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모범적 거버넌스 정립” 공언… 실상은 ‘남성 중심’ 회귀

경제·금융 / 최성호 / 2026-04-13 15:25:52
올해 주총서 여성 사외이사 2명→1명… 4대 금융 중 ‘압도적 최하위’
“디지털 전문성 확보 위해 다양성 희생” 지적도… 거버넌스 점수 타격 불가피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취임 초부터 강조해온 ‘기업문화 혁신’과 ‘선진 지배구조 구축’ 약속이 무색해지고 있다. 

 

▲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사진=우리금융지주

금융당국이 이사회의 성별 다양성 확대를 강력히 권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 회장 체제의 우리금융은 오히려 여성 이사 비중을 줄이는 ‘언행불일치’ 행보를 보이며 거버넌스 신뢰도에 스스로 타격을 입혔다는 지적이다.

 

13일 우리금융지주 사업보고서 및 이사회 현황에 따르면, 2026년 정기주주총회 종결 이후 우리금융의 사외이사 7명 중 여성은 류정혜 이사 1명뿐이다. 

 

이번 주총에서 IT 전문가인 류정혜 후보자가 새로 합류했으나, 기존 여성 이사였던 이은주, 박선영 이사가 임기 만료 등으로 물러난 자리를 남성 후보자들이 채우게 된 결과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 사외이사 내 여성 비중은 기존 28.6%에서 14.3%로 반토막 났다. 

 

이는 같은 기간 여성 사외이사를 확대하거나 유지하며 거버넌스 강화에 힘쓴 경쟁사들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수치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9명의 사외이사 중 3명이었던 여성 비중을 올해 4인으로 확대하며 다양성을 강화했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4인의 여성 이사 체제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성비 균형을 보여주고 있으며, KB금융지주는 7인의 사외이사 중 2명을 여성으로 구성해 최소한의 균형을 맞췄다.

 

특히 BNK금융지주는 지난 2024년 선임한 오명숙 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임명하며, 지역 기반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여성 의장’ 시대를 열었다. 이사회의 최고 의사결정권자 자리를 여성에게 맡기는 파격적인 거버넌스 혁신을 보여준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우리금융이 ‘전문성’을 위해 '거버넌스 건전성'을 희생했다고 분석한다. 새로 합류한 류정혜 이사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부사장 출신으로 그룹의 디지털 전환(DT)과 AI 전략을 보완할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사회 내 성별 균형이 무너지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지배구조(G) 부문 점수 하락이 불가피해졌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과 투자자들이 이사회 다양성을 기업 가치 평가의 핵심 지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 부동산 PF 부실 등 위기 상황, 견제 기능 약화 우려도


게다가 우리금융은 현재 우리자산신탁의 2206억원 규모 당기순손실 등 부동산 PF 부실에 따른 자회사 건전성 악화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처럼 위기 관리가 중요한 시점에 이사회의 다양성이 줄어드는 것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편향성을 높이고 견제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의 지배구조 모범관행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이후 금융지주들이 앞다투어 여성 비중을 높여온 것과 비교하면 우리금융의 이번 행보는 이례적”이라며, “향후 주주환원 정책이나 ESG 경영 공시에서 성별 불균형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어떻게 해소할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choi@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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