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3구역 재개발 수주전 3파전...과열경쟁 속 불법 우려

산업1 / 김사선 / 2019-10-24 10:33:14
대림·현대·GS건설 자존심 건 수주경쟁...백화점 입점, 금융협약, 설계안 공개 등 총력전
분양가 보장, 이주비 지원, 임대아파트 제로 등 조건 제시 위법행위 가능성 높아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조감도. [사진=한남3구역정비사업조합]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조감도. [사진=한남3구역정비사업조합]

[토요경제=김사선 기자] 공사비 2조원, 총사업비 7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재개발인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이하 한남3구역) 수주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 빅3 건설사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이 포트폴리오를 공개하고, 금융권과의 제휴를 통한 자금조달에 나서는 등 본격 경쟁에 돌입했다.


하지만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역대 최대 재건축 사업이라고 불리는 이번 사업을 두고 3개 건설사의 자존심을 건 치열한 수주경쟁이 펼쳐지면서 경쟁 과열로 인한 상호비방전과 금품살포 등 불법행위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6일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남동 686일원 일대 38만6395㎡를 한남뉴타운으로 만드는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은 공사비 2조원, 총 사업비는 7조원 규모로 역대 최대 재개발 프로젝트이다.


건축 연면적이 104만8천998㎡로 지하 6층∼지상 22층, 197개동으로 총 5816가구가 들어설 전망이다. 한남3구역 조합은 28일 1차 합동 설명회를 거쳐 12월 15일 총회에서 시공사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앞서 한남3구역 조합은 지난 9월 2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열고 현대·대림·GS·대우·SK건설 5개 업체에 입찰참여안내서를 배부한 바 있다. 이중 현재 현대·대림·GS 3사가 입찰보증금 1500억원을 납부하고, 입찰 참여권을 확보한 상태다. SK와 대우는 포기했다. 이에 따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은 '빅3' 간 3파전으로 치러진다.


이번 수주전 포문은 GS건설 열었다. GS건설은 지난 16일 ‘한남자이 더 헤리티지(한남3구역)’ 기자간담회를 열고 단지 설계안을 공개했다. GS건설은 한남3구역의 지형적 특성을 고려해 아파트와 테라스하우스, 단독형 주택, 펜트하우스 등 다양한 주거문화 콘셉트가 공존하는 주거단지로 구성할 계획이다. 아파트만 짓는 단조로운 단지 디자인에서 벗어나 다양한 주택 형태를 조합한 단지로 만들 계획이다. 각 단지에 전망대를 만들어 남산을 배경으로 한강도 조망할 수 있다. 또한 커뮤니티 시설에 한강을 감상할 수 있는 수영장 ‘인피티니 풀’을 적용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단지내 프리미엄 백화점 입점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를 위해 현대건설은 지난 16일 현대백화점과 서울 종로구 계동에 위치한 현대건설 본사에서 한남3 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 정비 지역 내 백화점 입점 업무 협약 체결식을 가졌다.


이번 전략적 협력의 주요 사항은 ▲현대백화점 계열사 및 보유 브랜드의 한남 3구역 상가 입점 ▲ 상가 컨텐츠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상호 공동 기획 ▲ 한남3구역 입주민 대상 주거 서비스 제공(조식서비스, 케이터링 등)을 담고 있다. 현대백화점 문화 강좌를 포함한 다양한 문화 서비스도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대림산업은 지난 22일 회사의 하이엔드 주거문화의 상징이자 프리미엄 브랜드 '아크로'로 출사표를 던졌다. 대림산업은 한강 조망 세대를 당초 조합안 대비 최대 1528세대 더 증가한 2566세대까지 확보하는 특화설계안을 제시했다.


녹지공간은 축구장 3배 크기로 확보해 대규모 가든과 온실 카페, 프리미엄 수공간, 글램핑장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파격적인 설계를 통해 스카이 커뮤니티 9개소를 추가하는 등 4만180㎡ 규모의 초대형으로 최상급 커뮤니티 시설 '클럽 아크로(CLUB ACRO)'를 짓는다.


현실성없는 공약(公約) 남발 불법·편법 우려


건설사들이 역대 최대 규모의 재개발 사업인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조합원들에게 분양가 보장, 이주비 지원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등 과열양상이 펼쳐지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GS건설은 일반분양가를 3.3㎡당 7200만 원까지 보장하고 상업시설 분양가 주변 시세 110%를 약속했다. 다만,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을 경우라는 전제조건이 있으나 최근 강남권 신규 분양단지의 일반분양가도 4900만 원 이하인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제안이다.


여기에 이주비는 주택담보대출비율 90%를 보장하고 조합 사업비 전액 무이자를 내세웠다. 조합 사업비는 1조47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또 조합원은 전원 한강조망세대·테라스하우스·펜트하우스 100% 보장 등을 약속했다.


현대건설은 이주부터 입주까지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가구당 5억 원의 최저 이주비를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이주비가 대폭 축소돼 40%까지만 이주비 대출이 가능하나, 주택담보대출비율 70% 내에서 건설사가 최저 5억 원까지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조합원 분담금도 입주 1년 후에 받겠다고 공언했으며 1년 간 분담금의 금융비용은 현대건설이 부담하겠다고 전했다.


대림산업은 이주비를 100% 보장하고, 임대아파트가 없는 단지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혁신적인 설계를 통해 한강 조망 가구수를 1038가구에서 2566가구로 늘리며, 공사비도 추가로 받지 않겠다는 조건을 걸었다.


주택건설업계는 건설사들이 제시한 조건들 중 분양가 보장, 임대아파트 제로, 이자없는 이주비 지원 등 위법 내지 불법행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GS건설이 3.3㎡당 7200만원 일반분양 약속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로 분양가는 3.3㎡당 4900만원에 머물러 있는데다 이달부터는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까지 시행되다보니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대림건설이 제시한 '임대아파트 제로'도 현실성이 없는 제안이라는 지적이다. 대림산업은 "임대주택을 대림산업 자회사가 인수해 나중에 팔겠다"고 약속했지만 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 조례 28조에서 재개발 사업시행자는 임대주택을 건설해 서울시장에 처분하도록 명시돼 있다. 서울시는 현재 재개발 사업에서 나오는 임대아파트를 SH공사를 통해 전량 매입하고 있다.


이주비 지원도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9·13대책을 통해 이주비 대출 한도가 40%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이 담보인정비율(LTV) 100%, GS건설 90%, 현대건설 70%(최저 5억원)를 제안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합동점검반을 꾸려 과열 수주전에 대해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3사의 입찰제안서가 확보되는 대로 세부 법률 검토를 거친 뒤 위반사항이 적발될 경우 행정지도나 시정명령, 형사고발 등을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은밀히 행해지는 불법 홍보 등을 근절하기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 최근 한남3구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건설사 관계자들이 조합원 집을 방문하는 등 개별 홍보했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현행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에 의하면 조합원 방문, 홍보 책자 배부 등 개별 홍보는 허용되지 않는다.


또 '재건축 사기극 현대건설'이라든지 '묻지마 수주 대림산업', '부실기업 GS건설'이라는 내용이 담긴 비방용 전단지가 조합원들에게 배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과열 경쟁이 사업 지연은 물론 조합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과열 경쟁은 결국 조합원 부담을 늘리고, 각종 불법 행위가 나타나면 사업 추진 자체에 차질을 줄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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