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된 온누리상품권 183장 재유통…은행도 뚫려

산업 / 김시우 / 2020-10-20 08:35:59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폐기된 온누리상품권 183장이 시중에 다시 유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폐기한 온누리상품권도 있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강훈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충남 아산을)이 19일 소상공인진흥공단(이하 ‘소진공’)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세 곳의 금융기관에서 폐기한 상품권 4장, 용역업체에서 폐기한 상품권 179장이 다시 시중에 유통됐다.


지난 2018년 폐기용역업체에서 폐기된 온누리상품권 114장이 시중으로 다시 유통한 사건이 발생했고, 이 사건으로 소진공은 재유통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 작년부터 폐기 주체를 용역업체에서 금융기관으로 바꿨다.


문제는 3곳의 금융기관이 폐기한 상품권 4장이 시중에 유통되는 사건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소진공은 금융기관에 폐기지침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내리지 않아, 재유통 사례가 발생해도 소상공인진흥공단은 검찰 기소에만 의존하는 상황이다.


실제 온누리상품권 폐기 관리 체계는 미비하다. 소진공은 금융감독원과 MOU를 맺고, 온누리상품권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했으나, 폐기용역계약을 체결한 16곳의 금융기관 중 단 1곳만이 통합관리시스템에 폐기 내역을 입력하고 있다.


또한, 상품권 폐기와 관련해 소진공과 금융기관이 체결한 계약 내역을 보면, 폐기 관련 지침이 구체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이 폐기 상품권에 ‘PAID’ 처리하고, 이미지 스캔 등을 의무화한 것이 계약 내용의 전부다. 이렇다 보니, 금융기관별 폐기지침도 제각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폐기상품권 재유통 사건이 발생해도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는 미약하다. 실제 은행의 경우 1~2회 사건이 발생하면 서면경고 수준이고, 사고가 6번 반복될 경우 사업참여제한을 두는 정도다. 이번에 재유통 사건이 발생한 금융기관의 경우도 경고 조치에 그친 상태다.


강훈식 의원은 “지난 용역업체를 통한 재유통 사건 때도 폐기 당시 CCTV 등이 설치되지 않아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나왔다”며 “금융기관과 폐기절차에 대한 용역계약을 체결할 시 보다 명확하고 구체적인 표준지침을 세우고, 사고 발생 시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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