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추락하는 남양유업…‘황제 경영’ 홍원식 회장은 어디에?

산업 / 김시우 / 2021-04-26 15:51:14
홍 회장, 논란에 직접 나서는 모습 없어…외조카 황하나 씨 마약 사건 입장문이 '유일'
업계 "여러 논란은 오너가 독단적으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내부구조 탓"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남양유업이 잊을만하면 불거지는 논란으로 ‘날개 없는 추락’ 중인 가운데 이번에도 홍원식 회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홍 회장은 확고한 지배력으로 ‘황제 경영’ 평가를 받고 있지만 여러 구설에서는 한 발짝 뒤로 물러난 모습이다.


최근 남양유업은 한 세미나에서 “불가리스 발효유 제품에 대한 실험 결과 인플루엔자바이러스(H1N1)를 99.999%까지 사멸하는 것을 확인했고 코로나19 억제 효과 연구에서도 77.8% 저감 효과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가 후폭풍에 시달렸다.


동물 실험과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았음에도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남양유업 측이 순수 학술 목적이 아닌 자사 홍보 목적의 발표를 했다고 보고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남양유업을 고발 조치했다.


세종시 또한 식품표시광고법 제8조에 따라 지난 16일 불가리스를 생산하는 세종공장에 대해 2개월 영업중지 행정처분을 부과한다는 내용의 사전 통보를 했다. 행정처분이 확정되면 남양유업의 매출 추락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남양유업 세종공장은 불가리스를 비롯해 우유, 분유 등 전체 물량의 38%를 생산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논란이 빚어진 후 남양유업은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회사 입장문을 통해 사과문을 내보낸 것일 뿐 어디에도 홍원식 회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번 불가리스 사태는 홍 회장의 개입이 있었을 거란 의견이 다수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처럼 중대한 결정을 오너 의견 없이 결정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회장의 은둔 경영은 불가리스 사태뿐만 아니라 이전에 불거졌던 대리점 갑질, 경쟁사 비방, 사내 성차별 등 다른 논란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지난해엔 홍 회장 등이 홍보대행사를 동원해 매일유업을 비방하는 글을 올리도록 한 것이 드러나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지만 이에 대해 직접적인 사과는 없었다.


또 2019년에는 대리점 물량 밀어내기 등과 관련해 산업통상자원중기벤처위원회 국정감사 일반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출석하지 않았다. 홍 회장의 국감 출석률은 0%다.


홍 회장이 직접 사과 입장을 표명한 것은 외조카인 황하나 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사건이 유일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론의 시선은 오너 일가로 향한다.


남양유업은 홍 회장의 확고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오너경영 체제를 고수하고 있다. 남양유업 사내이사 4명 중 3명이 홍 회장의 가족이다.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이사 상무를 제외하면 홍 회장과 그의 장남 홍진석 상무, 홍 회장의 어머니인 지송죽 여사 등이 등기임원으로 이사회를 이끌고 있다. 이중 지 이사는 올해 92세의 고령이지만 1986년부터 무려 10회째 비상근 이사 연임을 하고 있다.


폐쇄적인 경영 시스템도 도마에 자주 오른다. 통상 기업은 증권가 애널리스트 등의 기업 탐방을 허용해 회사를 분석하는 증권가 리포트를 출시하고 주주와 소비자들과 소통한다.


그러나 남양유업은 회사를 개방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10여 년째 뒤따르고 있다. 남양유업의 증권리포트는 2016년 이후 멈춰있다.


내부의 시스템에 견제를 받지 않고 독단적으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내부구조 탓에 이러한 논란들이 불거진 것으로 업계는 평가한다.


여기에 홍진석 상무가 회삿돈으로 수입차를 빌려 개인적인 일에 썼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남양유업의 독단 경영에 힘을 실어준다.


홍 상무와 그의 가족들은 회사가 리스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혼다 오딧세이 ▲도요타 시에나 ▲레인지로버 등 고급 외제 차량을 업무용이 아닌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


해당 사실을 제보한 A씨는 매체에 “회사 직원들이 홍 상무가 이용하는 차량들의 존재에 대해 모르고 있다”며 “회사 주차장에 이 차량들이 주차된 모습을 단 한 번도 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이 리스한 해당 외제차들은 한 대당 약 4~5년씩 계약 기간을 유지하고 있으며 매월 지출되는 리스비는 2018년 10월 기준 12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체는 매월 동일한 수준의 리스비가 지급된 것으로 추산할 경우 이들 외제차량의 총 리스 비용이 5억원을 초과한다고 전했다.


이뿐만 아니라 광고대행사가 남양유업에 쇼핑백, 생일파티 용품으로 각각 100만원이 넘는 돈을 청구했는데 이는 회장 부인 선물용, 홍 상무의 자녀 생일이라고 행사 내용에 게재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인 익명 앱인 블라인드에는 회장 일가가 병원에 가거나 가족 여행을 갈 때 직원들을 동원한다는 내부인 주장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정감사 개막을 닷새 앞두고 유통·식품업계 주요 기업인의 출석 여부가 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식품 원재료 거래 문제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로 국감장에 선다. 반면 GS리테일·롯데홈쇼핑·CJ ENM 대표에 대한 출석 요구는 철회됐다.1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는 7일

    2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이 최대 9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선다. 다만 전액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에 필요한 자기자본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5000억원 유상증자로 종투사 진입 기반을 넓히고, 최대 4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으로 재무 완충력을 보강하는 구조다.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5000

    3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가 대학 축제와 러닝 프로그램, 자원순환, 해외 유통망 확대 등으로 사업 접점을 넓히고 있다. 내수 소비 둔화 속에서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동시에 친환경 경영과 해외시장 개척으로 성장동력을 다변화하는 모습이다.29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다음달 1~2일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축제에서 체험형 이벤트 부스 ‘매일 도파민 충전소’를 운영한다. 지난 2

    4
    현대차 신형 투싼, 美·英 매체 호평…“콘셉트카 아닌 양산차”

    현대차 신형 투싼, 美·英 매체 호평…“콘셉트카 아닌 양산차”

    현대자동차가 신형 투싼의 글로벌 사양을 공개하자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자동차 매체들이 과감한 디자인과 넓어진 공간, 개선된 하이브리드 효율에 주목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3일 현대차와 외신을 종합하면 현대차는 지난 1일 미국 뉴욕에서 5세대 신형 투싼을 공개했다. 2004년 첫선을 보인 투싼은 지금까지 글로벌 누적 판매 1110만대를 넘어선

    5
    포스코이앤씨, 역촌역세권 5874억 수주…도시정비 4조4565억

    포스코이앤씨, 역촌역세권 5874억 수주…도시정비 4조4565억

    포스코이앤씨가 서울 은평구 역촌역세권 재개발 시공권을 확보하며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남은 승부처는 목동과 오금현대 등 4분기 서울 대형 정비사업이다.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역촌역세권(대조동) 장기전세주택 도시정비형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이날 임시총회를 열고 포스코이앤씨를 시공사로 최종 선정했다. 시공사 선정 안건에는 287명이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