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미래이익 8.9조로 늘려…신계약서 1.3조 확보

기업분석 / 조민규 기자 / 2026-09-08 11:41:21
신계약 CSM 40.5% 증가…기존 CSM 3730억 상각하고도 총량 2.5% 늘어
K-ICS 예상치도 167%로 9.5%p 상승…성장·건전성 동반 개선
▲ 한화생명의 2026년 상반기 CSM 흐름 지표 [기사를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이미지]

 

한화생명이 올해 상반기 기존 보험계약의 미래이익을 수익으로 인식하면서도 새 계약에서 더 많은 미래이익을 확보했다. 신계약에서 1조3001억원의 보험계약마진(CSM)을 새로 쌓았고 상반기 말 보유 CSM도 8조9285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5% 증가했다. 순이익 급증보다 앞으로 벌어들일 보험이익의 기반 자체가 커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7일 토요경제 기업재무분석실이 한화생명(대표이사 권혁웅·이경근)의 올해 상반기 실적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계약 CSM은 전년 동기 9255억원보다 40.5% 증가한 1조3001억원을 기록했다. IFRS17 도입 이후 상반기 기준 최대다. 1분기 6109억원에서 2분기 6892억원으로 분기 흐름도 개선됐다.

CSM은 보험계약에서 앞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 가운데 아직 손익으로 인식하지 않은 금액이다. 보험사는 계약기간이 지나면서 이를 순차적으로 보험서비스 수익에 반영한다. 생명보험사의 현재 이익뿐 아니라 향후 이익 기반을 판단할 때 중요한 지표로 쓰이는 이유다.

한화생명은 1분기 1914억원, 2분기 1816억원의 CSM을 상각했다. 상반기 합계는 약 3730억원이다. 같은 기간 신규 계약에서 확보한 CSM 1조3001억원은 상각액의 약 3.5배다.

다만 이를 ‘3730억원을 쓰고 1조3001억원을 벌었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신계약 CSM은 새 계약에서 확보한 미래이익이고 CSM 상각은 기존 계약의 미래이익을 기간 경과에 따라 수익으로 인식하는 과정이다. 회계적으로 직접 상계하는 지표는 아니지만 미래이익이 들어오는 속도와 기존 CSM이 수익으로 전환되는 속도를 비교하는 보조지표로는 의미가 있다.

실제 보유 CSM도 증가했다. 지난해 말보다 2.5% 늘어난 8조9285억원이다. 한화생명이 기존 CSM을 상각하면서도 미래이익 총량을 늘렸다는 의미다.

특히 2분기 CSM 흐름이 눈에 띈다. 분기 초 CSM은 8조9209억원이었다. 신계약 CSM 6892억원과 이자부리 919억원이 추가됐지만 계리가정 변경 등을 포함한 CSM 조정으로 5920억원이 감소했고 상각으로 1816억원이 빠졌다. 그럼에도 분기 말 CSM은 8조9285억원으로 오히려 소폭 늘었다.

여기서 5920억원 전체를 ‘계리가정 악화로 발생한 손실’로 보는 것도 맞지 않는다. CSM 조정에는 가정 변경뿐 아니라 경험조정 등 여러 요소가 포함된다. 중요한 것은 상당한 조정과 상각이 발생했음에도 신계약 유입이 이를 흡수하면서 CSM 총량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신규 계약의 수익성도 높아졌다. 한화생명의 신계약 CSM 수익성은 지난해 상반기 7.2배에서 올해 11.0배로 상승했다. 특히 중·장기납 종신보험 판매 확대에 힘입어 2분기 종신보험 수익성은 10.5배까지 올라갔다. 보험료 외형을 무작정 늘리기보다 CSM이 많이 남는 상품 비중을 높인 결과다.

손익도 개선됐다. 상반기 별도 보험손익은 285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2.0% 증가했다. 별도 순이익은 5102억원으로 183.9%, 연결 순이익은 9045억원으로 96.0% 늘었다. 투자손익도 3548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다만 순이익 증가율 전체를 본업의 구조적 개선으로 볼 수는 없다. 2분기에는 계리가정 변경에 따른 변액보험 관련 손실부담계약비용 약 900억원의 환입 효과가 있었고 투자손익에도 시장 상황에 따른 평가·처분손익이 반영됐다. 예실차 역시 아직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상반기 실적에서는 순이익보다 CSM 흐름이 한화생명의 질적 변화를 더 잘 보여준다. 일회성 환입이나 금융시장 변동은 분기 순이익을 크게 흔들 수 있지만 신계약 CSM은 앞으로 보험 본업에서 벌어들일 이익의 기반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재무건전성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한화생명이 제시한 6월 말 K-ICS 예상치는 167.0%로 지난해 말보다 9.5%포인트 상승했다. 신계약을 확대하면 요구자본도 늘어날 수 있는데, 미래이익을 늘리는 과정에서 지급여력비율까지 개선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167%를 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하기보다는 자본 여력이 개선됐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한화생명의 상반기 실적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은 순이익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숫자가 아니다. 기존 CSM을 수익으로 전환하면서도 신계약에서 1조3001억원의 CSM을 확보했고, 대규모 조정까지 흡수하며 미래이익 총량을 8조9285억원으로 늘렸다는 점이다.

하반기에는 이 흐름의 지속성이 중요하다. 신계약 CSM 증가가 CSM 상각과 각종 조정을 계속 흡수하고 예실차까지 개선된다면 한화생명은 투자손익이나 일회성 환입보다 보험 본업이 미래이익을 스스로 재생산하는 구조를 더 분명하게 만들 수 있다.

 

토요경제 /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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