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김시우 기자] 코로나19 사태는 기존의 소비 시장을 바꿨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가속화됐고, 집콕 생활이 늘면서 화장품과 의류 시장이 위축됐다.
반면 배달 시장과 중저가 와인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했고, 상품을 생생히 느끼고 구매할 수 있는 라이브 커머스 또한 인기다.
■접촉은 최소한으로, 배달·온라인쇼핑몰 전성시대
코로나19 사태로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배달이나 온라인쇼핑몰 등의 비대면(언택트) 서비스가 주를 이뤘다. 이뿐만 아니라 반도체 등 비대면으로 수혜 업종은 호재를 맞았다. 업계는 일자리 채용도 비대면으로 하는 등 대면 접촉을 하지 않는 방향을 선택하고 있다.
올해 배달시장은 호황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음식배달서비스 거래액은 지난해 대비 78% 증가한 11조9985억 원을 기록했다.
배달 대행업체 바로고는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배달 주문 건수가 1억 2300만 건으로 작년 대비 132% 급증했다고 밝혔다. 배달음식 종류도 기존의 치킨, 피자, 짜장면을 넘어서 한식, 일식, 커피, 고급 호텔 코스요리까지 다양해졌다.
특히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이상 격상으로 카페 내에선 취식이 금지됐고, 식당은 오후 9시까지만 운영이 가능하면서 배달 수요가 더 증가했다.
2차 유행이 한창이던 지난 8월에는 라이더가 부족해 밀려 들어오는 주문을 제때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이 있었다.
업계는 23일부터 ‘5인 이상 모임 금지’가 시행되면서 배달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또한 비대면 수혜를 맞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9월 및 3분기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3분기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4.6% 증가한 42조411억 원으로 집계됐다.
상품군별로는 음식서비스(81.7%), 음·식료품(56.7%), 생활용품(55.1%) 등 주로 '집콕 생활'에 필요한 부문 위주로 소비가 늘었다. 반대로 대면 접촉 비중이 높은 문화 및 레저서비스(-68.8%), 여행 및 교통서비스(-53.4%) 등 부문에서는 하락 폭이 컸다.
3분기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26.9% 증가한 27조6779억 원을 기록했다. 이른바 '해외직구'를 뜻하는 온라인 직접 구매액은 13.8% 증가한 9581억 원이었다. 또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액은 5.9% 증가한 1조6160억 원으로 집계됐다. 해외 직접 판매액 중 면세점 판매액은 1조4215억 원으로 6.4% 늘었다.
9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30.7% 늘어난 14조7208억 원에 달했다. 식품(84.8%), 생활(54.4%), 가전(45.8%) 등의 거래가 크게 늘었다. 온라인쇼핑 중 모바일쇼핑은 30.9% 증가한 9조5332억 원이었다.
■"이제는 일상에서 즐긴다" 중저가 와인
와인은 특별한 날 마시는 고가의 술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일상에서 즐기는 술이 되고 있다. 비싼 이미지의 와인 시장은 초저가의 등장으로 제품군이 다양화됐다. 최근 대형마트업계에선 주류 매출 가운데 와인이 소주와 맥주를 제쳤다.
올해 들어 이달 13일까지 이마트의 주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와인 비중이 27.7%로 맥주, 소주보다 높았다. 국산 맥주는 전체 주류 매출의 25.2%, 소주는 17.1%였고 수입 맥주가 15.9%의 비중을 나타냈다.
롯데마트의 경우 1월부터 이달 17일까지 전체 주류 매출 가운데 국산 맥주가 27.2%를 차지해 가장 많았지만, 와인이 수입 맥주와 같은 비중인 19.8%에 달했다.
소비자들이 손쉽게 지갑을 열 수 있도록 중저가 와인을 내세운 것이 주효했다. 지난해부터 벌어진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여파로 일본산 맥주 소비가 줄면서 수입 맥주 매출이 타격을 받은 것도 영향을 줬다.
또한 홈술족 증가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집에서 음주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자 고도주보다 저도주로 가볍게 즐기는 트렌드가 확산된 것이 와인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와인 수입량은 4265만3186리터로 19.1% 늘어났다. 수입 금액으로도 2억5480만 달러로 20.5%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수입 4349만5275리터, 2억5919만 달러를 넘을 전망된다.
■화장품은 ‘우울’ 홈패션은 ‘방긋’
로드샵을 필두로 한 화장품업계는 코로나19 여파, 온라인 수요 증가로 영업이 악화됐다.
대표적인 업체인 아모레퍼시픽은 1분기, 2분기 영업실적이 점점 나빠지면서 매출액은 6년 전, 영업이익으로는 14년 전으로 돌아가는 3분기 성적표를 내놨다.
3분기 매출액은 3조2752억 원으로 2015년의 3조5409억 원보다 적었다. 영업이익은 2006년 이래 가장 적은 1522억 원에 그쳤다.
미샤, 어퓨 등을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3분기 매출액 670억 원으로 29% 감소했다. 영업손실 151억 원을 냈다.
잇츠스킨 등을 운영하는 잇츠한불은 29.2% 감소한 매출액 311억 원을 올렸으며, 영업손실은 23억 원으로 나타났다. 토니모리는 매출액 249억 원, 영업손실 49억 원이었다. 매출액은 39.6% 줄었으며, 적자 폭은 확대됐다.
그러나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기저 효과가 큰 가운데 화장품 수요 반등과 중국 내 핵심 브랜드의 성장을 기반으로 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실적 상승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화장품 시장과 다르게 홈패션 시장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콕’ 생활이 이어지면서 반사이익을 얻었다.
이랜드월드의 제조·유통 일괄형(SPA) 브랜드 스파오는 “지난 9~11월 파자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0% 급증했다”고 밝혔다.
BYC도 같은 기간 동안 직영점 잠옷 매출이 37% 증가했다. 겨울 하의 파자마는 일부 품절되는 등 홈패션 매출이 꾸준히 느는 추세다.
쌍방울, 비비안의 파자마 등 실내복 매출 역시 각각 34%, 20% 늘어났다. 업계는 비대면 원격 수업이 자리잡으면서 아동 파자마 수요가 증가했으며 집을 호텔이나 카페처럼 꾸미고 집 안에서 입는 옷도 자신만의 개성을 살리려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언택트 넘어 온택트(Ontact) ‘라방’
유통업계는 라이브 커머스에 주목하고 있다. 일방적으로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기존 TV홈쇼핑과 달리 ‘라이브 커머스’는 실시간으로 쇼호스트와 시청자가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상품 구매도 실시간 방송 화면을 보면서 바로 결제가 가능, 실구매율도 높다.
업계에서는 올해 3조 원 규모인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2023년까지 8조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이미 라이브 커머스의 성장력을 수치로 입증하고 있다. 지난 2016년 4조7000억 원 수준이었던 시장 거래액은 지난해 15조2000억 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 백화점업계나 화장품업계, 이커머스업계 등은 실시간 동영상으로 상품을 소개·판매하는 라이브 커머스 방송에 뛰어들며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 코로나로 인기 높아진 ‘건강기능식품’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는 올해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다양한 브랜드의 시장 진입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건강 관심도 증대로 4조 9000억 원 규모에 달했다고 밝혔다.
소비자 구매 행동지표 지수도 모두 상승해 건강기능식품 섭취가 보다 대중화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구매 경험률은 78.9%로 100가구 중 79가구가 일 년에 한 번 이상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하고 있었으며, 소비력을 나타내는 평균 구매액도 32만1077원까지 커진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눈에 띄는 변화는 건강기능식품 선물 제외(직접 구매)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는 점이다. 선물 및 직접 구매 금액 비중은 각각 28.7%, 71.3%로 나타났다.
올해 많이 판매된 기능성 원료는 홍삼, 프로바이오틱스, 비타민(종합 및 단일 비타민), EPA-DHA 함유 유지(오메가-3) 순이었고, 이들의 합산 시장 규모는 3조2117억 원으로 전체 시장의 64.5%를 차지했다.
2017년부터 4000억 원 시장 규모를 형성한 프로바이오틱스가 성장주도 원료로 자리매김했고, 면역 기능 관련 수요가 증가하면서 비타민도 긍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또, 체지방 감소, 눈 건강, 피부 건강 등 새로운 기능성 원료가 포함된 기타 시장도 확장 추세다.
편의점 GS25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건강기능식품 매출이 80.9%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홍삼 상품 매출이 92.3%, 유산균 관련 제품이 111.5% 증가했다.
CU는 9~11월 건강식품 매출이 28.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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