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폭행한 은행장 "어찌 이런 일이..."

산업 / 장해리 / 2007-04-09 00:00:00
한국씨티銀, 하영구 행장 직원 장례식서 만취 상태로 직원 폭행 논란
▲ 지난달 30일 서울시 중구 한국시티은행 본점 앞에서 열린 씨티그룹 '원씨티' 현판교체식에 참석한 주요내빈들이 현판교체 후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마이클 슐라인 국제업무총괄 사장, 하영구 한국씨티 은행장, 찰스 프린스 씨티그룹 회장, 로버트 모스 아시아태평양지역 기업금융 총 책임자, 박진회 한국씨티은행 수석부팀장.

"인터넷뱅킹 해킹,카드대금 이중인출, 민원평가 꼴지, 행장 만취 폭행…"

세계적 금융그룹 한국법인인 한국씨티은행이 그 명성에 걸맞지 않게 잇따른 악재로 기업 이미지가 추락하고 있다.

지난달 금감원이 발표한 '2006년 하반기 금융회사 민원발생평가'에서 은행권중 유일하게 4등급(미흡)을 받아 민원관리 꼴찌를 기록한 가운데 지난달 26일에는 하영구 행장이 과로로 숨진 직원의 장례식장에서 만취상태서 간부직원을 폭행 및 폭언을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옛 한미은행과 씨티은행의 통합 과정에서 과로로 쓰러져 사망한 직원의 장래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하 행장이 갑자기 장례식장 다른 테이블에 앉아있던 B모부장을 부른 뒤 뺨을 때리는 등 폭행을 가하고 심하게 욕설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하 행장은 술에 많이 취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하 행장이 직원을 폭행한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사건 이후 하 행장이 해당 부장에서 사과하는 선에서 마무리 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근 씨티은행 홍보부장은“하영구 행장이 만취해서 직원을 폭행한 일에 대해서는 내부에서 여러 말들이 있다”며“그 일에 대해서는 답변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 행장은 이후 홍보실을 통해 "준비 소홀로 직원을 야단치긴 했지만 구타는 없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사회지도층 인사가 장례식장에서 만취해 부하 직원에게 폭행을 한 만큼 사회적 비난을 면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족까지 지켜보는 가운데 부하 직원을 폭행한 것은 사회 통념상 이해될 수 없는 처사라는 지적이다.

또한 씨티그룹 찰스 프린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31일 씨티그룹의 한국진출 4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방한 중일 때 관련 사건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하 행장의 거취가 주목되고 있다.

그 동안 씨티은행은 민원관리 꼴찌 및 카드대금 이중인출 등으로 은행의 이미지가 실추돼 왰다.

지난달 21일 금감원이 국내에서 영업 중인 68개 금융사의 2006년 하반기 민원발생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가장 우수한 1등급부터 불량한 5등급까지 다섯 단계로 나눈 이 평가에서 씨티은행은 은행권 중 유일하게 4등급(미흡)을 받아 꼴찌를 기록했다.

이에 씨티은행은 ‘평가등급이 4등급인 금융회사는 민원예방 및 감축계획을 세워 추진해야 한다’라는 금융감독원의 방침에 따라야 한다.

씨티은행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악재’는 이 뿐이 아니다.

최근 국내 대형 시중은행들이 속속 수수료를 면제하거나 인하 하는 등 대고객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데 반해 씨티은행은 국내에서 영업중인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나 고객들에게 빈축을 샀다.

씨티은행은 특히 주요 부분에서 비싼 수수료를 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우리, 신한 등의 은행이 창구에서 100만원 이상 송금할 때 당행 이체와 타행이체 수수료가 각각 1500원과 300원을 받는데 반해 씨티은행은 각각 2000원과 4000원을 받아 가장 비쌌다.

영업시간 이후 자동화기기를 이용해 타행으로 이체할 때의 수수료 또한 국내 은행이 1600~1900원인 반면 씨티은행은 2100원으로 가장 높았다.

씨티은행은 ‘씨티원’이라는 수시입출금 통장을 이용하면 수수료 50% 할인혜택 등을 이유로 “일반 고객에 대한 수수료 인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달 14일에는 인터넷뱅킹 시스템이 해킹돼 고객 20여명의 신용카드로 5000만원이 무단 결제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씨티은행은 다른 은행들과 달리 전자지불을 할 경우 신용카드 뒷면의 위, 변조 방지번호(CVC코드)를 입력하지 않아도 돼 카드 실물이 없어도 부정사용이 가능했다.

씨티은행은 인터넷뱅킹 시스템이 직접 해킹된 것이 아닌 결제대행서비스업체가 해킹된 사건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일로 씨티은행 전산망이 타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말에는 씨티카드 회원 2000명의 결제통장에서 카드대금이 두 번 인출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씨티은행은 작년 12월 대만 지진으로 전산망 오류가 생겨 그 달 27일 우리은행 계좌로 결제하는 카드고객 2000여명의 계좌에서 카드대금을 인출한 뒤 이튿날 28일 한 차례 더 카드대금을 인출했다.

씨티은행측은 “천재지변에 따른 전산망 오류 때문에 생긴 일”이라며 “이중으로 인출된 고객에게 29일 돈을 돌려주고 사과 전화도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씨티카드 이용자들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해당 뉴스 밑에 댓글을 올려 불만을 표시했고, 이중인출로 인한 타 카드 연체 및 정신적 피해를 보상하라고 주장했다.

씨티카드 고객들은 ‘하루 이자만 계산해서 돈을 돌려줬는데 잔고가 0으로 돼있어 다른 카드 대금이 결제되지 못한 것은 어쩌냐’, ‘현금서비스를 이용할 땐 수수료 꼬박꼬박 챙겨가면서 남의 통장에서 돈 빼 갈 때는 미안하다는 전화 한통 뿐’이라며 모든 책임을 천재지변으로 돌리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항의했다.

현재 씨티은행은 떨어진 이미지를 만회하기 위한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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