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호실적도 못 막은 코스피 급락…외국인 2조 매도에 6400선 붕괴

증권·자본시장 / 위아람 기자 / 2026-10-12 16:49:32
코스피 6384.24 마감…4거래일간 619포인트 하락
삼성전자 4.39%·SK하이닉스 4.52% 급락…코스닥도 850선 반납
반도체 수출 호조에도 외국인 이탈…AI 수익성·미국 금리 부담
▲코스닥 지수는 43.08포인트(4.83%) 내린 849.19로 장을 종료했다. 2026.10.12 [연합뉴스]

 

삼성전자의 역대급 실적도 외국인 매도세를 막지 못했다. 반도체 대형주가 동반 급락하면서 코스피가 큰 폭으로 밀렸다. 실적 개선보다 글로벌 자금 흐름이 국내 증시를 좌우하는 모습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41.69포인트(3.65%) 하락한 6384.24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가장 큰 하락률이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7.76포인트(0.72%) 내린 6578.17로 출발해 장중 한때 6368.49까지 떨어졌다. 종가 기준 64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8월 11일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코스피는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619.50포인트(8.85%) 밀렸다. 이 기간 7000선을 내준 데 이어 6500선과 6400선까지 연이어 무너졌다.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가 하락을 주도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약 2조원, 기관은 1100억원가량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약 1조4700억원을 순매수하며 매물을 받아냈지만 지수 하락을 막지 못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는 반도체 대형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대표이사 전영현·노태문)는 전 거래일보다 4.39% 내린 25만5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대표이사 곽노정)도 4.52% 하락한 160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스퀘어는 6.29%, 삼성전기는 3.82% 떨어졌다. 현대차(-1.39%)와 삼성바이오로직스(-1.48%), LG에너지솔루션(-0.75%) 등 주요 대형주도 약세를 보였다.

주목할 부분은 반도체 기업의 실적과 수출 지표가 개선되는 상황에서도 주가가 하락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올해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고 연결 기준 매출 195조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2.5% 증가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이날 관세청이 발표한 10월 1~10일 수출 통계에서도 반도체 수출액은 122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70.1% 증가했다. 해당 기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그러나 실적 호조는 주가 반등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발표 당일인 8일에도 2.42% 하락한 데 이어 이날 낙폭을 확대했다. SK하이닉스 역시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인공지능(AI) 산업의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와 미국 장기국채 금리 상승, 반도체 대형주의 수급 공백 등을 하락 요인으로 꼽고 있다.

특히 미국 AI 기업의 매출 성장에 대한 의구심과 중국 메모리 업체의 경쟁력 확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반도체주에도 매도 압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외국인 매도 물량을 흡수하던 자사주 매입 수요가 줄면서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힘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증시의 핵심 부담이 반도체 실적보다는 외국인 수급에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 실적과 메모리 가격, AI 인프라 투자가 양호한 상황에서도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도가 지수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8조5000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기업의 이익 개선에도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돌아오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코스닥시장도 급락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3.08포인트(4.83%) 내린 849.19에 마감했다. 지난 7월 29일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이다.

에코프로비엠이 10.25%, 에코프로가 8.49%, 레인보우로보틱스가 8.86% 하락하는 등 이차전지와 로봇 관련 종목의 낙폭이 컸다.

증권가는 향후 국내 증시의 반등 여부를 가를 변수로 외국인 수급 변화와 미국 물가지표를 지목하고 있다.

오는 14일 발표될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에 대한 시장 기대를 바꿀 수 있는 변수다. 미국 국채금리 흐름과 함께 글로벌 기술주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기대가 주가에 얼마나 반영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27년 실적 추정치 상향 강도와 이에 따른 코스피 전체 이익 전망의 변화가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결국 국내 증시의 단기 반등은 실적 개선뿐 아니라 외국인 매도세 진정 여부에 달려 있다. 반도체 기업의 호실적과 수출 확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 투자자들의 수급 변화가 코스피 회복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신한·KB국민·하나 뚫은 해킹, 은행 '본체' 아닌 주변부 노려

    신한·KB국민·하나 뚫은 해킹, 은행 '본체' 아닌 주변부 노려

    최근 금융권에서 잇따른 해킹 사고는 인터넷뱅킹이나 계정계보다 대출모집인·임직원 등이 사용하는 외부 업무시스템에 집중됐다. 금융당국도 외부 웹페이지와 서버를 보안 사각지대로 지목하면서 금융권의 보안 점검 범위가 핵심 전산망에서 외부 접점으로 확대되고 있다.5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정보유출이 확인된 곳은 신한·KB국민·하나·BNK부산은행과 현대캐피

    2
    SK에코플랜트, AI·반도체 82% 됐다…12월 합병 시험대는 '본체 이익'

    SK에코플랜트, AI·반도체 82% 됐다…12월 합병 시험대는 '본체 이익'

    SK에코플랜트의 사업 중심은 이미 건설에서 AI·반도체로 옮겨갔다. 12월 SK에코엔지니어링 합병을 앞두고 다음 과제는 커진 외형을 본체의 안정적인 이익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8일 SK에코플랜트의 재무자료와 회사 자료를 종합하면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10조504억원, 영업이익은 1조4650억원이다. 2분기에만 매출 5조1507억원, 영업이익 5336억원

    3
    두산건설, 도시정비 4조 돌파…수주 늘리고 원가율 낮춰

    두산건설, 도시정비 4조 돌파…수주 늘리고 원가율 낮춰

    두산건설이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4조원대로 끌어올렸다. 상반기 이후 1조3000억원 넘는 시공권을 추가하면서도 기존 사업장의 원가율을 낮춰 수익성을 함께 개선했다.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올해 현재까지 13개 도시정비 사업장에서 총 4조110억원 규모의 시공권을 확보했다. 서울과 수도권의 민간 재개발·재건축뿐 아니라 공공재개발과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

    4
    퍼스트솔라, JA Solar까지 제소…미 태양광 장벽 '관세서 특허로'

    퍼스트솔라, JA Solar까지 제소…미 태양광 장벽 '관세서 특허로'

    미국 태양광 시장의 진입장벽이 관세와 원산지 규제에서 핵심 제조기술 특허로 넓어지고 있다. 미국 퍼스트솔라(First Solar)가 중국 제이에이솔라(JA Solar)를 상대로 TOPCon 특허소송을 추가하면서 미국 시장에서는 생산기반과 공급망에 이어 지식재산권 관리가 새로운 경쟁요소로 부상하고 있다.5일 미국 법원 기록과 로이터 등에 따르면 First S

    5
    iM뱅크·SBI저축은행도 공격…금감원 8월부터 금융권에 경고

    iM뱅크·SBI저축은행도 공격…금감원 8월부터 금융권에 경고

    최근 금융권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본격화하기 전부터 금융감독원이 국가배후 해킹조직의 공격 징후를 포착해 금융회사에 보안 강화를 요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iM뱅크와 SBI저축은행 등에도 실제 공격이 이어지면서 금융당국의 사전 경고가 개별 금융회사의 보안체계에서 얼마나 제대로 작동했는지가 후속 점검 대상으로 떠올랐다.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손명수 의원실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