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최봉석 기자] 30일 고용노동부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정부 입법안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 노사 양측 모두 반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에 나선 정부가 이날 발표한 노동관계법 개정안은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의 공익위원 권고안을 '거의 그대로' 수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계는 공익위원 권고안이 ILO 핵심협약 기준에 크게 못 미치쳤다며 반발하고 있고, 경영계 역시 핵심협약 비준 자체는 시기상조라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만든 노동조합법, 공무원노조법, 교원노조법 등 3개 법 개정안이 경사노위의 지난 4월 최종 공익위원 권고안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부는 공익위원 권고안에 대해 "국제노동기준에 부합하면서 우리 기업의 노사관계 현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균형 잡힌 대안"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하지만 노동계는 공익위원 권고안의 일부 내용이 ILO 핵심협약 기준에 못 미친다며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성명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을 준비하던 노동부가 하라는 제도개선은 팽개치고 난데없이 노조법 개악안을 들고나와 국제기준에 맞는 결사의 자유를 바라는 2500만 노동자와, 민주노조를 목숨 걸고 지켜왔던 100만 민주노총에 선전포고했다"고 발끈했다.
이들은 "한국 노동권을 최소한의 국제노동기준에 턱걸이시키기는커녕, 오히려 헌법으로 이미 보장하고 있는 노동3권을 축소하고 ILO 핵심협약 비준을 핑계로 경총 요구를 끼워 넣은 의견을 '균형 잡힌 대안'이라며 법 개정안에 포함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신 핵심적인 노동기본권 보장은 곶감 빼먹듯 떼어냈으며 특수고용 노동자와 간접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 내용을 모두 누락시켰다"라며 "실업자?해고자의 결사의 자유, 노조 임원자격, 전임자 급여, 공무원과 교원의 단결권 등은 국제노동기준에 훨씬 못 미칠뿐더러 취지에도 반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도 논평을 내고 "과연 정부가 이번 정기국회에서 ILO핵심협약 비준 관련 입법을 추진할 의사가 있는 것인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ILO핵심협약에 한참 미달하는 매우 실망스런 내용"이라고 비난했다.
구체적으로, 노동계는 경영계 요구에 따라 단체협약 유효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고 직장 점거를 제한한 것은 "ILO 핵심협약과 상관없는 노동법 개악"이라는 입장.
또 실업자와 해고자의 기업별 노조 가입을 인정하지만 기업 운영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사업장 출입 등을 제한한 것에 대해서도 기업 측의 눈치를 보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나아가 노동부가 내놓은 개정안에는 노동계가 요구해온 특수고용직(특고)과 간접고용 노동자의 단결권 보장 방안도 빠진 까닭에 노동계의 반발 수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그렇다고 경영계가 노동부 개정안에 환영의 입장을 내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경영계는 대립과 갈등 중심의 국내 노사관계 현실을 고려할 때 노동자 단결권을 강화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경총은 논평에서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특수성과 후진성 등 현실적 여건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따라 선진화해나가야 하는 법·제도 개선방향에 대한 고려가 미흡할 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노사 간 입장이 균형되게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정부는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의 공익위원 권고안을 토대로 입법안을 마련했다는데, 공익위원 권고안은 친노동계 교수 위주로 구성된 위원들이 파행적인 운영 과정에서 제시한 노동계 입장에 편향된 안"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영계가 이 권고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누차 밝혔는데도 정부가 이를 도외시한 점은 유감"이라며 "정부는 자체적으로 정식으로 노사를 포함하여 국민 각계 각층의 의견을 충실히 수렴해 국가적으로 균형되고 선진화된 입법안을 다시 마련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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