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보상은 성과, 직원 보상은 비용인가…카카오 첫 파업 키운 ‘보상 불신’

IT·전자 / 황세림 기자 / 2026-06-11 15:17:13
카카오 본사 직원 평균급여 1억900만원, 미등기임원 평균보수 4억3700만원
카카오페이 직원 평균급여 5.7% 오를 때 미등기임원 평균급여는 32.2% 증가
적자·사업재편 계열사 노조는 성과급보다 고용안정·보상 기준 공개 요구
▲ 지난 10일 부분 파업에 들어간 카카오 노조원들이 경기도 성남시 유스페이스 광장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카카오의 창사 첫 공동 부분파업은 단순한 성과급 갈등을 넘어 ‘성과 배분의 기준’을 둘러싼 불신으로 번지고 있다. 노조가 문제 삼는 핵심은 임원 보상은 실적 기여와 책임경영의 결과로 설명되지만, 직원 보상은 비용 통제의 대상으로 취급되고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 노조는 지난 10일 카카오 본사와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이 참여하는 공동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카카오 창사 이후 첫 파업이다. 쟁점은 성과급 보상 구조다. 카카오 본사 노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13~14%를 성과급으로 보상하는 방안과 500만원 규모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 즉 RSU를 성과급에 포함할지 여부를 두고 입장 차이를 보여왔다.

공시상 보수 격차는 노조의 문제의식을 키우는 대목이다. 카카오의 2025년 사업보고서 기준 직원 수는 3922명, 직원 1인 평균급여액은 1억900만원이다. 남성 직원 평균급여는 1억2200만원, 여성 직원 평균급여는 9200만원이다. 반면 미등기임원 53명의 1인 평균급여액은 4억3700만원이다. 직원 평균급여의 약 4배다. 스톡옵션 행사차익을 제외해도 미등기임원 평균급여는 4억1700만원이다. 단순 평균 비교만으로 개별 직원과 임원의 보상 수준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지만, 공시상 임직원 보상 격차가 뚜렷한 것은 사실이다.

등기임원 보수는 더 높다. 카카오의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을 제외한 등기이사 3명의 1인 평균보수는 8억6700만원이다. 정신아 대표의 2025년 보수총액은 13억6100만원이다. 이 중 급여는 8억5000만원, 상여는 5억400만원이다. 다만 이 상여는 공시상 2024년 주요 재무·전략 성과와 ESG 경영지표 달성률 등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문제는 직원 평균급여의 절대 수준이 낮다는 데 있지 않다. 카카오 본사 직원 평균급여 1억900만원은 일반 기업과 비교하면 낮은 금액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파업이 현실화한 것은 보상의 절대액보다 성과를 나누는 방식과 설명의 문제다. 회사가 임원 보수에는 성과, 책임, 미래 성장동력 확보라는 논리를 붙이면서도 직원 성과급 기준은 충분히 납득시키지 못했다는 불만이 누적된 것이다.

카카오페이에서도 같은 문제가 제기된다. 카카오페이는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수익 9583억원, 영업이익 504억원, 당기순이익 557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영업손실 575억원, 당기순손실 215억원에서 흑자 전환했다.

흑자 전환 이후 보상 증가율은 직원과 임원 사이에서 차이를 보였다. 카카오페이의 직원 1인 평균급여액은 2024년 8800만원에서 2025년 9300만원으로 약 5.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등기임원 1인 평균급여액은 2억3000만원에서 3억400만원으로 약 32.2% 증가했다. 증가율만 놓고 보면 미등기임원 평균급여 증가율이 직원 평균급여 증가율의 5배를 넘는다.

이 수치는 노조가 제기하는 “흑자 전환 성과가 누구에게 더 크게 배분됐느냐”는 질문과 맞물린다. 카카오페이의 흑자 전환은 경영진만의 성과로 설명되기 어렵다. 결제, 금융, 보험, 증권 등 서비스 운영 현장과 개발 조직의 기여가 함께 반영된 결과다. 그럼에도 임원 보수 증가율이 직원보다 현저히 높게 나타나면, 성과 배분의 공정성 논란은 피하기 어렵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의 2025년 보수총액은 6억200만원이다. 급여 5억8900만원, 기타 근로소득 1300만원으로 구성됐고 상여와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은 없었다. 다만 사업보고서 작성기준일 이후 신 대표가 보유 주식매수선택권 중 5만7055주를 행사했다는 내용도 공시에 담겼다.

한편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다른 참여 법인의 노조 주장은 보상 격차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이들 계열사의 쟁점은 성과급 확대보다는 사업재편, 고용안정, 처우 기준 공개에 가깝다.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에서 대규모 성과급을 요구하기 어렵다는 현실은 있다. 그러나 노조가 제기하는 문제는 “적자여도 성과급을 달라”는 단순 요구가 아니다. 비용 효율화와 조직개편 과정에서 직원에게만 부담이 전가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다.

이 대목에서 카카오 파업은 그룹 차원의 갈등으로 확장된다. 본사와 카카오페이에서는 보상 배분의 형평성이, 적자·사업재편 계열사에서는 고용안정과 비용절감 부담의 공정성이 쟁점이 됐다. 겉으로는 각 법인의 사정이 다르지만, 공통된 문제의식은 하나다. 성과가 나면 임원 보상으로 설명되고, 비용을 줄일 때는 직원 처우와 고용 안정이 먼저 흔들린다는 불신이다.

카카오는 오랫동안 수평적 ‘크루 문화’를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번 파업은 그 문화가 성과 배분과 고용 안정의 문제 앞에서 얼마나 작동하고 있는지를 묻고 있다. 수평적 조직문화가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성과급 산식, RSU 반영 기준, 임원 보수 산정 근거, 계열사 인력 재편 원칙이 구성원에게 납득 가능해야 한다.

회사 측에도 반론의 여지는 있다. 임원 보수는 책임 범위, 경영성과, 외부 인재 확보 경쟁을 반영해 산정된다는 논리가 가능하다. 직원 평균급여도 업계 내에서 낮은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 적자 계열사는 성과 배분보다 사업 정상화가 우선이라는 설명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파업의 본질은 절대 임금 수준이 아니다. 핵심은 기준의 투명성이다. 직원들이 보는 불공정은 단순히 “임원이 많이 받는다”가 아니다. 회사가 성과를 말할 때 임원 보상은 투자로 보고, 직원 보상은 비용으로 보는 듯한 구조에 대한 반발이다.

카카오 첫 공동 부분파업은 한 기업의 임금협상 문제가 아니다. 플랫폼 기업이 성장 둔화와 비용 효율화 국면에 들어섰을 때 성과를 누구에게, 어떤 기준으로 나눌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다. 임원 보상은 성과이고 직원 보상은 비용이라는 인식이 해소되지 않는 한, 카카오의 노사 갈등은 성과급 협상이 끝난 뒤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카카오 노사 갈등에 고개 숙인 정신아 대표…조직 재정비 예고2026.05.28
카톡 후폭풍·노사 갈등 동시 부담…정신아號 카카오 시험대2026.06.02
AI 전환 외치는 카카오, 안에서는 첫 파업 전운2026.06.08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