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꺾기’ 대출 막기…“펀드 · 방카 소비자 선택권 제한 우려” 제기

산업 / 문혜원 / 2021-03-29 09:42:16
금소법 시행에 ‘끼워팔기’ 방지 위한 대출 지침 변경…대출 전후 한달 간 펀드·방카 가입 금지
금융위 "금소법, 일반 차주에 대해 월 납입액이 대출금의 1% 이내인 보험과 펀드 판매는 허용"
은행권 ‘꺾기’대출관행이 차단될 것으로 보인다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앞으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경우 2주내 중도상환 수수료 없이 취소할 수 있다. 또한 가계대출을 받은 은행에서 대출 시점을 전후로 한 달간 펀드나 방카슈랑스 등에 가입할 수 없게 된다.


이는 이른바 ‘꺾기’(대출을 해주면서 다른 금융상품을 끼워 파는 행위)로 불리는 구속성 판매 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꺾기’는 중소기업이나 저신용자 등 협상력이 낮은 차주에게 대출을 내주면서 예·적금을 비롯해 보험·펀드 등 금융 상품 가입을 강요해 실질적으로 대출금리를 높이는 불공정 행위를 가리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지난 25일 금융소비자보호법(이하 금소법) 시행에 따라 이러한 내용의 ‘구속성 판매 행위 점검 기준’ 등 일부 대출 지침을 변경했다. 구속성 판매 행위란 은행이 대출해주면서 펀드 등 투자성 상품이나 방카슈랑스 등 보장성 상품 등을 끼워 파는 것이다.


현행법상 금지되어 있지만 규제 사각지대가 존재해 현장에서는 횡행해왔다. 이를테면 한 은행의 경우 내규를 통해 7등급 이하 저신용자에 대해서만 구속성 판매 행위를 점검해왔다.


하지만 금소법은 투자성·보장성 상품 구속성 판매 행위 점검 대상을 특정 등급 이하 저신용자나 중소기업 등 일부 차주에서 '전체 채무자'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모든 차주가 점검 대상이 되면서 은행의 대출 전후 한 달간 끼워팔기 행위가 사실상 금지됐다. 달리 말해 은행에서 대출 계획이 있는 고객은 대출 실행을 전후로 다른 상품 가입에 가입할 수 없다는 의미다.


‘대출계약 철회권’의 세부내용이 변경된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한 은행의 경우 기존에는 대출 14일 내 계약철회가 가능한 상품은 ‘신용대출 4000만원 이하·담보대출 2억원 이하’로 한정됐다.


철회권 행사 횟수는 1년에 최대 2번으로 제한됐지만 바뀐 지침에서는 금액 기준과 횟수 제한이 사라졌다. 고객 입장에서는 대출 실행 직후라도 금리가 낮은 타 은행의 상품을 알게 되면 중도상환 수수료 없이 갈아탈 기회가 생긴 셈이다.


‘적합성·적정성 고객정보 확인서’도 추가됐다. 고객은 대출 상담 과정에서 재산상황과 고정지출, 대출 계약의 목적 등 기본 정보를 써 은행에 제출해야 한다.


은행은 통상 재직증영서, 소득 증빙자료 등을 바탕으로 대출 여부나 한도를 설정하지만, 고객의 경제적 여건 등 추가 정보를 통해 최종 대출 규모를 정하게 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이지만, 오히려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해 불편함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의견들이 나온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면 해당 은행을 통해 1개월 이내 가입한 펀드나 보험을 무조건 해지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펀드에 가입한 사람은 가입 후 한 달 동안 대출받을 상황이 생겨도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펀드에 가입하고 싶은 고객의 경우 대출을 받고 싶어도 향후 1개월 내 연장해야 한다고 안내할 수밖에 없다”면서 "대출 때문에 펀드 가입을 미루다 투자 타이밍을 놓치는 고객도 생길 것이며, 펀드를 비롯한 은행권 투자 상품 영업이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에서는 금소법은 일반 차주에 대해서는 월 납입액이 대출금의 1% 이내인 보험과 펀드 판매는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즉, 금소법 때문에 은행이 판매를 금지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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