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3조원 채권투자 재개 추진…운용사 위탁 방식 검토

증권·자본시장 / 위아람 기자 / 2026-09-10 10:17:48
대형 운용사 6곳에 RFP 발송…우량 카드채 중심 투자 가능성
▲29일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2026.7.29 [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약 3조원 규모의 자금을 바탕으로 국내 채권시장 투자를 다시 확대할 전망이다. 기존 증권사 랩·신탁 중심에서 자산운용사 위탁 방식으로 투자 경로를 바꾸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들을 대상으로 자금 위탁운용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NH아문디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6개사가 RFP를 받은 것으로 거론된다.

위탁 규모는 운용사별 5000억원씩 총 3조원 안팎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일부 증권사의 랩어카운트와 신탁을 활용해 회사채 등에 투자해왔다. 지난 8월 초 주주환원 확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채권 투자를 일시적으로 줄였지만 이번에는 운용사를 통한 간접 운용 방식으로 시장 복귀를 추진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투자 방식 변화의 배경으로 거래 노출을 줄이고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목적을 꼽는다.

대규모 자금이 특정 증권사 신탁 등을 통해 한꺼번에 집행될 경우 시장에서 투자 주체와 수요 규모가 빠르게 알려지면서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여러 자산운용사를 활용하면 자금을 분산해 운용하면서 상대적으로 시장 노출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 대상은 신용등급 AA0 이상 우량 카드사가 발행한 카드채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 하나카드, 우리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의 3~4년 만기 채권이 주요 후보로 꼽힌다.

기존 SK하이닉스의 채권 투자 기준이 통상 3년 이내 만기에 맞춰졌던 점을 고려하면 일부 투자 대상이 4년물까지 확대될지도 시장의 관심사다.

채권시장에서는 3조원이 과거 SK하이닉스의 전체 투자 규모와 비교하면 크지 않지만 신규 자금 유입 자체가 크레딧물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카드채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채 시장에서는 대형 기관의 지속적인 매수세가 금리 상승 압력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증권사 채권 중개인은 “과거처럼 금리를 큰 폭으로 끌어내릴 정도의 규모는 아닐 수 있지만 투자가 이어지면 여전채 수급 안정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운용 범위가 신규 발행물뿐 아니라 유통시장 채권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유통물 매입이 본격화될 경우 시장 전반의 거래와 수요 기반을 넓히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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