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금융”시대...은행권, ‘환경 규제 적도원칙’ 도입 중요성 커진다

산업 / 문혜원 / 2019-05-29 11:08:18
신흥국개발·환경투자 프로젝트PF 발맞춰 환경심사 촉매제 역할
SC제일·산업·신한銀 등 환경·사회적 리스크 측정 내부지침 마련
최근 금융권에 프로젝트 파이낸싱(PF)관련 적용원칙이 중요시 되면서 은행들이 이를 도입하려는 모습이 불고 있다. [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금융권에 프로젝트 파이낸싱(PF)관련 적용원칙이 중요시 되면서 은행들이 이를 도입하려는 모습이 불고 있다. [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최근 들어 정부의 강력한 가계부채 대책으로 국내 부동산시장이 위축되면서 은행들이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 파이낸스(PF)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파괴와 오염을 일으키거나 원주민들의 인권침해를 유발하는 사업에 대출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담은 ‘적도원칙’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적도원칙(The Equator Principles)은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가 환경파괴를 일으키거나 해당지역 주민이나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을 침해할 경우 자금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금융회사들의 자발적인 행동원칙(협약)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이 최근 동남아를 비롯해 세계 각국으로 환경산업 PF 네트워크를 확산하는 추세다.


일례로 은행들은 신흥국(인도네시아·베트남·미얀마 등) 시장으로 환경친화적인 프로젝트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국내 은행권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환경산업 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해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활로개척으로 풀이된다.


신흥국 시장에서 이뤄지는 프로젝트 파이낸스는 부동산 개발 외 ‘그린본드(green bond)'발행을 통한 신재생 에너지나 전기, 수소차 등 환경친화적인 프로젝트 등 다수가 포함된다. 그린본드는 오로지 환경 목적에만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환경산업 PF 추진 단계는 정부가 우선적으로 사업추진(FC)하려는 사업주 대상으로 사업주의 설계과정을 검토한다. 이후 해당관할지역에 자료가 넘어가면 안전, 환경, 정부 시공관리, 감리 등 사후관리 등을 총괄 점검 후 전반적인 건축물 품질향상을 따진다.


이후엔 평가 받은 결과를 바탕으로 허가아래 최종적으로 금융기관에 PF지원요청이 가게 된다. 즉, 은행 판단 전에 한번 걸러지게 되는 셈이다. 현재 국내 은행 신흥국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시장은 70%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적도원칙’ 채택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심사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적도원칙을 적용한 금융기관들의 유리한 점은 해외 PF시장에서 주도적으로 신디케이션(syndication)을 할 수 있을 뿐더러 사회적책임(CSR)투자 관련해서도 심사평가에 크게 반영돼 적도원칙협회 가입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적도원칙 참여기관은 국제적인 프로젝트 금융시장에서 8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면서 “적도원칙은 선행의 차원이 아닌 금융기관의 리스크 관리에 필수적인 의무사항이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3년 6월 국제은행들이 적도원칙을 선언한 건 개도국에서 시행되는 고속도로 건설 등 대형 프로젝트에 금융지원을 할 때 대출금 회수에 차질이 생기는 위험을 방지하는 데 주된 목적으로 추진됐다.


현재 국내 금융기관 중에선 ‘적도원칙’을 둔 곳은 KDG산업은행, SC제일은행, 신한은행 등으로 꼽힌다.


적도원칙을 제일 먼저 적용한 SC제일은행은 지난 2015년 공시 적용 효력시기로 나와 있으나 그보다 앞선 지난2003년 스탠다드차타드그룹으로 됐을 당시부터 적용됐다는 후문이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 강세에 따른 환경과 기후에 관한 국제협약 내용을 감안해 비즈니스 원칙을 정하고 국제기구가 펼치는 인구·식량·교육 사업에 파트너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산업은행이 2017년 1월 2일 ‘적도원칙(Equator Principles)협회’에 가입하고, 프로젝트의 환경·사회 위험관리에 관한 금융업계 국제모범규준인 ‘적도원칙’을 채택했다. ‘2016년 7월 전담조직 신설과 함께 박사급 전문 인력을 투입한 바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일 적도원칙 프로세스 구축을 착수했다. 이를 위해 경영기획·소비자보호그룹, 글로벌투자은행(GIB)그룹, 대기업그룹, 기업그룹, 여신심사그룹, 리스크관리그룹 등 모든 유관 부서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했다.


신한은행은 앞으로 외국계 검인증 기관인 디엔브이지엘(DNV-GL) 코리아와 함께 적도원칙 가입요건 분석, 선진은행 벤치마크, 세부 개선과제 도출, 솔루션 수립 및 이행 등의 과정을 통해 국제적인 기준에 부합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투자·환경 관련 업계에서는 은행들이 적용원칙을 하려는 모습을 두고 최근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금융회사의 사회적 책임 이행이 중요해짐에 따라 자발적으로 적도원칙 가입을 위한 단계적인 준비를 시작할 것으로 관측했다.


다만, 아직은 은행들이 공식 선언에 불과하기 때문에 앞으로 환경산업 PF하는 부분에 있어 평가요소나 구체적인 환경규제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특히 석탄발전 투자에 더 이상 지원하지 않는다는 조건도 반영돼야 함을 강조했다.


환경노동연구원 이지언 국장은 “현재 우리나라 금융기관 적도원칙의 위상은 석탄발전에 아직도 집중되고 있는 추세”라며 “석탄에 대한 온실가스 등 환경오염 대비 비용대비도 없는 상태인데다가, 금융권은 그저 안정적인 수익에만 몰입하다보니 청정에너지 투자엔 소홀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국장은 “금융기관 내부에도 환경관련 평가를 할 수 있는 부서가 필요하며, 또 나라차원에서의 독립적인 환경평가를 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환경규제가 건강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017년말 적도원칙협회의는 적도원칙 개정 작업에 착수했다. 이 때 적도원칙을 채택한 91개 세계은행들은 기후변화 대응과 인권 보호를 반영한 새로운 개정 작업에 착수했다.


이에 환경운동연합은 적도원칙협회의 이번 원칙 개정 방침과 관련해 국내 금융기관들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저탄소 투자원칙을 마련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특히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주범인 석탄발전 사업에 대한 한국산업은행의 투자 중단 선언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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