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아직 해결된 것이 없다"

산업 / 김자혜 / 2019-09-24 11:26:53
사망자 1403명으로 늘어...애경산업 안 전대표 구속 기각
"가해기업 형사처벌 받아야" 정부차원 나서 줄 것 호소
▲2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옥시레킷벤키저 본사앞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유족들이 기자회견을 가졌다. 피해자들은 정부의 관심과 법원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날 시민분향소도 설치됐다. [사진=김자혜 기자]
▲2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옥시레킷벤키저 본사앞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유족들이 기자회견을 가졌다. 피해자들은 정부의 관심과 법원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날 시민분향소도 설치됐다. [사진=김자혜 기자]

[토요경제=김자혜 기자] 최근 검찰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와 관련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유족들이 시민분향소를 설치하고 무기한 농성에 나선다. 지난달 관련 사망자가 1400여명을 넘어섰음에도 정부와 가해기업의 적절한 사과와 보상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네트워크(이하 가습기넷)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유족 등은 2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의 본사가 위치한 여의도 TwoIFC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유족은 정부와 옥시에 ▲피해단계 구분 철폐 ▲3·4단계 피해자 지원 문제 해결 ▲옥시 등 가해 기업들의 공식 사과와 배상 및 보상 등을 요구했다.


지난달 사망한 고인 조덕진씨의 가족의 경우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 제품을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사용했다. 조덕진 씨에 앞서 모친 박월복 씨는 2012년에 사망했는데 이어 지난달 25일 조덕진 씨도 세상을 떠나게 된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고 조덕진씨의 부친 조오섭 씨는 “정부에서 잘 검사해 신중하게 만들어야할 것을 몰라서 (승인을) 내줬다고 한다. 이것이 말이 됩니까”라며 “아들은 사망했으나 관계가 없다고 하며 병원비나 장례비등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 세월호는 사망자가 300여명인데 가습기살균제는 관련 사망자가 1400여명이나 되는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조순미 천식인정자 권리찾기 대표의 경우 2년간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고 2009년부터 증세를 보이기 시작해 폐섬유증 뿐아니라 설암, 부신기능 저하 등 합병증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2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옥시레킷벤키저 본사앞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유족들이 기자회견을 가졌다. 피해자가 분향소를 설치하며 사망자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김자혜 기자]
▲2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옥시레킷벤키저 본사앞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유족들이 기자회견을 가졌다. 피해자가 분향소를 설치하며 사망자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김자혜 기자]

조 대표는 “애경과 SK는 거짓말로 형사처벌을 빠져나가고 있다”며 “이 제품(가습기메이트)에 사용된 생활용 화학독성은 그 어느 나라에서도 사용되지 않은 제품이다. SK(케미칼), 옥시, 애경(산업) 등의 기업은 지금껏 거짓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어 “2017년 문정부가 들어서 15명의 피해자를 청와대로 불러 사과의 말씀을 했다. 누구도 억울하지 않게 문제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사과를 하겠다고 했다”며 “2년이 지난 지금까지 해결된 것이 없다 시피한다”고 덧붙였다.


피해자들과 가습기넷 측은 SK케미칼과 애경산업 등 가해기업들이 자신들이 판매 유통시킨 제품들과 그 원료물질의 유해성을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는 사실이 검찰 수사를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기태 가습기넷 공동운영위원장은 “법원의 판단을 납득할 수 없다”며 “피해자들은 검찰에 보다 철저한 수사를 주문하면서 너무 오랜 기간 가해기업들의 증거 인멸이 자행되어 왔다는 점에서 법원에도 가습기살균제 참사 사건의 특수성을 깊이 고려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설치된 시민분향소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열기로 했다. 지난달 26일 기준 기준 접수 피해자 6,385명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자는 1403명이다.


가습기넷과 피해자, 유족 등은 오는 7일 청와대 앞에서 삭발식과 피해자의 의견을 전달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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