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미국 주식 다시 쓸어 담았다…7월 순매수 4조원 돌파

증권·자본시장 / 위아람 기자 / 2026-07-22 11:03:46
이틀 새 1조4000억원 가까이 순매수 확대
반도체 3배 ETF ‘SOXL’에 자금 집중…보유액 50억달러 넘어
▲미국주식[연합뉴스]

 

국내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미국 주식을 4조원 넘게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미국 반도체주 상승에 베팅하는 고위험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집중됐다.

2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액은 28억7876만달러로 집계됐다. 달러당 1480원을 적용하면 약 4조2605억원에 해당한다.

이 기간 미국 주식 매수 결제액은 175억3263만달러, 매도 결제액은 146억5386만달러였다.

순매수 규모는 최근 들어 빠르게 불어났다. 지난 17일까지 누적 순매수액은 19억4768만달러였으나 20일과 21일 이틀 동안 9억3108만달러가 추가됐다. 원화로 환산하면 이틀 새 약 1조3780억원어치를 순매수한 셈이다.

자금은 미국 반도체 업종의 상승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ETF에 집중됐다. 국내 투자자들은 20일과 21일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속슬)’를 10억8417만달러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순매수 2위인 SK하이닉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의 7883만달러보다 10배 이상 많은 규모다. 전체 미국 주식 순매수 증가액보다 SOXL 순매수액이 더 컸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자들이 다른 종목을 매도하면서까지 반도체 레버리지 ETF 비중을 늘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달 들어 SOXL의 누적 순매수액은 24억3099만달러까지 확대됐다. SK하이닉스 ADR이 5억9922만달러로 뒤를 이었다.

순매수가 이어지면서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SOXL 평가액은 52억900만달러로 50억달러를 넘어섰다.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유액 순위에서도 테슬라 214억달러, 엔비디아 168억달러, 알파벳 82억달러에 이어 네 번째로 큰 수준이다.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매매 흐름은 올해 상반기 중 순매도로 돌아섰다가 최근 다시 순매수로 전환했다.

월별 순매수 결제액은 지난 1월 44억9863만달러에서 2월 39억4905만달러, 3월 16억9150만달러로 감소했다. 4월에는 4억6893만달러 순매도를 기록했고 5월 순매도 규모는 9억3977만달러로 확대됐다.

이후 6월 6억3296만달러 순매수로 돌아선 데 이어 이달에는 순매수 규모가 28억달러를 넘어섰다.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미국 증시가 반등하자 국내 투자자들이 다시 공격적인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내 증시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한 것도 미국 주식으로의 자금 이동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하이닉스 ADR 상장 이후 미국 시장에서 국내 반도체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이 늘어난 가운데 미국 반도체 업종 전반의 상승 기대도 커졌다.

원·달러 환율이 고점에서 다소 내려온 점도 투자 부담을 낮춘 요인으로 꼽힌다. 환율이 1500원대 중반까지 상승했을 때보다 원화로 미국 주식을 사는 데 필요한 비용이 줄어들면서 대기 자금이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SOXL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반도체지수가 하루 1% 오르면 약 3%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지수가 1% 하락하면 손실도 약 3%로 확대된다.

등락이 반복되는 장세에서는 매일 수익률을 재조정하는 구조 때문에 장기간 누적 성과가 기초지수 상승률의 정확한 3배와 달라질 수 있다. 국내 투자자의 자금이 특정 레버리지 ETF에 집중된 만큼 반도체주가 조정을 받을 경우 손실 규모도 빠르게 불어날 수 있다는 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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