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 230.79%·미매각토지 21.3조…이성훈 사장 균형경영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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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H의 2026년 투자집행 현황 [기사를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이미지]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상반기 14조원이 넘는 투자를 집행하며 주택공급 확대에 속도를 냈다. 연간 투자목표의 절반 이상을 상반기에 집행했고, 광명시흥 공공주택지구 보상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겼다. 다만 지난해 부채비율이 230%를 넘어선 데다 미매각 토지와 임대주택 운영손실, 차입금이 함께 늘어 공급 확대와 재무 안정의 균형이 새 경영진의 과제로 떠올랐다.
3일 토요경제 기업재무분석실이 LH 경영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6년 1~6월 투자집행액은 14조174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5년 연간 집행액 22조9120억원의 61.9%에 해당한다.
정부가 정한 LH의 올해 투자목표 25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상반기에 56.5%를 집행한 셈이다. 정부는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LH의 올해 투자목표를 전년 계획보다 3조5000억원 늘렸다. 상반기 집행 속도만 놓고 보면 연간 계획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투자 확대가 실제 사업 진척으로 이어진 사례도 나왔다. LH는 지난달 광명시흥 공공주택지구 보상 절차를 당초 11월보다 4개월 앞당겨 시작했다. 광명시흥지구는 약 1271만㎡ 부지에 공공주택 6만7000가구를 공급하는 3기 신도시 최대 사업지다. LH는 2027년 말 착공을 목표로 보상과 이주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6일 취임한 이성훈 LH 사장도 첫 과제로 ‘국민이 체감하는 신속한 주택공급’을 제시했다. 공공임대주택의 입지와 품질을 개선하고 청년·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을 강화하겠다는 방향도 내놨다. 상반기 투자 확대가 보상과 착공, 실제 입주 물량으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되는지가 이 사장 체제의 첫 평가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재무지표는 투자 확대에 따른 부담을 보여준다. 2025년 결산 기준 LH의 부채비율은 230.79%로 2024년 217.69%보다 13.10%포인트 상승했다. 연결 기준 총부채는 173조6567억원으로 전년보다 13조원 이상 늘었다. 2025년에는 641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2009년 통합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간 영업적자를 냈다.
부채의 구성도 무거워졌다. 전체 부채 가운데 이자 부담이 있는 금융부채 비중은 2024년 79.07%에서 2025년 80.67%로 높아졌다. 총자산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41.68%에서 43.98%로 상승했다.
장기차입금은 같은 기간 88조220억원에서 97조4126억원으로 10.7% 증가했다. 단기차입금까지 합친 총차입금은 109조5016억원으로 처음 100조원을 넘어섰다.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선투자 재원이 상당 부분 차입을 통해 조달되고 있다는 의미다.
자금 회수 속도는 투자 속도에 미치지 못했다. 미매각토지는 2024년 16조6630억원에서 2025년 21조2909억원으로 27.8% 늘었다. LH는 부동산 경기 둔화와 판매대금 연체 증가 등을 원인으로 설명하고 있다. 토지가 팔리지 않으면 사업에 투입한 자금이 장기간 재고자산으로 묶여 신규 사업 재원과 유동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임대주택 운영손실 누적액도 2조8311억원에서 3조1949억원으로 12.9% 증가했다. 임대주택 운영호수 증가와 노후주택 수선비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공공임대 손실은 주거복지 정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비용이라는 점에서 일반 기업의 영업적자와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다만 정부 출자와 재정지원이 충분하지 않으면 손실이 LH의 차입금과 부채로 누적될 수 있다.
LH도 자금조달 방식을 다변화하고 있다. 올해 자금조달 계획은 총 20조원이며, 상반기에 9조5000억원을 확보했다. 국내 원화채권에 집중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해외채권과 구조화채권, 중장기 기업어음(CP) 등을 활용해 조달원과 만기를 분산할 계획이다. 조달 창구를 넓힌 것은 긍정적이지만 차입 규모 자체가 커진 만큼 이자비용과 상환 부담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LH의 상반기 투자집행은 정책 수행 능력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다. 광명시흥지구처럼 보상 일정을 앞당긴 사업도 공급 속도를 높이려는 구체적인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투자 규모만으로 성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집행한 자금이 실제 착공과 입주로 얼마나 연결되는지, 미매각토지와 임대주택 손실에서 묶인 자금을 어떻게 관리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이성훈 사장에게 주어진 과제는 분명하다. 주택공급 속도를 높이면서도 미매각토지와 임대주택 손실, 차입금 증가를 함께 관리해야 한다. 상반기 14조원이 넘는 투자집행이 실제 착공과 입주 확대, 자금 회수로 이어지고 부채비율까지 안정시킬 수 있느냐가 새 경영진의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토요경제 /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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