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추락사고가 경고였는데…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안전책임자까지 잃었다 (2부)

산업 / 최성호 / 2026-05-26 08:24:03
밀폐공간 사고 뒤 원인 조사 과정서 또 사망…현대건설 컨소시엄·DL이앤씨 안전관리 체계 책임론 확산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에쓰오일(S-OIL)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에서 이틀 사이 근로자 중상 사고와 안전관리자 사망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현장 안전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사고 현장에서 근로자 2명이 이틀에 걸쳐 숨졌다. 사진은 지름 2m, 높이 17m 크기의 타워 드럼 모습. /사진=현대건설 홈페이지

 

26일 업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발생한 사고로 근로자 1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25일에는 사고 원인 등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 들어간 DL이앤씨 소속 안전관리자가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 뒤 숨졌다.


문제는 같은 현장에서 이틀 연속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첫 사고 이후 해당 설비와 주변 작업 공간은 고위험 구역으로 즉시 통제됐어야 한다. 

 

산소농도와 유해가스 측정, 출입 허가, 감시자 배치, 구조장비 확보, 2인 이상 작업 등 밀폐공간 안전관리의 기본 절차가 제대로 작동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두 번째 사고의 피해자가 현장 안전관리자였다는 점에서 파장은 더 크다. 작업자의 안전을 확인하고 위험을 통제해야 할 안전관리자마저 보호받지 못했다면, 해당 현장의 안전 지휘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 따져볼 수밖에 없다. 

 

전날 사고가 이미 명백한 경고 신호였음에도 다음 날 또다시 중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은 현장 통제와 위험 차단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샤힌 프로젝트 패키지 1 공구는 현대건설이 주간사를 맡고 현대엔지니어링과 DL이앤씨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초대형 플랜트 현장이다. 대형 건설사들이 참여한 국가적 규모의 석유화학 프로젝트에서 동일 현장을 중심으로 중상과 사망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는 점은 단순한 우발 사고로 넘기기 어렵다.

고용노동부 산하 울산고용노동지청은 현장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도 사고 당시 진입 절차, 유해가스 잔류 여부, 안전장비 착용 여부, 현장 통제 상황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이번 사고의 핵심은 안전관리자 개인의 판단 문제가 아니다. 첫 사고 이후 현장이 어떻게 통제됐는지, 위험 구역 출입이 어떤 절차로 이뤄졌는지, 원청과 공동도급사 간 안전 책임이 어떻게 작동했는지가 규명돼야 한다. 전날 근로자가 중상을 입은 현장이라면 다음 날 우선돼야 할 것은 조사보다 통제였어야 한다.

에쓰오일과 DL이앤씨,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이제 사고 경위 설명을 넘어 왜 같은 현장에서 이틀 사이 중상자와 사망자가 발생했는지 답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초대형 프로젝트의 공정 지연이나 법적 책임보다 앞서야 할 것은 현장에서 사람이 왜 또 다쳤고, 왜 끝내 숨졌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명이다. 

 

이번 사고는 대형 건설 현장의 밀폐공간 안전관리가 얼마나 엄격하게 작동하고 있는지 되묻는 중대 경고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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