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사업자제도 ‘사실상’ 폐지 수순…50만 임대인들 '부글부글'

산업1 / 김자혜 / 2021-06-03 16:45:26
등록임대 자동말소 대상 주택 50만708가구 중 76.8%는 아파트 아닌 다가구·다세대
'제도 폐지 반대' 청원 속출, 4천 여명 동의…전문가 “임대주택 공급 차단하는 정책”
지난 1일 대한주택임대인협회는 1만5천여명이 서명한 헌법소원 탄원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김자혜 기자] 정부여당이 등록임대사업자 제도 폐지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기존에 등록되어있는 임대사업자들이 집단적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3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따르면 임대사업자제도 폐지 정책을 철회하라거나 다세대·다가구 등 비아파트 임대사업자를 구분해달라는 내용의 게시글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 이들의 게시글은 모두 4300여 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생계형 임대사업자, 원룸을 부셔야 하나요?’라는 청원을 올린 A씨는 지방에서 20년 된 다가구 주택을 2채 매입했다. 그는 원룸을 임대하고 얻은 이익으로 생계를 유지 중이다.


A씨는 청원 게시글을 통해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전했다.
A씨는 “종부세가 6%로 4800만원이 나왔지만 낼 여력이 없어 집을 내놨다”며 “이마저 세금 문제로 팔리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세대·다가구 임대사업자가 적폐인가요?’라는 청원을 올린 B씨는 안산 단원구에서 다세대(구분등기로 다세대나, 통건물 다가구) 임대사업자다.


B씨는 현재 임대사업자를 그만두고 싶지만, 세금 부담과 임대차 3법 등으로 임대주택이 팔리지 않는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정부에서 임대사업자 등록을 권유하던 때부터 8년간 임대사업자 등록을 했다. 임대수입은 월 200만 원 가량 된다.


B씨가 임대사업을 등록했을것으로 추정되는 2017년, 정부는 임대사업자 등록 임대인에게 지방세와 임대·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건강보험료 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이다.


그러나 정책 시행 이후 일부 임대사업자들이 아파트 쇼핑을 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 값도 오름세를 보이자 당국은 등록임대사업자의 혜택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집값은 잡히지 않았고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는 지난달 ‘다세대·다가구, 단독주택 등 일반주택 임대사업자 신규 등록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해 7.10부동산 대책에서 ‘아파트 임대사업자’ 제도를 폐지했기 때문에 사실상 '임대사업자제도'의 폐지나 다름없다.


여기에 기존의 임대사업자들은 2020년 7월 이전 등록자들에 대해 세제 혜택을 축소하기로 했다. 의무임대 기간이 지날 경우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등 세제 혜택도 뺀다.


임대사업자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1일 등록임대사업자, 일반임대인으로 구성된 대한주택임대인협회는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집단 탄원서를 냈다.


탄원서는 당정의 등록임대주택 제도 폐지를 위헌 결정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1만5000여명이 서명했다.


생계형 임대사업자들은 청와대 청원과 같은 창구를 통해 불합리함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28일 여당의 다세대·다가구 임대사업자 제도 폐지를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사진=청와대 청원게시판 갈무리)

'여당의 부동산 정책 폭주를 막아주십시오' 청원을 올린 청원인 C씨는 “수백채의 건물을 소유하고, 갭투자를 통해 임차인의 보증금을 이용하여 일확천금을 노리는 이들이 있다”며 “이번 정책이 이들을 개선할 수 있는 것인가 의심이 든다. 오히려 임차인의 보증금이 증발하는 현상이 속출 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편 지난 5월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이후 등록임대 자동말소 대상으로 분류된 주택은 지난 4월 말까지 총 50만708가구다.


이 가운데 다세대 등 비아파트 주택이 76.8%에 달했다. 서울시 소재 등록말소 대상 90%는 다세대·다가구 비아파트다.


이와 관련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원은 여당의 부동산특위 개선안 평가리포트를 통해 “매입임대사업자 제도 폐지는 민간 임대시장에 대한 낮은 이해도를 보여준다”며 “민간 임대주택 시장의 장기적 임대료 불안 문제를 야기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4년 이상 안정 임대료를 유지할 유인이 없어져 임대차 3법 하에서 신규계약이 발생하는 4년마다 급격한 임대료 상승은 불가피하다”며 “건설임대 규제강화 가능성도 시사해 임대주택 공급경로를 다각도로 차단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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