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국내 운용사 해외주식 위탁 줄이고 글로벌 채권 확대

증권·자본시장 / 위아람 기자 / 2026-09-16 14:04:49
선진국 주식 약 10억달러 채권으로 이동…미국 종합채권은 글로벌 전략으로 전환
위탁운용 초점 ‘규모 확대’서 ‘운용 역량 고도화’로…보수도 2배 이상 인상
▲국내 자산운용사 위탁 추이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국내 자산운용사에 맡긴 외화자산 가운데 선진국 주식 비중을 줄이고 채권 운용 비중을 확대한다. 기존 미국 중심 채권 전략은 투자 국가와 통화를 넓힌 글로벌 종합채권 전략으로 전환한다. 위탁운용의 중심을 외형 확대에서 고난도 해외자산 운용 경험 축적으로 옮기겠다는 취지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한 외화자산 위탁운용 포트폴리오를 이같이 개편한다.

한은은 2012년 국내 운용사에 중국 주식 운용을 처음 맡긴 이후 2019년 선진국 주식, 2022년 미국 종합채권으로 위탁 분야를 확대했다. 위탁원금도 2012년 1억달러에서 지난해 32억1000만달러까지 늘었다.

한은은 이 과정에서 국내 운용사들이 해외투자 인프라와 글로벌 운용 경험을 일정 수준 확보했다고 보고 앞으로는 운용 난도가 높은 분야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기로 했다.

우선 국내 운용사 3곳이 맡고 있는 선진국 주식 위탁자금 가운데 약 10억달러를 채권 운용으로 옮길 예정이다. 실제 이전 규모는 각 운용사와 협의를 거쳐 확정한다.

현재 선진국 주식 위탁펀드는 실질적으로 벤치마크를 따라가는 패시브 운용 성격이 강해 전문적인 액티브 운용 역량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다만 이번 조정은 한은이 국내외 운용사에 맡긴 외화자산의 위탁 구성을 바꾸는 것으로 전체 외환보유액 내 주식과 채권의 자산배분 비중 자체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조석방 한국은행 외자기획부장은 “국내 자산운용사가 운용하고 있는 글로벌 주식 일부를 줄이고 글로벌 종합채권 펀드로 이전하는 것”이라며 “국내 통화로 환전되는 것이 아니라 해외에서 외화자산 간 이동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채권 운용 방식도 바뀐다. 기존 미국 종합채권 전략을 여러 국가와 통화에 투자하는 ‘글로벌 종합채권(Global Aggregate)’ 전략으로 전환한다.

대표 벤치마크 기준 미국 종합채권은 미국 한 국가의 약 1만개 종목에 투자하는 반면 글로벌 종합채권은 약 28개국, 3만개 종목을 대상으로 한다.

여러 국가의 경기와 통화정책, 환율 등 다양한 변수를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미국 채권 전략보다 운용 난도가 높다.

조 부장은 “나라별 거시경제와 통화정책의 차이 등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운용해야 하는 만큼 국내 자산운용사의 질적인 역량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운용 난도가 높아지는 만큼 한은이 국내 자산운용사에 지급하는 운용보수도 기존보다 2배 이상 높아진다.

한은은 국내 운용사의 액티브 운용 경험을 확대해 해외 운용사와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이번 개편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향후 운용 성과와 제도 정착 상황을 점검한 뒤 추가적인 위탁운용 개선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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