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하반기 지자체 금고 ‘쩐의 전쟁’...“은밀한 혈투수단 제재”필요

산업 / 문혜원 / 2019-09-03 14:21:04
계약만료 앞둔 경남·대구 등 6개 지자체 금고 시중은행도 도전 가세
“출연금경쟁 외에도 검은 유착 수단도 우려”..당국 “경쟁과열 막는 지침방안 고민” 중
[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외 혼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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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올해 하반기 계약이 만료된 지방자치단체 금고 운영권을 놓고 은행 간에 출연금 출혈 경쟁이 또 다시 재연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은행들이 금고 운영권을 놓고 벌이는 경쟁이 기존 행태를 고수하고 있지만 이를 막을 뚜렷한 대책방안이 없는데다 경쟁과열로 볼법적인 거래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새로 결정되는 전국 50여개 지방자치단체와 각종 공공기관의 금고지기 자리를 놓고 은행들 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앞서 1일 이미 경상남도가 차기 금고 지정을 위한 일정을 공고하면서,내년 부터 3년간 경남도의 금고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시작됐다. 경상남도의 울산시금고는 전통적인 지역금고 강자인 경남은행·농협 외에 시중은행도 가세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달 4일부터는 2020~2023년 예산 총 9조2000억원을 관리하는 대구시금고 신청제안서 접수가 이뤄진다. 현재 1금고는 대구은행, 2금고는 농협은행이 맡고 있다. 이 밖에 경북·경남, 충남을 포함해 지방자치단체 금고은행 10여 곳이 다시 선정될 예정이다.


오는 10월 말쯤에는 도 금고선정을 앞두고 시중은행들이 지방자치단체 금고 유치에 도전할 모양새다. 이 때문에 연간 10조 원을 넘는 경남도 금고를 비롯해 도내 시군 등 지방자치단체 금고 선정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먼저, 정부가 은행에서 지방자치단체에 제공하는 출연금 규모를 줄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상대적으로 지방은행이 유리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시중은행들이 속속 도전장을 던지면서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이미 지난해에는 광주·전남 ‘금고지기’에 시중은행이 도전장을 낸 것과 동시에 불법 편법에 대한 의혹이 불거져 은행들의 ‘특정은행’ 소송시비가 붙기도 했다. 이에 따라 과열된 지자체 금고 유치전이 수도권을 넘어 지방에서도 계속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이에 은행권에서 ‘신사협정’ 성격의 자체 자율협정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연합회 안에서 논의를 했지만 시중은행과 지방은행간의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아 성사되지 못했다. 현재 금융당국에선 ‘표준 출연금 산정기준 마련’ 및 출혈경쟁을 자제시킬 방안에 논의 중에 있다.


이처럼 지자체 금고지기 선정이 출혈경쟁으로 치닫자 금융당국이 대책마련에 나선 모양이지만 앞으로 은행 금고지기 경쟁에 대한 불공정 문제와 과열 양상을 줄이기 위한 방안에 도움이 될지는 미덥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자체 금고지기 운영권을 놓고 은행간의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이면에는 불법 행태가 있다”면서 “예를 들어, 지방자치단체 금고(金庫) 수주를 빌미로 위법적 거래를 벌인 일부 공무원들 및 은행 임직원들의 모럴 해저드다”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일각에선 자치단체 금고를 둘러싼 은행과 공무원의 검은 유착관계, 즉 이른바 ‘내정설’등과 같은 불법적인 행태도 속출하고 있는 점에 대한 강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종진 명지대학교 재무경제학 교수는 “규정이 엄격할수록 정상경로가 아닌 다른 은밀한 형태로 가는 부분은 클 수 밖에 없다. 이는 또 확실한 불법행태를 구별하기 위한 식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당국의 엄격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그러면서 지자체 금고를 둘러싼 불법 의혹에 대한 부분에 대한 엄정한 조치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 번 이관사항이 발견되면 몇 년 동안 신청자격을 박탈한다던지 금지조건을 객관화·명령화해서 엄격하게 징계제한 등을 공표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은행들은 그간 관행적으로 금고 영업과 관련된 정장경로가 아닌 다른 은밀한 방법을 통해서도 경쟁혈투를 벌여온 점이 금융권의 공공연한 비밀로 유지해 왔다”면서 “출혈경쟁을 막는 대안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편법수단을 악용한 수법을 막을 강한 제재를 정부와 당국이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올해 초 행정안전부가 지방자치단체 금고은행 유치과정의 과당경쟁을 줄이고자 평가 기준을 개선했는데도 과열 경쟁이 잦아들지 않자. 이번에 도전하는 은행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권 각 협의체와 유관기관등과 함께 지자체 등 공공기관 금고 운영권에 대한 경쟁을 막을 대안에 고심 중”이라며 “연내 중 리베이트 성격의 협력사업비 제공을 폐지하는 방안도 고려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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