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리스크에 담합 심의까지…SK케미칼, 바이오연료 9.7조 의혹에 올라

산업 / 양지욱 기자 / 2026-08-03 15:29:12
공정위 사무처, SK케미칼 등 7개사 입찰·물량 담합 판단
최종 제재 여부는 위원회 심의 거쳐 확정
▲ 공정거래위원회

 

SK케미칼이 가습기살균제 법률 리스크에 이어 바이오연료 담합 의혹까지 떠안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사무처는 SK케미칼 등 7개 바이오연료 제조·판매사업자가 11년 넘게 바이오디젤과 바이오중유 입찰에서 담합한 것으로 보고 심의 절차에 들어갔다. 담합 의혹이 제기된 입찰 규모는 전체 피심인 기준 10조원에 달한다.

다만 이번 사안은 공정위의 최종 판단이 아니다. 심사보고서는 조사 담당 심사관이 파악한 행위 사실과 위법성, 조치 의견을 담은 문서다. 향후 독립된 위원회 심의를 거쳐 법 위반 여부와 제재 수위가 확정된다.

공정위는 지난달 29일 바이오연료 담합 사건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하고, 30일 피심인들에게 송부했다. 피심인은 디에스단석, 애경케미칼, SK에코프라임, SK케미칼, 이맥솔루션, 제이씨케미칼, KG에코솔루션 등 7개사다.

심사관은 이들 업체가 2013년 12월부터 2025년 2월까지 총 11년 3개월 동안 바이오연료 입찰 담합과 물량 합의를 한 것으로 판단했다. 담합 의혹의 영향을 받은 입찰 규모는 바이오디젤 7조7600억원, 바이오중유 1조9500억원 등 모두 9조70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바이오디젤은 신재생연료 의무혼합제도에 따라 정유사들이 일정 비율 자동차용 경유에 혼입해야 한다. 2026년 기준 의무혼합 비율은 4.0%다. 바이오중유는 발전용 연료로 쓰인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에 따라 일부 발전사들은 입찰을 통해 해당 제품을 구매한다.

문제는 이 시장이 제도적으로 형성된 의무 수요 시장이라는 점이다. 정유사와 발전사가 정책상 바이오연료를 구매해야 하는 구조에서 공급업체들이 입찰과 물량을 맞췄다면, 경쟁 제한 효과는 일반 시장보다 더 크게 볼 수 있다. 친환경 연료 보급을 위한 제도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훼손됐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번 행위를 공정거래법상 입찰담합과 물량담합에 해당하는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로 봤다. 이에 따라 금지명령 등 시정조치, 과징금 부과, 법인과 전·현직 임직원에 대한 고발 의견을 제시했다.

SK케미칼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시점이다. 회사는 가습기살균제 관련 법률 리스크를 여전히 안고 있다. 올해 1분기 별도 재무제표에 반영된 가습기살균제 관련 법적소송충당부채는 약 60억원 수준이다. 애경산업의 343억원대 구상금 청구 소송, 피해자 손해배상 청구, 공공기관 구상금 청구 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10월에는 새 배상체계 시행도 예정돼 있다.

여기에 바이오연료 담합 심의까지 겹치면서 SK케미칼의 법률·규제 리스크는 넓어졌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과거 제품 책임과 배상 문제이고, 바이오연료 담합 사건은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가 쟁점이다. 두 사건의 성격은 다르다. 그러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소송, 충당금, 과징금, 고발 가능성이 모두 경영 불확실성으로 연결될 수 있다.

실제 제재 여부와 수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피심인들은 심사보고서 수령일로부터 8주 안에 서면 의견을 제출하고, 증거자료의 열람·복사를 신청할 수 있다. 공정위는 방어권 보장 절차가 끝난 뒤 위원회를 열어 법 위반 여부를 최종 판단할 예정이다.

따라서 현재 SK케미칼이 이미 담합 제재를 받았다는 것은 아니다. SK케미칼이 가습기살균제 리스크에 이어 천문학적 규모 바이오연료 담합 의혹 사건의 피심인으로 공정위 심판대에 올랐다는 점이다. 최종 제재 여부는 남았지만, 법률 리스크가 본업과 재무제표 밖에서 계속 커지고 있다는 점은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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