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사임한 쿠팡 김범석에 비판 잇따라…‘불매운동’ 조짐도

산업 / 김시우 / 2021-06-21 08:4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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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쿠팡 창업자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김범석 쿠팡 창업자가 지난 17일 이천물류센터 화재 진화가 계속되고 있는 와중에 한국 쿠팡의 모든 직위에서 물러났다. 이 같은 결정이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책임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김범석 창업자는 화재가 발생한 지 5시간 뒤 이사회 의장과 등기이사에서 사임했다. 그는 “글로벌 경영에 전념하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후임 이사회 의장은 강한승 공동대표가 맡고 전준희 개발총괄 부사장과 유인종 안전관리 부사장이 신규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이로써 김범석 창업자는 산업재해로 인해 노동자 사망 사고 등이 발생해도 한국 쿠팡에서 아무 직위가 없는 만큼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처벌을 피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앞서 지난 5월에는 미국 국적임을 내세워 공시대상 기업집단의 총수(동일인) 지정을 피한 바 있다.


김범석 창업자는 한국 쿠팡 지분 100%를 보유한 미국 상장법인 쿠팡 아이엔씨(Inc.)의 의결권 76.7%를 갖고 있지만 총수 지정에 따른 규제를 피할 수 있게 됐다.


이에 김범석 창업자와 쿠팡에 대해 “법적·사회적 책임 회피를 위한 ‘꼼수’”라며 “화재가 아직 진화되지 않은 시기에 쿠팡 의장 사임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선이 적지 않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장에서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안전·보건 확보 의무가 미비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쿠팡의 경우 김범석 창업자가 대표직을 내려놓은 뒤 강한승 대표가 경영관리 총괄 부문을 맡고 있고 이번에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된 유인종 부사장인 안전관리 부문을 책임지고 있어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두 사람이 처벌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쿠팡은 물류센터 노동환경이 열악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빠른 배송을 강조하다 보니 물류센터 근무자들에게 지나친 노동을 강요한다는 문제 제기가 계속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지난 7일 ‘쿠팡물류센터지회’를 설립하면서 “1년간 노동자 9명이 산업재해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쿠팡은 지난해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을 때도 당시 보건당국이 마스크 착용과 환기, 소독 같은 방역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점을 지적하자 외부 요인에 원인을 돌리며 반발해 비판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물류센터 화재가 발생하며 소비자들의 분노가 커졌다.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던 노동자들이 여러 차례 화재 위험 등을 제기했는데도 회사 측에서 안일하게 대응해 결국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참사로 이어졌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쿠팡물류센터지회는 “화재와 노동자 안전에 대한 쿠팡의 안일한 태도가 이번 사고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분노한 소비자들은 쿠팡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동안 쿠팡을 둘러싼 여러 문제에 대한 대응을 보면서 쌓여가던 소비자들의 실망감이 이번 물류센터 화재를 계기로 탈퇴라는 형태로 표출되는 분위기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쿠팡을 탈퇴하고 쿠팡 앱을 삭제했다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는 등 불매운동 조짐도 보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서는 ‘쿠팡 탈퇴’가 실시간 트렌드가 되고 있으며 고객들은 탈퇴를 인증하는 이미지 등을 올리고 있다.


한편 쿠팡 측은 이날 화재 현장에 고립됐던 김동식 구조대장의 순직 소식이 전해진 뒤 임직원 일동 명의로 애도를 표하는 입장문을 냈다.


이어 “순직하신 소방관과 슬픔에 잠긴 유가족분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도록 회사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다 하겠다”며 “이런 불행한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역량을 동원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쿠팡은 전날에는 강한승 대표 명의로 이번 화재에 대해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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