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펀드리콜제’ 도입 논의 활발...“DLF사태 해결엔 미흡”

산업 / 문혜원 / 2019-10-24 15:52:24
정치권 국정감사시 “적용해야” 주장..금융당국 ‘법제화’검토
‘책임소재’ 불분명 유명무실”지적..“불완전판매 입증 잣대 기준 필요”
은행권 해외금리형파생상품(DLF·DLS) 사태 이후 불완전판매를 완화하고 ‘금융소비자보호 차원’에서 ‘펀드리콜제’도입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은행권 해외금리형파생상품(DLF·DLS) 사태 이후 불완전판매를 완화하고 ‘금융소비자보호 차원’에서 ‘펀드리콜제’도입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은행들이 해외금리형파생상품(DLF·DLS) 사태 이후 불완전판매를 완화하고 ‘금융소비자보호 차원’에서 ‘펀드리콜제’도입 준비에 나서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정치권이 적극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 ‘법제화’추진을 위해 검토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선 은행들이 판매하는 소위 고위험성 파생상품 관련해 불완전판매 대응책에는 적합하다고 보이지만, 논란이 되고 있는 DLS·DLF사태를 현실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제도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펀드리콜제는 펀드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발생했을 경우 일정 기간 이내에 투자자에게 투자원금을 돌려주는 제도다. 증권가에서 지난 2001년 먼저 시행됐다. 자동차나 가전제품 등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제조사가 해당 제품을 환불해주는 것에 착안한 서비스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천억원 대의 손실을 입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S) 사태와 관련해 국정감사 등을 통해 제도 개선 방안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 중 ‘펀드리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은행들이 이를 반영하겠다는 분위기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지난 17일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 결정하에 전적으로 수용하고 투자자 피해자 및 고객 사과 및 ‘펀드 리콜제 도입’을 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KEB하나은행은 투자상품의 불완전판매를 원천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5가지 혁신방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우선 투자상품 판매 이후 불완전 판매로 판단될 경우 손님에게 철회를 보장하는 투자상품 리콜제(책임판매제도)를 도입한다.


리콜 방침이 정해지면 매수 원금과 판매 수수료를 전부 고객에게 돌려준다. 아울러 고위험 투자 상품 판매 이후 외부 전문가의 리뷰를 실시해 그 결과에 따라 상품 판매 지속 여부를 결정한다.


여기에 완전판매 프로세스 준수를 위한 통합 전산시스템 개발, 딥러닝 AI 기술을 활용한 필체 인식 시스템 도입해 손님이 자필로 기재한 필수항목의 누락과 오기재 여부를 다시 한 번 점검한다.


또 투자상품에 대한 상품위원회 검토 결과를 리스크관리 운영위원회에 보고토록 하는 절차를 신설함으로써 리스크를 보다 정교하게 점검하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고객에게 펀드에 가입 전 투자 결정을 신중하게 내릴 수 있도록 하는 ‘투자 숙려제도’와 상품 가입 후 일정 기간 내 철회할 권한을 주는 ‘고객 철회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고객 철회제도는 공모 펀드에 가입한 지 15일 영업일 내에 고객이 손해를 보지 않고 가입을 철회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는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제안한 ‘펀드리콜제’도입안과 유사하다.


금융당국 수장들도 은행권 펀드리콜제 도입과 관련해 "금융소비자보호 차원에서 긍정적"인 입장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펀드리콜제 도입이)소비자보호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면서도 "저희가 도입을 강제할 수는 없지만 다른 은행들도 실시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차원에서 소비자보호법 입법을 견고하게 하면 좋을 것 같다"며 "그 전에 금융기관 자율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원칙적으로 금융사 자율적으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도 "저희도 적극 서포트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펀드리콜제’가 책임소재에 대한 명확한 범위가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제도적으로 운영된다고 해도 ‘유명무실’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금융사에게만 책임소재를 주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 책임소재도 분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무엇보다 이미 엄청난 투자손실 피해를 입은 이번 DLF·DLS파생상품 사태에 대한 현실적 대응에는 어렵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피해보상책임소재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기흥 경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 증권사가 먼저 도입됐지만 증권사가 불완전판매를 판단하는 기준은 적합성의 원칙에 따르는데, 판매 과정에서의 오류를 판단하는 잣대가 모호했기 때문에 현실적 어려움이 따랐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기흥 교수는 “펀드리콜제가 도입돼도 불완전 판매를 소비자가 입증해야 하는 불리한 구조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며 “투자자 책임소재, 금융사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할 필요도 있다. 그리고 DLF사태의 경우 피해자보상책임 기준도 우선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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