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홈쇼핑업계가 규제 혁신과 중소기업 지원을 내걸고 상생협력을 선언했다. 다만 TV홈쇼핑 7개사의 방송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이 73.4%에 달하는 가운데 수수료 인하율이나 비용 절감액 등 정량적 목표는 제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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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V홈쇼핑 7개사 실적 현황 그래프 [토요경제] |
방송매출이 1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규제 완화가 실질적인 업황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송출수수료 협상 결과에 달렸다는 평가다.
28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12개 홈쇼핑사는 규제 혁신과 정책 지원, 중소기업 성장 지원 등을 담은 ‘홈쇼핑 상생협력 공동선언’을 지난 20일 발표했다.
TV홈쇼핑 7개사는 CJ온스타일(CJ ENM)과 GS샵,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법인명 우리홈쇼핑), NS홈쇼핑, 홈앤쇼핑, 공영홈쇼핑이다. 신세계라이브쇼핑과 SK스토아 등은 데이터홈쇼핑으로 별도 분류된다.
정부는 중소기업 상품 의무편성 규제를 완화하고 송출수수료 협상 과정에서 대가검증협의체의 조정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다. 다만 송출수수료 인하율과 비용 절감액, 협상 시한 등 구체적인 목표는 이번 대책에 포함되지 않았다.
방송매출 2조6180억원 중 수수료만 1조9212억원…73%의 벽
방미통위의 ‘2025년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에 따르면 지난해 TV홈쇼핑 7개사의 방송사업매출은 2조6180억원으로 전년보다 0.9% 감소했다. 2012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유료방송사업자에 지급한 송출수수료는 1조9212억원으로 0.8% 줄었다. 방송매출 감소 폭이 더 커 방송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은 2024년 73.3%에서 지난해 73.4%로 소폭 상승했다. 방송매출 100원당 73.4원이 송출수수료로 지급된 셈이다.
업체별로는 현대홈쇼핑의 방송매출이 56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송출수수료는 3542억원으로 방송매출 대비 비중은 63.3%였다. 롯데홈쇼핑은 방송매출 5098억원, 송출수수료 3546억원으로 비중이 69.6%를 기록했다.
CJ온스타일의 방송매출은 4645억원, 송출수수료는 3683억원으로 비중이 79.3%였다. GS샵은 방송매출 4182억원 가운데 3801억원을 송출수수료로 지급했다. 7개사 중 송출수수료 지급액이 가장 많았고, 방송매출 대비 비중은 90.9%였다.
NS홈쇼핑은 방송매출 3552억원, 송출수수료 2199억원으로 비중이 61.9%였다. 홈앤쇼핑은 방송매출이 전년보다 15.3% 감소한 1799억원에 그친 반면 송출수수료는 1874억원으로 0.2% 줄었다. 이에 송출수수료 비중은 104.2%로 방송사업매출을 웃돌았다.
공영홈쇼핑은 방송매출이 1304억원으로 7개사 가운데 가장 적었다. 송출수수료도 약 567억원으로 가장 낮았으며 방송매출 대비 비중은 43.5%로 집계됐다. 업체별 비중이 43.5%에서 104.2%까지 벌어진 것은 매출 규모와 채널 구성, 유료방송사업자와의 협상 조건 등이 서로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장기적으로는 송출수수료 부담 증가세가 뚜렷하다. TV홈쇼핑 7개사의 방송매출은 2016년 3조2869억원에서 지난해 2조6180억원으로 약 20% 감소했다. 반면 송출수수료는 같은 기간 1조2086억원에서 1조9212억원으로 약 59% 늘었다. 방송매출 대비 비중도 36.8%에서 73.4%로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협상 투명성 높인다…실제 절감 여부 관건
방미통위는 송출수수료가 홈쇼핑업계의 주요 애로사항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으나 “송출수수료는 민간 사업자 간 계약을 통해 결정되는 사항으로 정부가 협상 결과를 직접 결정하거나 강제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고 밝혔다.
정부는 대가검증협의체의 조정 기능을 강화하고 협상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췄다.
방미통위 관계자는 “협상이 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대가검증협의체의 조정 기능을 강화하고 협상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미통위는 제도 개선 이행 여부와 중소기업 상품 발굴·육성 성과, 업계의 상생협력 이행 등을 중심으로 정책 효과를 종합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중소기업 상품 의무편성 규제도 단순한 편성 비율 관리에서 신규 상품 발굴과 시장 진입 지원 등 질적 성장 지원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규제 완화가 어느 정도의 추가 매출과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홈쇼핑업계도 세부 시행 방안이 확정되지 않아 확대할 상품군과 예상 매출·수익, 중소 협력사 지원 규모 등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모바일·온라인 채널 확대만으로 TV 방송 부문의 비용 부담을 모두 상쇄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취재 결과 한 홈쇼핑사는 지난해 취급액 기준 모바일·온라인 비중이 65%로 TV 비중 35%를 훨씬 웃돌았지만, 전체 사업에서 송출수수료 부담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홈쇼핑사는 모바일·온라인 채널이 오픈마켓 등과의 경쟁으로 수익성이 제한돼 해당 채널의 성장만으로 TV 방송매출 감소와 송출수수료 부담을 상쇄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송출수수료가 낮아지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사업자마다 협상력이 모두 다르다”고 말했다.
이번 대책은 홈쇼핑업계의 규제 부담을 덜고 사업자 간 협상을 지원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방송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이 73.4%에 이르는 만큼 실제 업황 개선 여부는 후속 제도 이행과 홈쇼핑사·유료방송사업자 간 송출수수료 협상 결과에 달릴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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