수

토요경제人 / 최성호 / 2026-05-14 16:31:05
UAE 왕실계 투자사와 손잡고 아부다비 칼리파항에 대형 조선 프로젝트…‘육상 건조 공법’ 다시 전면에  
▲정홍준 성동홀딩스 회장/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한때 세계 조선업계의 ‘돌풍’으로 불렸던 정홍준 성동홀딩스 회장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다시 승부수를 던졌다. 과거 성동조선을 글로벌 중형 조선사로 키웠던 정 회장이 자신이 개발한 육상 건조 공법을 앞세워 중동 스마트조선소 사업에 본격 나서면서 국내 조선업계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 조선업의 실패와 재기의 상징적 장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성동홀딩스는 최근 UAE 아부다비 현지에서 민간 투자 전문 기업인 콰자르 인베스트먼트와 스마트조선소 건설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콰자르 인베스트먼트는 UAE 왕실 금융·비즈니스 고문 그룹이 참여한 투자회사로 알려져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UAE 측이 조선소 건설 자금을 전액 투자하고, 성동ISET가 핵심 조선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제공하는 구조다. 조선소는 아부다비 경제자유구역 내 핵심 항만인 칼리파항에 들어설 예정이다. 

 

지분 구조는 UAE 측과 성동 측이 약 7대3 수준으로 참여하지만, 설계·건설 관리·완공 후 운영은 성동 측이 주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가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정 회장이 과거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던 ‘GTS(그라운드 타이푼 시스템)’ 기반 육상 건조 공법이 이번 사업 핵심 기술로 다시 채택됐다는 점이다. 

 

기존 도크 방식과 달리 지상에서 선박을 제작하는 구조로, 공간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정 회장은 과거 경남 통영에서 성동조선을 창업해 세계 중형조선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시킨 인물이다. 

 

성동조선은 한때 글로벌 수주 순위 상위권에 오르며 국내 조선업계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동성 위기를 넘지 못하며 채권단 관리 체제에 들어갔다. 이후 2020년 HSG중공업 컨소시엄에 인수되며 현재의 HSG성동조선으로 재편됐다.

정 회장은 이후 경영 일선에서 한동안 물러나 있었지만, 이번 UAE 프로젝트를 통해 사실상 글로벌 조선업 복귀를 선언한 셈이다. 조선업계에서는 단순한 해외 플랜트 사업을 넘어 “한국형 스마트조선 모델 수출”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서승모 성동ISET 총괄부회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 조선소 건설이 아니라 조선 기술과 ICT 기반 스마트 생산 시스템을 결합한 차세대 해양 산업 플랫폼 구축 사업”이라며 “선박 건조뿐 아니라 유지·보수·정비(MRO), 선박 생애주기 관리까지 아우르는 중동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UAE 측이 정홍준 회장의 기술력과 현장 경험을 높게 평가했고, 실제 경영권과 운영 주도권까지 보장한 상태에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라며 “과거 성동조선을 세계 10위권 조선사로 성장시킨 경험이 다시 한번 글로벌 시장에서 평가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최근 친환경 선박과 스마트조선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이번 프로젝트가 한국 조선 기술의 중동 진출 확대 계기가 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UAE가 원유 중심 산업 구조를 넘어 제조·해양 산업 다변화를 추진 중이라는 점에서, 향후 추가 협력 가능성도 거론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 조선소들이 저가 물량 공세를 펼치는 상황에서 한국 조선업은 스마트 생산성과 고부가가치 기술 경쟁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며 “정홍준 회장의 육상 건조 시스템이 중동에서 다시 성과를 낼 경우 상징성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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