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 블록체인 기반 '잘 키운 디지털'...제도 정비에 '가속화' 전망
[토요경제=김자혜 기자] 지난달 말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이하 아담대) 신청자 1천 명을 뽑는 이벤트 경쟁률이 26대1을 기록하는 현상이 연출됐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관련 대출 규제에 갈 곳 잃은 대출자들이 비대면으로 몰린 것이다. 은행권에서는 때마침 수년간 투자 개발해온 IT기술이 비대면 서비스에 적용되자 대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1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비대면 대출 서비스를 적용한 시중은행은 신한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 등이다.
비대면 대출 서비스는 그동안 신원 확인과 관련 서류 등을 제출하기 위해 지점에 방문해야 했던 절차를 모두 비대면 즉, 은행지점 방문 없이 가능하도록 했다. 대출의 처음부터 실행까지 모바일에서 진행할 수 있다.
◆ 정부규제·코로나19에 비대면 대출서비스 줄이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소상공인 대출에 비대면을 적용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7월 경기신용보증재단을 협약 보증기관으로 시행한 ‘하나원큐 보증재단 대출’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달 서울신용보증재단과 같은 형태의 비대면 대출 서비스를 출시했다. 경기도, 서울지역 소상공인이 은행이나 재단 방문 없이 보증신청부터 대출실행까지 모든 과정을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다.
또 신한은행은 지난달 31일부터 서울 소재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의 이자 일부를 서울시가 지원하는 대출상품에 비대면을 적용했다.
신한은행 앱 쏠(SOL)에서 대출을 실행하면 사업자등록증, 부가세 과세표준증명, 국세·지방세 납부 증명서 등 필수서류를 스크래핑 방식을 통해 발급한다.
이어 모바일 앱에서 대출 심사 후 대출한도, 기간, 금리 등 대출 조건을 확인하는 약정과 전자문서 서명까지 진행한다. 까다로운 대출을 모바일에서 받을 수 있게 됐다.
비대면 대환대출(갈아타기)도 은행권의 뜨거운 대출상품이다. 하나은행은 100% 모바일 대환대출을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은 1회 지점방문을 해야 하는 부분적 대환대출 서비스를 내놨다.
하나은행 ‘원큐갈아타기’는 대출한도 최대 2억2000만 원까지 5영업일 내에 기존은행 대출을 갚는 조건으로 신용대출이 가능하다. 모바일에서 가능하고 하나은행과 전화 통화는 필요하나 지점 방문이 필요 없는 100% 비대면 서비스다.
지난달 11일 출시된 NH농협은행의 ‘NH로 바꿈 대출’은 다른 은행에서 받은 신용대출, 정보 확인 등을 거쳐 대환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최저금리는 1.65%에 한도 1억5000만 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대출 신청 후 영업점에 1회 방문해야 한다. 우리은행의 ‘우리WON하는 직장인대출 갈아타기’는 최저금리가 연 2.0%에 대출한도는 2억 원이다. 모바일로 신청하되 대출실행은 영업점을 방문해야 한다.
◆ 은행권 디지털 전환 투자 빛보나..."제도기반 마련되면 빠른 성장"
까다롭고 복잡했던 대출 과정이 간소화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금융권의 적극적인 기술 도입이 있다.
신한은행이 대출심사에 사용하는 스크래핑 기술은 스크린에 보이는 데이터 중 필요한 데이터를 추출해 가공하는 기술을 말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같은 기관에서 자동으로 소득정보를 불러올 수 있다. 이에 은행은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는 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게 됐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블록체인 자격검증시스템도 도입했는데 협회나 단체와 데이터를 공유해 이용자 자격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26일 신한은행이 도입한 분산 신원증명(DID, Distributed ID)서비스는 스마트폰에 담긴 신원 정보를 블록체인에 분산해 암호화 저장한 후 사용하는 방식을 쓴다.
이는 그동안 본인인증을 위해 해야 했던 신분증 촬영이나 통신사 본인인증 절차가 간소화 할 수 있다. 또한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상에 분산 저장하므로 해킹 가능성이 낮고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할 수 있다.
은행권에서는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이 실명인증 발급 서비스를 올해 중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은행 등을 포함한 금융권의 비대면 서비스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등 주요 은행과 금융투자협회, 증권사 등은 신원증명(DID)을 공동개발하는 3개 연합체 나뉘어 가입되어 있다.
금융결제원의 DID얼라이언스, 통신 3사와 대기업으로 구성한 DID 이니셜, 아이콘루프의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 등으로 이들 연합체에서는 분산ID서비스 개발하고 기술과 서비스를 공개공유(오픈소스)한다.
이에 모바일신분증, 비대면 금융상품가입, 증명서 발급 기능 등을 담은 앱이 추가개발 될 경우 연합체에 따라 은행 서비스 적용범위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미래금융연구실 성지영 책임연구원은 “빅데이터와 비대면 서비스의 증가로 보안성능이 우수한 분산ID서비스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며 “사용자 관점에서 편의성과 개인정보보호가 강화되는 것이 강점이다.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 기존 인증 서비스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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