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소법 시행됐지만…보험사 ‘절판마케팅’ 불완전판매 근절엔 미흡

산업1 / 문혜원 / 2021-03-25 17:18:41
보험사, 4월 보험료 인상 예상에 상품 개정..고객 확보 막바지 전략
“불필요한 판매에 의한 소비자 피해 우려 여전”..당국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정 필요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 “태아보험 가입하면 유모차 드립니다” 박람회 때 오시면, 푸짐한 경품 혜택있습니다. # “보험료 30% 할인 절호의 기회” 더 적게 내고 더 많이 받아가세요


최근 들어 다수의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보험 상품 절판마케팅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는 금융사 사고에 대한 소비자권리 강화 일환으로 만든 ‘금융소비자보호법’이 25일 시행됐지만 매년 보험료 인상 때마다 실시하는 ‘절판마케팅’에 대한 ‘불완전판매’관행 근절 대안으로는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주요 보험사들의 ‘절판마케팅’이 활발히 전개 중이다. 내달 보험료 인상을 앞두고 상품 개정에 나서면서 저렴한 예정이율 인하, 인수기준 완화 등을 앞세우며 조금이라도 더 높은 공시이율을 내세워 절판마케팅을 하고 있다.


먼저, DB손해보험(005830)이 내달부터 건강보험 수술비 보장을 대폭 축소키로 했다. 매회지급형 질병수술비와 1~5종 수술의 2종(대장용정 제거, 체외충격파쇄석술, 자궁근종 등) 담보를 각각 5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줄일 계획이다. 106대 질병 수술비 보장은 판매를 종료한다. 고혈압·당뇨 보장을 20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축소한다.


반대로 메리츠화재(000060)는 종합보험, 어린이보험, 유병자보험, 운전자보험 등의 보장 한도를 샹향하고 인수 기준을 완화했다. 지난 23일 어린이보험 0~20세 기준 유사암 진단비를 업계 최대 수준인 4000만원으로 확대했다.


21~30세는 3000만원으로 상향했다. 또 전날 유병자보험 2대질환진단비와 경증치매진단비를 각각 2000만원, 1000만원까지 확대했다. 운전자보험 자동차사고부상치료비 보장 한도도 50만원에서 70만원 올렸다.


교보생명은 이달까지 일부 종신보험 가입자에게 헬스케어서비스를 우대해준다는 방침이다. DB생명은 소액암보장금액과 치매진단자금을 각각 1.5배 올리기로 했다. 한화손해보험(000370)은 이달까지 자녀보험(15세 이상 가입자) 암 면책기간을 없앤다고 공고했다.


업계에서는 보험사들이 ‘절판마케팅’으로 경쟁하는 모습을 두고 통상 매년 3~4월이면 보험료 산출과 함께 상품개정을 하면서 태아보험 및 무해지·저해지 환급형 보험상품 중심으로 막바지 절판 마케팅을 벌이는 것으로 풀이했다.


특히 보험사들은 금소법 시행에 따른 금융상품 가입 시 각종 녹취와 설명서 발급 의무화 등 규제강화가 영업위축 우려를 낳고 있는 만큼 최대한 미리 실적을 끌어올리겠다는 모습이다.


여기에 미래 잠재고객 확보가 가능한 상품으로 무·저해지 환급형 보험과 어린이보험이 꼽힌다. 무·저해지상품의 경우에는 표준형 보험과 동일한 보장을 제공하면서 중도 해지 시 환급금이 적거나 없는 대신에 보험료가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다만 중도 해지 시 환급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이를 인지하고 계약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어린이보험은 3~4월 시즌시 가장 잘 팔리는 상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불필요한 보험 상품 가입 유도가 여전하다는 면에서 소비자들에 불완전판매 피해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돼도 이러한 관행을 뿌지 뽑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소법 도입에 따라 불완전판매에 따른 금융사 책임 강도가 이전보다 높아졌어도 영업현장에선 시행착오에 따른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면서 “겉으로는 소비자피해 대책에 대한 시스템 정비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지만 내부적으로 ‘영업위축’ 우려 때문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소법이 시행되고 나서야 뒤늦게 마련된 금융감독원 감독규정 및 시행세칙도 등이 미덥다는 반응이다.


아직은 법령해석을 놓고 모호한 사안들이 존재하고 표준투자권유준칙, 핵심설명서 마련지침 등 각종 가이드라인 제시 요청이 많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법 시행 후에도 금융당국이 풀어야할 과제가 많다”면서 “특히 구체적으로 보험사들의 절판마케팅 근절방안 시행세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간 금융당국은 몇 년간 보험사에게 강력한 제재를 해왔지만 판매효과가 커 근절되지 않고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금소법 시행 전날인 24일 소비자 및 금융사 대상 금소법 안내자료를 공개하고 금융사에 시행세칙 공문을 발송함으로써 금소법 시행을 위한 작업을 마무리했다는 공문을 뒤늦게 발표했다.


공문 안내 내용에는 금소법 제정배경·적용대상·진입규제·영업규제·금융소비자의 사전적 권익보호·금융소비자의 사후적 권익구제·감독, 행정체재 및 형사처벌 등의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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