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구조·전력망 확보가 현실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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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텔레콤 [토요경제DB] |
SK텔레콤(이하 SKT)이 2035년까지 최대 15GW 규모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Artificial Intelligence Data Center) 구축을 목표로 한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했다.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시작으로 단계적 확장에 나서겠다는 계획이지만 실제 사업화 여부는 투자 구조, 전력망 확보, 장기 고객 계약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15GW가 확정 투자계획이라기보다 중장기 로드맵인 만큼 후속 실행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T는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시작으로 2029년 국내 5GW, 2035년 최대 15GW 규모로 AI 데이터센터를 확대하는 구상을 발표했다. 정부의 AI 인프라 확대 기조와 SK그룹의 반도체·에너지·건설 역량을 묶어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방향이다.
문제는 현재 확인된 사업과 장기 목표 사이의 간극이다. SKT가 아마존웹서비스(AWS·Amazon Web Services)와 함께 추진 중인 울산 AIDC는 103MW 규모로 알려져 있다. NH투자증권은 7일 보고서에서 울산 센터가 2027년 1단계 약 40MW, 2029년 103MW로 확장될 것으로 분석했다.
103MW는 0.103GW 수준이다. 현재 확인된 울산 103MW급 센터를 기준으로 단순 비교하면 5GW는 약 48개, 15GW는 약 145개 규모에 해당한다. 울산 센터가 SKT AI 데이터센터 사업의 첫 사례라는 의미는 있지만, 15GW 확대 여부는 후속 부지와 전력망, 고객 계약이 구체화된 뒤 판단할 수 있다.
가장 먼저 확인돼야 할 것은 투자 구조다. SKT는 1GW급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약 70조원의 사업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추산을 단순 적용하면 15GW는 1000조원대 규모로 환산된다. 다만 이는 단순 계산일 뿐 실제 투자비는 구축 방식, 장비 가격, 전력 인프라 분담 구조, 참여 주체, 단계별 확장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15GW 구상은 SKT 단독 투자로 설명하기 어려운 규모다.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는 사업자가 모든 자금을 직접 투입하기보다 전략적 투자자, 프로젝트파이낸싱(PF·Project Financing), 장기 임차 계약 등을 결합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결국 관건은 SKT가 얼마를 직접 부담하고, 나머지를 어떤 투자자와 고객 계약으로 메우느냐다.
구체적인 조달 구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SKT 관계자는 7일 토요경제와의 통화에서 “이번 발표가 중장기적으로 AI 데이터센터를 확대하겠다는 목표와 계획을 밝힌 것”이라며 투자 규모와 외부 조달 방식, 장기계약, 전력수급 등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장기 로드맵인 만큼 세부 구조가 정해지지 않은 것은 자연스럽지만 15GW 구상의 사업성은 향후 투자 구조가 어떻게 짜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전력도 별도 과제다. 수GW급 데이터센터는 국가 전력계통 차원에서 검토가 필요한 대규모 수요다. 부지만 확보한다고 지을 수 있는 시설이 아니다. 발전원, 송전망, 변전설비, 지역별 계통 여건이 맞아야 한다. 정부 메가프로젝트에 포함됐다는 점이 정책적 지원 가능성을 높일 수는 있지만, 전력 공급과 송전망 확보가 자동으로 보장됐다는 뜻은 아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SKT의 AI 데이터센터 구상과 관련해 정부와 기업 간 발표가 이뤄진 사안인 만큼 전력 공급 방안은 앞으로 검토하고 실행 방안을 만들어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현 단계에서 전력수급계획 반영 여부를 확답하기는 어렵고, 사업이 구체화되면 송전망 등 전력 공급 여건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국전력공사 관계자는 “5GW·15GW급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대규모 수요로 봐야 한다”며 “이 정도 규모는 신청한다고 곧바로 공급되는 것이 아니라 전력수급기본계획 반영과 송배전 설비 계획 등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도 “5GW나 15GW 규모의 수요가 실제로 들어온다면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며 “지역과 시점 등 구체적인 전제가 있어야 세부 반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냉각과 용수도 변수다. 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Graphics Processing Unit) 서버를 대규모로 운용하기 때문에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전력밀도와 발열 부담이 크다. 전력 공급과 함께 냉각설비, 용수, 열관리 체계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 냉각 방식과 용수 확보 여부는 부지 선정과 운영비, 지역 수용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울산 센터는 국가산업단지 안에서 추진되고 있다. 울산시는 SKT·AWS AI 데이터센터와 관련해 인허가, 행정지원, 기반시설 협의를 진행 중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현재 추진 중인 부지가 국가산업단지 안에 있어 도심지 데이터센터와 달리 주민 민원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울산 이후 영남권과 서남권 세부 입지, 송전망 확보 상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장기 고객 확보도 투자 구조와 맞물린다. 현재 확인된 글로벌 파트너는 AWS다. 그러나 AWS 울산 프로젝트가 5GW·15GW 전체 수요를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추가 하이퍼스케일 고객이나 글로벌 클라우드·AI 기업과의 장기 이용 계약이 공개돼야 투자 안정성을 판단할 수 있다.
전기요금과 탄소배출 대응도 남은 과제다. SKT는 재생에너지 연계, 고효율 냉각, 에너지 최적화 기술 등을 언급하고 있다. 15GW 규모로 확대될 경우 필요한 전력 조달 방식과 비용 부담, 탄소배출 감축 방안은 아직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대규모 전력 수요가 지역 전력망과 산업용 전기요금에 미칠 영향도 따져봐야 한다.
울산 센터는 SKT AIDC 사업의 출발점이다. 다만 15GW는 투자 구조와 전력 공급, 냉각 인프라, 후속 부지, 장기 고객 확보가 함께 맞물려야 가능한 과제다. 계획이 실행 가능한 사업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이들 조건이 순차적으로 구체화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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