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권리 지키는 ‘계약갱신청구권’, 집주인에겐 족쇄?

산업 / 김자혜 / 2021-03-25 17:26:22
임대차보호법 개정 이후 첫 판례…법원은 '세입자 손' 들어줘
집주인 “서민은 계약갱신권이 매매방해 예측 못해” 소급적용 시사
(자료=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김자혜 기자] 계약갱신청구권을 강화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이후 첫 법원 판례가 나왔다. 실거주 목적으로 아파트를 산 집주인은 전세 계약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인해 자신의 집에 들어가 거주할 수 없게 됐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민사2단독 유정현 판사는 집주인 A씨가 세입자 B씨를 대상으로 낸 '건물 인도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집주인 A씨가 소송에서 기각된 것은 세입자 B씨의 ‘계약갱신청구’ 때문이다.


지난해 8월 A씨는 본인이 직접 거주할 목적으로 경기도 소재 아파트를 매입하려 했다. 당시 전세세입자가 살고 있어 세입자에게 이사 의사를 물었고 세입자 B씨는 2021년 2월경 이사를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A씨는 이 말을 믿고 같은 해 11월 소유권이전 등기를 마쳤다. 그런데 알고 보니 세입자 B씨는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기 전인 9월에 원래 집주인 C씨에게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했다.


C씨는 B씨에게 이미 매매계약이 된 상태임을 알렸지만, 세입자 B씨는 “사정이 몹시 어려워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세입자 B씨와의 이견을 좁히지 못한 A씨는 결국 건물 인도청구 소송을 냈으나 결국 기각된 것이다.


이처럼 집주인보다 세입자의 권리가 강화되면서 ‘계약갱신청구권’ 관련법안을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계약갱신권 행사에서 유주택 세입자와 무주택 세입자를 구분해주세요’를 올린 청원인은 “세입자의 계약 갱신권 청구권에 대해 수정을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집주인이 기존 주택을 법적으로 정해진 기간 안에 팔고자 할 경우 집주인에게도 ‘계약 갱신권’을 거부할 권리를 주어야 한다”며 “무주택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면 유주택 세입자에게만이라도 집주인이 계약갱신권을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인은 아파트 D와 E, 2채를 가진 집주인이다. 청원인은 D 아파트를 내놓고 E아파트에 입주하려고 했다.


그런데 D에 거주하는 세입자가 수요자에게 집을 보여 주려 하지 않고 부동산에서 걸려오는 전화까지 받지 않는 상태다.


청원인은 올해 12월까지 D아파트를 처분하고 싶지만, 세입자의 방해로 법정 기한 내 매매를 할 수 없었다.


특히 청원인의 D아파트에 입주한 세입자는 유주택자다. 자신의 집이 있지만, 직장이 멀어 해당 지역에서 전세를 살고 있다.


청원인은 “이런 상황에 집주인이 세입자의 계약 갱신권 거부를 하지 못하면 정해진 기간 내에 집을 팔 수 없다”며 “일반 서민들은 계약갱신권이 매매를 방해할 것을 예측 못 하고 집을 매매한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임대차보호법이 임대인과 임차인을 동등하게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누리꾼은 “2주택자들은 매매로 내놓고 싶어도 현 세입자가 연장 요구하면 실거래가 힘들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계약 당시 나간다고 했다 하더라도 시간이 임박해 계약 갱신청구원을 행사하면 된다는 법”이라며 “임대인에게만 불합리한 법이 있나”라고 전했다.


청원인은 “일반 서민들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법이 어떻게 바뀔지 알지 못한 상태에서 매매나 전·월세 계약을 한다”며 “새롭고 빈번히 바뀌는 법과 정책을 적용하는 것이 부당하다”며 관련 법의 세분화 등 보완 필요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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