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기후공시 ‘파일럿 리포트’ 발간…금융배출량까지 선제 공개

자본시장 / 위아람 기자 / 2026-06-17 17:54:54
KSSB 제2호 체계 준용…시나리오 분석·내부 탄소가격·녹색투자 실적 반영
▲ SK증권이 기후 관련 공시사항을 준용해 파일럿 리포트를 발간했다[SK증권]

 

SK증권이 국내 기후공시 제도화에 앞서 KSSB 제2호 체계를 준용한 파일럿 리포트를 발간했다. 단순 ESG 성과 소개가 아니라 기후위험을 재무 리스크와 투자 의사결정에 연결한 것이 핵심이다.

SK증권은 한국회계기준원 산하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가 공표한 ‘KSSB 공시기준서 제2호 기후 관련 공시’를 준용해 작성한 ‘2025 KSSB 제2호 Pilot Report’를 발간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달 발간한 ‘2026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별도로 작성한 단독 기후공시 보고서다. 보고 범위에는 SK증권 본사와 연결대상 종속기업인 에스케이에스프라이빗에쿼티, 엠에스상호저축은행이 포함됐다.

보고서는 2025년을 기준으로 거버넌스, 전략, 위험관리, 지표 및 목표 등 KSSB 제2호의 4대 핵심 영역에 맞춰 구성됐다. 기후 관련 위험과 기회, 관리 체계, 온실가스 배출량, 녹색투자 실적 등을 공시했다. 공시에 사용한 데이터와 가정은 가능한 범위에서 연결재무제표 작성 정보와 일관성을 유지했다.

전략 부문에서는 기후위험의 재무적 영향을 정량화한 점이 눈에 띈다. SK증권은 NGFS, IEA, IPCC 시나리오를 활용해 기업금융 자산인 주식, 채권, 대출의 이행위험과 물리적 위험에 따른 잠재적 가치 변동을 분석했다. 이행위험은 탄소규제 강화, 에너지 전환, 산업 구조 변화 등으로 발생하는 위험을 뜻한다. 물리적 위험은 폭염, 홍수, 태풍 등 기후변화에 따른 직접 손실 가능성이다.

내부 탄소가격 체계도 공개했다. SK증권은 단기, 중기, 장기 내부 탄소가격을 설정하고 이를 투자심사와 자본 배분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구조를 제시했다. 이는 기후요인을 별도 ESG 항목이 아니라 투자 판단과 리스크 관리의 변수로 다루겠다는 의미다.

지표 및 목표 부문에서는 온실가스 감축 성과를 수치로 제시했다. 2025년 Scope 1·2 온실가스 배출량은 1563tCO₂eq으로 집계됐다. 기준연도인 2021년보다 약 37% 감소한 수준이다. 2025년 목표치인 2016tCO₂eq보다 낮아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회사는 전사 에너지 사용량 감소와 전력배출계수 변경 등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금융회사에 중요한 금융배출량 공시도 확대했다. 투자와 대출 등 금융활동에 따른 간접 배출량인 Scope 3 카테고리 15 산정에는 탄소회계금융협회(PCAF)의 금융산업 온실가스 회계·보고 기준 Part A 제3판을 적용했다. 산정 대상 자산에는 준정부채, 구조화금융, 유동화금융을 추가했다. 금융배출량 측정 범위를 넓히며 포트폴리오 탄소위험 관리 기반을 강화한 것이다.

기후 관련 기회 측면에서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Taxonomy)에 부합하는 투자 규모도 공시했다. 2025년 12월 개정 기준에 맞춘 녹색투자 규모는 약 1204억원으로, 총자산의 1.76% 수준으로 집계됐다. 향후 기후금융과 전환금융 시장이 커질 경우 관련 투자 여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공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외부 검증도 받았다. SK증권은 Scope 1·2와 Scope 3 카테고리 1·3·5·6 배출량에 대해 DNV 비즈니스 어슈어런스 코리아의 제3자 검증을 완료했다. 검증은 ISO 14064-3에 따른 제한적 보증수준으로 이뤄졌으며, DNV는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해 ‘적정’ 의견을 제시했다. 금융배출량인 Scope 3 카테고리 15는 별도로 산정해 공시했다.

이번 파일럿 리포트는 국내 지속가능성 공시 의무화에 대비한 사전 점검 성격이 강하다. 특히 증권사의 경우 직접 배출량보다 투자와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발생하는 금융배출량 관리가 더 중요한 과제다. SK증권이 금융배출량 산정 범위를 넓히고 기후 시나리오 분석을 도입한 것은 향후 자본시장 공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 조치로 볼 수 있다.

정준호 SK증권 대표이사는 “기후공시는 단순한 정보 공개를 넘어 기후 관련 위험과 기회를 경영 의사결정과 리스크 관리에 반영하는 과정”이라며 “국내 기준을 선제적으로 적용하면서 데이터와 관리체계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후정보와 기후금융 역량을 함께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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