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서, “근무환경 개선돼도 여전히 업무부담 있어..인력보충 필요”
![[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https://sateconomy.co.kr/news/data/20190624/p179589559323212_127.jpg)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 은행은 흔히들 영업시간 4시가 끝나기 무섭게 셔터가 내려간 뒤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된다고 하지만 요즘은 안 그렇다는 것이 은행원 A씨의 말이다. 워킹맘인 A씨는 3년 동안 매일 야근했다고 해도 과언이었지만, 요즘은 PC오프제로 인해 오후 6시면 퇴근한다.
# 대출업무를 맡고 있는 은행원 B씨는 주52시간 근무제와는 거리가 멀다고 하소연 한다. 기존 인력 안에서 업무량만 제시간에 맞춰서 해야 하다 보니 그만큼 부담이 배라는 것이다. 특히 IT부서, 외환부서의 경우 야근까지 일해야 하는 직군은 주52시간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한다.
내달 주52시간 근무제의 법적 시행이 다가오면서 은행권의 내부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임직원간의 회의시간을 늦추는가 하면, 오후 6시 되면 PC가 자동으로 꺼지도록 하는 PC오프제도 일찌감치 실행하기도 했다.
또 로봇자동화업무로 업무효율성을 높이되 ‘PPT’(프레젠테이션)보고서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이처럼 이전보다 업무량을 대폭 감소함으로써 직원들에게 빠른 퇴근을 요구 하고 있다. 하지만 워라밸 만족에 대해선 현장 직원들 간에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각 은행별로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맞는 만반의 준비에 마친 모습이다. 또 그간 나왔던 추가인력보충·인건비 부담에 우려에 대해서도 “문제없다”는 입장을 보이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먼저, KB국민은행은 2017년부터 운영해온 PC오프제를 확대 운영하고 있다. 올해 5월부터 직원들의 휴게 시간 사용을 위해 필수적으로 1시간 동안 PC를 차단하고 있다. 매월 1~3번째 수요일은 회식과 회의를 피하는 가족 사랑의 날을 운영 중이다.
또한 현재 45개 지점에서 출근 시간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12시까지 조정하는 등 근무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와이즈 근무제’도 함께 운용 중이다. 2교대 근무제 모델로 직원들이 자기계발이나 육아를 위해 오전, 오후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이밖에도 일하는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보고서 작성 간소화를 위해 파워포인트 보고서를 전면 금지하고 키워드 중심의 워드 보고서로 대체했으며 태블릿 PC를 활용해 회의 시간을 단축했다.
신한은행도 PC오프제 운용과 함께 불필요한 회의시간을 줄이는 것도 시행중이다. 본부와 영업점에 5·15·30분 등 선택한 시간에 맞춰 알람이 울리는 시계를 배포했다. 길어지는 회의를 30분 내 정해진 시간만 진행해 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또한 다음달 150여 명의 본부직원을 영업점으로 발령 낼 예정이다. 영업력을 강화할 수 있는데다 주 52시간 근무 시행에 따라 영업점에서 인력이 더 필요한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앞서 분위기 조성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Do & Don’t 캠페인’을 실시해 매월 테마별로 직원들이 지켜야 할 사항(Do)과 하지 말아야 할 사항(Don’t)을 세부 실천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지난달부터 회식 및 모임을 주제로 한 캠페인 실시를 통해 음주 위주의 회식을 지양하고 다양한 문화활동으로 대체하도록 했다. 이달 근무시간과 관련해서는 주 52시간 정착을 위해 업무시간 중 사적인 용무를 줄이고 윗사람이 앞장서 정시 출퇴근하도록 했다.
KEB하나은행도 PC오프제에 더해 집중 근로제를 도입, 오전 9시30분부터 11시 30분, 오후2시부터 4시까지 운영한다. 또한 하나은행은 이달부터 회의는 주1회, 시간은 1시간 이내, 자료는 1일전 배포, 보고는 1페이지 이내, 지시는 한 번에 명확하게 등을 골자로 ‘하나·하나·하나’ 캠페인을 진행한다.
회의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알람시계를 회의실별로 배치하고 회의 횟수, 분량 등을 줄이기 위한 ‘회의 다이어트’ 캠페인도 병행한다. NH농협은행도 타 은행과 마찬가지로 PC오프제 전면도입, 매월 수요일, 금요일은 가정의 날로 정하고 일찍 퇴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밖에도 최근 은행들마다 단순 업무에는 로봇 투입을 통해 근무시간 단축에 대응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를 도입해, 6개 부서 13개 업무를 자동화했으며, 오는 9월까지 14개 부서 30개 업무를 추가로 자동화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다른 은행들도 로봇기반 업무자동화를 통한 ‘업무량 줄이기’태세에 나선 모습이다. 이미 외화송금 처리, 펀드상품 정보 등록, 담보 부동산 권리변동 사항 등록 등의 업무는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 자동 처리되고 있다.
인건비 부담 우려에 대해서는 은행들은 실제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재까지는 인건비나, 인력 보충건에 대해 추가계획은 따로 없다는 설명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실제로 주52시간 근무제가 실행이 되면서 차차 업무진행결과에 따라 인력충원계획이나, 추가 업무량으로 인한 직원 급여 지급액 등에 대해 알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제도가 연착륙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장 실무직원들은 주52시간 근무제, 워라밸 추구에 관련해 입장이 상이하게 갈리고 있다.
일손이 부족한 특수직군에는 인력보충이 필요할뿐더러 탄력근무제를 시행한다고 해도 업무과다에 대한 부담은 여전할 것이라는 평이 나오는 가하면, 비교적 전보다는 출퇴근 시간이 늦춰지거나 자동 PC오프제로 일찍 퇴근할 수 있어 내 시간을 갖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금융노조와 사용자협의회가 산별교섭에서 정보기술(IT) 등 특수 직군의 적용 여부에 대해서는 지난해 이후 현재까지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은행원은 “사실 은행원이라는 직업은 제조업과 같이 정해진 시간 안에서 모든 업무를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현재 은행들은 적은 인력 안에 모든 업무를 다할 수 있게 짜여져 있다. 추가 인력보충은 필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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