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9500억 '700 종신보험' 제동…금감원, 환급률 경쟁 제동

경제·금융 / 김정연 기자 / 2026-09-22 09:44:57
7년 시점 환급률 100% 상품 판매 중단
저축성보험 오인·과도한 해지율 가정 문제
생보사 상품·GA 판매전략 재편 불가피
▲ 금융감독원이 7년 시점 해약환급률을 100% 수준까지 높인 ‘700 종신보험’ 상품설계를 제한하면서 생명보험사들이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금융감독원]

 

생명보험업계에서 빠르게 몸집을 키운 이른바 ‘700 종신보험’ 판매에 제동이 걸렸다. 금융감독원이 가입 7년 시점에 해약환급률을 10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상품설계를 제한하면서다. 지난해 수입보험료만 9500억원에 달했던 시장인 만큼 생보사들의 종신보험 판매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날 생명보험사에 환급형 종신보험 상품설계와 관련한 감독행정 지침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생보사들은 7년 환급형 종신보험의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기존 청약 건은 경과조치에 따라 일정 요건을 충족한 계약에 한해 처리된다.

700 종신보험은 가입 후 약 7년이 지나면 그동안 낸 주계약 보험료 수준까지 해약환급금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한 종신보험을 말한다. 일반 종신보험보다 원금 수준에 도달하는 시점이 빠르다는 점을 앞세워 판매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12개 생보사의 7년 환급형 종신보험 수입보험료는 약 9500억원으로 2024년 3100억원의 세 배를 넘어섰다.

금감원이 제동을 건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사망보장을 목적으로 하는 종신보험이 높은 환급률을 앞세워 판매되면서 소비자가 저축성보험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특정 시점에 환급률이 급격히 올라간 뒤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품 구조 자체도 문제로 봤다.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문제도 있다. 상품설계 과정에서 계약 해지율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가정하면 보험부채가 적게 잡히거나 장래 이익이 과도하게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KB라이프가 2019년 출시한 ‘7년의약속KB평생보험’은 7년 경과 시점 해지율이 약 82%에 달해 당초 예상보다 계약 유지율이 크게 낮았다.

금감원은 앞으로 해약환급금을 계약자 적립액의 일정 비율로 설정하도록 하고, 납입기간 중 해약환급률이 100%에 도달하는 상품에는 기존보다 높은 해지율 가정을 적용하도록 했다. 특정 시점의 높은 환급률을 앞세워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상품설계를 어렵게 만든 셈이다.

생보사 입장에서는 단순히 상품 하나의 판매가 중단되는 데 그치지 않는다. 700 종신보험이 최근 종신보험 판매 확대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만큼 상품 구조를 다시 설계해야 하고 GA 역시 주력 판매상품을 재조정해야 한다.

다만 소비자 보호와 건전성 강화를 위한 규제가 실제 효과를 내려면 판매 중단 이후도 봐야 한다. 환급 시점만 늦추거나 구조를 일부 바꾼 유사 상품이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향후 개정 상품의 실제 해지율과 보험사의 수익성 가정까지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토요경제 / 김정연 기자 kjy@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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