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사소한 사건으로 전체 시장을 죽이려는 행위" 비판
[토요경제=김자혜 기자] 최근 1~2년 새 차액결제거래(CFD, Contract for difference) 시장 규모가 확대되자 당국이 규제를 예고하고 나섰다. 고위험 상품에 자금이 쏠렸던 미국의 ‘아케고스’ 사태를 막겠다는 이유에서다. 투자자들은 CFD의 생태를 고려하지 않는 결정이라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오는 10월부터 CFD 최저증거금률을 40%로 적용하는 방안이 추진될 예정이다.
CFD는 전문투자자들이 주식과 같은 투자상품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입가격과 청산할 때 가격의 차액을 현금으로 결제하는 장외파생거래다.
일부 종목은 증거금률이 10%만 되더라도 주식거래가 가능한데 이렇게 되면 레버리지(타인자본을 이용한 자기자본이익률 상승)효과를 10배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여기에 개인투자자가 사실상 할 수 없는 공매도(주가하락을 예측하고 베팅), 만기 없이 장기보유도 가능하다. 대주주 양도세를 비적용 받는 등 장점에 최근 1년 사이에 이 CFD거래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말 기준 국내 CFD계좌 잔액은4조37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5% 증가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3950억원으로 363% 뛰었고 계좌 수는 1만4883개로 251% 늘었다.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취급 증권사도 많아졌다.
CFD는 2016년 교보증권이 국내에선 처음으로 취급하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등 대형증권사까지 합세해 총 10개사에서 CFD를 취급한다.
CFD는 자격을 갖춘 전문투자자만 할 수 있다.
금융투자계좌 잔고가 최근 5년 중 1년 이상 5000만원 이상이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고 소득, 전문가, 자산 등 선택요건 3가지 중 한 가지가 충족되면 된다.
전문 투자자가 고위험 부담을 감안하고 투자하는 상품이지만 당국이 규제카드를 꺼낸 것은 예상대로 시장이 움직이지 않았을 때 큰 손실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다.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전문투자자가 '아케고스(Archegos)' 펀드 부실 사태를 빚는 일이 있었다. 아케고스는 한국계 헤지펀드 매니저 빌 황이 운영하는 펀드로 자기 자금 없이 은행에 받은 빚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가족 펀드였다.
디스커버리, 바이어컴CBS등 주식을 투자했는데 해당 주식에 공매도 세력이 뛰어들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투자은행들은 아케고스에 마진콜을 요구했는데 아케고스는 대응이 어려워 담보로 잡은 주식을 강제매각했다. 주식의 가격이 다시 폭락하면서 투자은행의 주가까지 폭락했다.
이와 관련 KB증권 하인환 연구원은 “CFD는 증거금률이 10~100%로 레버리지 비율이 매우 높아 증시가 급락하는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쉽게 반대매매로 이어질 수 있는 원인”이라며 “올해 1~3월 증시 급락 시 장중 변동성이 확대됐던 원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한편 당국의 안전장치라고 하더라도 일부 투자자들은 CFD 증거금률 규제는 전문 투자자의 장점을 제한하는 행위라고 보고 있다.
한 투자자는 “CFD가 신용공여에 비해 무슨 매력이 있는지, 존재가치를 없애버리는 것이 아닌가 한다”며 “전문 투자자는 위험을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 지식을 입증한 사람인데 전문 투자자의 장점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아케고스로 은행이나 증권사가 파산하지 않았다”며 “레버리지를 쓰지 말라는 것은 일부를 전체로 왜곡하는 결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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