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하나 했더니”…은행 수수료 관련 불만 다시 끓어오르는중

산업 / 문혜원 / 2021-04-29 22:51:40
ATM·창구송금 등 수수료 부과 이랬다 저랬다..소비자 거래 혼란
일각서 “취약계층에 대한 부담해소 강구해야..명확한 기준체계 필요”
은행거래시 발생되는 수수료관련 소비자들의 불만목소리는 여전하다(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 비대면 거래가 익숙지 않은 A씨(65세)는 최근 주거래은행에 방문해 창구에서 현금이체하려고 하니 수수료가 3500원이나 발생돼 놀랐다. 은행직원에게 물어보니 요즘 수수료가 대부분 올랐다며 양해를 구했다.


# B씨는 지방 출장을 가던 중 현금이 필요해 가까운 ‘ㄱ’은행 ATM기기를 발견해 5만원을 인출했는데 수수료가 1500원이 부과돼 시중은행보다 비싸다는 점에서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잠잠한 줄 알았던 은행별 수수료에 대한 논란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창구 방문시 현금을 이체할 경우 발생되는 수수료가 은행마다 다르고, ATM기기 이용시에도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간의 가격 차이가 있어 이용자들 사이에선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의 수수료 체계는 일관되지 않게 운용해왔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사례들을 보면 올렸다, 내렸다 하는 등 들쑥날쑥한 모습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혼동을 주곤 했다. 또한 여전히 소비자들은 수수료가 비싸다고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금융소비자연구원에서 최근 집계한 은행수수료에 대한 소비자 생각을 물어본 결과 설문에 참여한 500명 중 88.3%가 은행 수수료가 비싸다고 느꼈다.


한국소비자원은 은행거래에서 발생하는 소비자문제 관련 조사한 결과, 은행수수료 종류는 약 120여개가 존재하며, 여기서 현금 입출금·이체 수수료는 체계가 매우 복잡해 소비자부담 전가 관행이 현재까지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창구수수료 정보제공 체계가 확립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꼽기도 했다.


그간 은행거래시 발생되는 수수료체계는 불공정하다는 문제는 많이 지적돼 왔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과 은행들은 ATM·송금이체시 부과 수수료를 은행연합회 통해 공시화하는 등 일부 개선을 시도했지만, 아직도 거래과정에서 은행 간의 수수료 부과체계에 대한 정보비대칭으로 인해 소비자 불만과 피해가 발생되고 있다.


일례로 은행 수수료 인상이 최고조에 달하던 2011년~2012년 무렵 소비자를 볼모로 수익 극대화를 추구해서는 안 된다는 ‘소비자 보호’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하면서 금융당국이 2013년부터 각 은행권에 ‘금융 수수료 모범규준’을 만들도록 지도했다.


당시 수수료 모범규준에는 수수료 원가 산정 방식과 산정 절차 등이 담긴다. 또 수수료 부과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외부회계법인의 평가와 소비자단체의 검증도 이뤄졌다.


이에 은행들은 일제히 수수료 인하방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개선된 줄 알았던 수수료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인상과 인하를 반복하면서 ‘생색내기’비판과 함께 ‘불공정한 은행 수수료 시스템’에 대한 지적은 끊이질 않았다.


그런데도 금융당국은 2015년 수수료 산정을 자율화했고, 은행들이 이러한 자율화 폭에 힘입어 수수료를 대폭 인상하면서 수수료 체계 정책과 함께 공정성 시비는 2016년부터 2017년까지 다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에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10만원 이상 금액을 이체할 때, 기존 800원보다 25% 많은 1000원의 수수료를 부과 받게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자료=은행연합회 비교공시

그러나 올해 은행연합회 각 은행별 수수료 비교공시를 비교해보니 예전보다는 비교적 수수료가 저렴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송금 ·ATM기기 서비스 이용시 발생되는 수수료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간의 차이를 보였다. 시중은행의 경우 대개 500원의 수수료가 붙었지만, 경남·광주·부산은행 등 지방은행의 경우 1000원이 부과돼 지방은행이 상대적으로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소비자들은 은행들 수수료체계 시스템이 크게 바뀌지 않고 여전한 관습대로 이어지고 있다며 부당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 소비자는 “은행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각종 수수료를 감내해야 하는데 문제는 간혹 내 통장의 돈을 ATM 기계에서 출금하는데 단지 은행 영업시간이 지났다고 혹은 타 은행·지방에서 현금을 인출했다고 수수료를 더 내는 것은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말했다.


소비자불만이 여전히 있는데도 은행들은 수수료에 대한 개선을 위한 노력은 크게 없는 상황이다. 외려 은행들은 수수료는 특정 업무에 대한 대가로 인해 비용(인건비 등)이 발생하게 되기 때문에 수수료를 부과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금융소비자단체에서는 특히 은행창구에서 현금거래 이체시 받는 수수료가 과거에는 면제해줬다면, 근래 들어 수수료를 받기 시작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언젠가부터 슬며시 오른 수수료 때문에 민원이 제기되고 있어 조사에 나섰다.


강형국 금융소비자연맹 국장은 “한동안 이슈로 들썩였던 은행수수료 체계가 요즘은 잠잠한 듯 보이지만 사실 알게 모르게 소비자불만에 대한 민원은 꾸준히 있어왔다”면서 “현재 은행별 제각각 수수료체계 책정 기준에 대해 조사 중에 있다. 앞으론 창구수수료도 정보제공면에서 비교공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국장은 이어 “일반고객층 보다 비대면 거래에 약한 디지털소외계층(노인·장애인 등)은 아직도 은행 방문거래를 선호하고 있어 이에 대한 배려와 강구책도 절실하다”고 덧붙여 말했다.


일각에서는 은행거래 수수료 체계의 적정성을 두고 금융산업 면에서는 타당하다는 논리와 제멋대로 바뀌는 수수료 때문에 그 부담은 고스란히 저소득층이나 고령자 등 경제적 취약계층이 떠안고 있는 점에 대한 개선책은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갈리고 있다.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실 은행거래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문화에 의한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면서 “해외와 달리 국내 금융거래 소비자들은 서비스는 ‘공짜’라고 직결되는 인식 때문에 더 크게 불합리하다고 보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규복 한국금융연구원 소비자보호법 연구위원은 “은행들이 송금수수료 등을 올리거나 내린다는 부분은 수익성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경우가 크다”면서 “지방은행간 수수료 차이를 보이는 것은 충성고객 확보면에서 시중은행과 다르기 때문에 나름의 이익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타행 서비스 수수료 부과문제는 해외 사례를 봐도 없는 것이기 때문에 그다지 적정하다고 볼 순 없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은행들은 불명확한 수수료체계를 명확한 프로세스 통해 기준을 정할 필요가 있고, 가격수수료경쟁보다는 비가격서비스에서 남다른 경쟁 우위를 개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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