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최봉석 기자] 현대·기아차가 앞날이 불투명한 중국 시장에 서서히 '실망'을 느끼는 분위기다. 이러한 시그널은 이미 오래 전부터 감지되고 있다. 반대로 자신들의 덩치를 조금씩 키우고 있는 인도 시장에 주력하며 총력전을 펼치는 분위기다.

인도에서 베뉴와 셀토스 등 신차가 계속 출시되고 기아차 공장 가동도 본격적인 신호탄을 쏘아올리면서 현대·기아차의 인도 생산량이 중국을 조만간 제압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1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기아차의 중국 공장 생산량은 총 44만 1560대로 지난해 동기(55만 4629대)보다 20.4% 감소했다. 날개없는 추락이 본격화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로 초토화되기 직전인 2016년에는 생산량이 연 116만대가 넘었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현대·기아차의 중국 생산량은 연간 100만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초라한 성적표를 손에 쥐게 될 수밖에 없다. 2010년 104만 3307대를 기록한 이후 10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게 되는 셈이다.
이와 반대로 인도공장에선 승승장구 중이다. 장기간의 악재를 뚫고 인도에서만큼은 회복의 날개짓을 펼치고 있는 그림이다.
현대·기아차 중국과 인도 생산량 차이는 상반기 8만 9723대로, 지난해 동기(20만 6561대)의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2분기만 보면 중국(19만 6767대)과 인도(17만 7080대) 생산량 차이가 2만대 밑으로 떨어졌다. 6월에는 중국이 5만 3415대로 인도(5만 8301대)보다 적었다. 월별로 작년 2월 이후 첫 역전이다.
현대차 인도공장의 상반기 생산량은 35만 1837대로 지난해 동기보다 1.1% 늘었다.
현대차 공장은 이미 생산능력(연 65만대)을 넘겨 시프트 조정 등으로 추가생산 중이다. 현대차 인도 판매 실적은 이미 1분기에 중국을 넘어섰다. 게다가 기아차 인도공장에서 생산이 본격화하면 중국과 순서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
기아차는 지난 8일 인도공장에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셀토스 양산을 개시했다고 공식 밝혔다. 내년엔 신규차종 투입도 검토 중이다.
인도공장 생산량은 올해 5만 2000대로 시작해서 3년 내 한도인 30만대까지 늘어난다는 것이 기아차의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를 합하면 인도 생산능력이 100만대 규모다.
현대차는 인도공장 생산량 40%를 수출하고 있다. 기아차도 생산 물량 일부를 아프리카·중동, 아시아·태평양, 중남미 등 신흥시장으로 수출해 인도 신흥시장 판매 확대를 위한 교두보로 활용할 계획이다.
인도 사정이 이런 반면, 중국 상황은 비관적이다. 중국 공장은 판매 감소로 인해 현대차 베이징 1공장과 기아차 옌청 1공장이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기아차는 2017년 사드 보복을 계기로 시작된 중국 판매 부진이 지속되자 올 초 '가장 노후화된' 이 두 곳의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실제로 현대·기아자동차의 중국 시장에서 판매는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저 4년 전 사드 배치 갈등의 여파 때문이라고만 위로삼을 수 없는 까닭에 글로벌 판매전략 자체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즉, 비록 현재는 인도에서 승승장구 분위기이지만, 포화 상태가 현실화될 경우 중국의 사례처럼 언제든 인도에서도 몰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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