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태아·간병인보험 분쟁 점검…보험금 지급 단계 소비자보호 강화

경제·금융 / 위아람 기자 / 2026-09-14 15:08:29
과도한 계약 해지·입증 요구·의료자문 관행 개선 주문…분쟁 모니터링 확대
▲금융감독원 건물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태아보험과 간병인보험 등에서 소비자 분쟁이 늘자 보험사에 보험금 지급과 보상 단계의 내부통제를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금감원은 14일 보험사 관계자들과 ‘소비자보호·보상 부문 부서장 확대 간담회’를 열고 최근 주요 분쟁 사례와 향후 감독 방향을 공유했다. 기존 소비자보호 부서장 중심이었던 회의에 보상 담당 부서까지 참여 대상을 넓혔다.

태아보험에서는 임산부의 과거 질병이나 치료 이력을 이유로 자녀의 보험계약까지 해지하는 관행을 유의 대상으로 제시했다.

태아보험은 출생 예정 자녀의 위험을 주로 보장하지만 가입 과정에서는 임산부에게 계약 전 알릴 의무가 부과된다. 이후 출생하면 어린이보험으로 전환되는데,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전체 계약을 해지하면서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실제로 한 보험사는 임산부가 첫째 자녀 출산 당시 응급 제왕절개를 받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둘째 자녀의 태아보험 계약 전체를 해지했다. 금감원은 임산부와 직접 관련된 사항과 자녀 보장 사이의 연관성을 따져 자녀 관련 계약은 유지하도록 분쟁을 조정했다.

간병인보험에서는 허위 청구 방지 과정에서 정상적인 보험금 청구자에게 지나친 입증 책임을 요구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가족 간 허위 간병 등 보험사기 사례가 늘고 있지만 이를 이유로 모든 청구 건에 과도한 증빙을 요구하면 선의의 가입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취지다.

상품 설계 단계부터 제3자에 따른 보험금 누수 가능성을 점검하는 체계도 강화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상품 개발 과정에서 소비자보호와 보험금 심사 부서가 함께 참여해 위험 요인을 점검하는 협의체 운영 등을 사례로 제시했다.

보험금 지급을 늦출 수 있는 과도한 의료자문 관행도 개선 대상으로 꼽았다.

대학병원 의료진의 소견이 있는데도 추가 자문을 요구하거나 특정 병원만 제시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의료자문을 의학적 판단이 실제로 필요한 경우에 한정하고, 자문을 요청하기 전에 주치의 소견과 기존 치료기록을 충분히 검토하도록 했다. 소비자에게 자문 가능한 병원 목록을 제공하고 절차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 마련한 체외충격파 치료 관련 분쟁조정 기준과 주요 보상 사례도 공유했다.

금감원은 도수치료의 관리급여 지정 이후 다른 비급여 치료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와 보험사기 가능성도 점검할 예정이다. 요양병원 관련 이른바 ‘페이백’ 조사 등에서도 관계기관과 협력한다.

보험사의 민원·분쟁 처리 속도도 높인다. 회사별로 분쟁 담당자를 지정하는 ‘분쟁 키맨’ 제도를 활용해 주요 사례와 처리 기준을 수시로 공유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보험사별·유형별 분쟁 추이를 상시 점검하고 이상 징후가 확인될 경우 현장 조사도 검토할 방침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금감원, 보험사 CEO KPI 손본다…단기실적보다 건전성·소비자보호 강화2026.09.09
금감원, 보험 분쟁 급증에 현장점검…KB·DB손보 첫 타자2026.09.10
이찬진 금감원장, 런던서 첫 해외 IR…“한국시장 투자 신뢰 높일 것”2026.09.10
금감원 임직원 주식투자 규정 위반 147명…징계는 4명 그쳐2026.09.14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LF푸드, 500억 M&A 뒤 ‘한반12’ 키운다…HMR 수익화 시험대

    LF푸드, 500억 M&A 뒤 ‘한반12’ 키운다…HMR 수익화 시험대

    LF푸드가 지난해 제조 역량을 강화한 데 이어 프리미엄 한식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한반12’를 전면 개편했다. 식자재 소싱과 소스·면·육가공 제조 능력을 소비자 제품에 결합하고 판매망까지 넓혀 B2B에서 쌓은 경쟁력을 B2C 매출로 연결하려는 전략이다.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LF푸드는 한반12에 신제품 4종을 추가해 총 12종의 제품군을 구축했다.

    2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자동차보험료 정합성 검증 기술 특허 취득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자동차보험료 정합성 검증 기술 특허 취득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자동차보험 비교견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상 보험료와 실제 보험료 간 오차를 자동으로 검증하는 기술에 대해 특허를 취득했다.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자동차보험 비교견적 시 보험료 정합성을 검증하는 기능에 대해 특허를 취득했다고 9일 밝혔다.보험 영업 현장에서는 설계사(FP)들이 여러 보험사의 자동차보험료를 한 번에 조회·비교하는 ‘비교견

    3
    삼성은 AI·한화는 6833억 함정…포스코는 창사 첫 파업

    삼성은 AI·한화는 6833억 함정…포스코는 창사 첫 파업

    9일 오전 국내 주요 그룹의 산업 이슈는 AI와 차세대 제조기술, 해외 수주와 현지화로 모였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제조에 특화된 자체 AI 개발에 나서는 동시에 차세대 노광공정 협력을 확대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중심이던 자율주행 전략을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까지 넓히고 있다. 한화오션과 HD현대는 각각 태국과 필리핀에서 함정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반

    4
    김민석, 정기국회 산업지도 제시

    김민석, 정기국회 산업지도 제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AI·반도체·조선을 정기국회 핵심 산업 의제로 제시했다. 김 대표는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대체 불가한 국가 역량을 더 확실히 키워야 한다”며 세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여당의 첫 대표연설은 산업 육성론을 넘어 821조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과 미래대응기금, 메가특구특별법, 국민성장펀드를 연

    5
    삼성SDI, GM 지분까지 품은 계산…美공장 ESS부터 생산

    삼성SDI, GM 지분까지 품은 계산…美공장 ESS부터 생산

    삼성SDI가 제너럴모터스(GM)와 짓던 미국 배터리 합작공장을 단독 소유로 전환, ESS 배터리부터 생산하기로 했다. 전기차 수요 회복을 기다리며 대규모 설비를 놀리는 대신 공장이 완공되기 전에 빠르게 성장하는 ESS 쪽으로 생산 용도를 돌린 것이다. 단순한 사업 다각화보다 이미 투입한 자본의 가동률을 높이는 결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7일 토요경제가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