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면접이 달라졌다

산업 / 김경재 / 2009-11-16 15:55:47
합숙.등산.토론 발표.게임.야외활동...프로그램 다양 보수적인 금융업계에서도 입사 면접이라고 하면 으레 떠오르는 엄숙한 표정의 면접관과 정자세로 긴장해 앉아있는 지원자의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 보험, 카드사 등 금융기관들이 좋은 인재를 골라내기 위해 합숙, 등산, 장기자랑, 회식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또, 어느 정도 평가가 이루어진 인턴십 수료자를 우대하고 외국인을 별도로 뽑는 등 채용 경로와 대상을 보다 다양화하는 노력을 벌이고 있다.
무엇보다 짧은 시간에 지원자의 다양한 면모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1박 2일 합숙 면접이 확산되고 있다.
토론과 발표 등 진지한 프로그램뿐 아니라 게임과 야외활동 등을 통해 꾸미지 않은 모습까지 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면접 분위기가 즐겁고 열정적이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처음으로 1박 2일 합숙 면접을 도입했다. 프로그램은 토론과 영어구술, 팀 프로젝트, 사회성 평가로 구성됐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광고를 만드는 팀 프로젝트에서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드러나 심사위원들이 깜짝 놀랄 정도였으며 저녁 다과회 자리에서도 장기자랑이 이어지는 등 열기가 가득했다"고 말했다.
캠코도 올해 처음으로 합숙 면접을 도입해서 지원자의 문제 해결 능력을 파악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1차 면접을 통과한 500명을 대상으로 1박 2일 합숙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특허까지 받은 합숙 면접은 3분 스피치와 발표, 집단 토론, 다섯 가지 과제 동시 수행, 야외활동 등으로 구성돼 있다.
외환은행도 다양한 역량을 평가하고 인재상에 맞는 지원자를 골라내기 위해 합숙 면접을 실시하고 상품 개발, 협상, 도미노 쌓기, 특정 상황에 대해 응대하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1박 2일 합숙 면접에서는 지원자 10∼15명 당 면접위원 1명과 최근 입행한 직원 1명씩 배당돼 평가가 이뤄진다. 저녁에는 직원들로 구성된 밴드와 무용팀이 방문해 공연을 펼치며 함께 어울리는 자리를 갖는다.
비씨카드도 1박 2일간 연수원에 지원자와 기존 직원들이 비슷한 규모로 참여해 게임과 야외활동, 임무 완수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다각도로 지원자를 평가하고 있다.
코리안리는 합숙 면접은 아니지만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야외면접으로 유명하다.
지원자 4∼5명과 직원 2명이 1개 조를 이뤄 오전에 산행을 하고 오후에는 축구시합과 오래달리기 경기를 한 뒤 단체로 목욕을 하고 함께 저녁식사를 하는 일정이다.
야외면접을 통해 체력과 정신력은 물론, 긍정적인 자세와 협동심, 성실성, 기본예절과 사회성 등을 평가한다.
박종원 사장은 "실내 면접이 화장을 하고 맞선을 보는 자리라면 야외 면접은 가치관과 성격을 모두 드러내는 자리"라고 말했다.
인턴을 우대하는 금융기관들도 있다.
우리은행은 아예 채용 인원의 20%를 인턴 출신 중에 뽑기로 했다. 조직과 업무에 이미 익숙한 신입사원이 들어올 경우 초기 적응 과정의 어려움이 덜하다는 등의 장점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은 일부 인턴십 수료자는 서류 전형을 면제해줬고 국민은행과 서울보증보험은 서류 전형시 가산점을 줬다.
외국인 직원을 별도로 뽑는 기관들도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해외 진출 업무 등에서 강점이 있는 외국인 직원을 뽑기 위해 채용 공고를 내고 선발 작업을 하고 있다.
김경재 기자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2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3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정감사 개막을 닷새 앞두고 유통·식품업계 주요 기업인의 출석 여부가 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식품 원재료 거래 문제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로 국감장에 선다. 반면 GS리테일·롯데홈쇼핑·CJ ENM 대표에 대한 출석 요구는 철회됐다.1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는 7일

    4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논의가 주관사 경쟁 단계로 구체화됐다. AI 데이터센터용 eSSD 시장의 성장 기대가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실제 기업가치는 솔리다임 단독 실적과 수익성이 얼마나 확인되느냐에 달려 있다.27일 로이터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미국 투자은행들과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5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대통령이 멕시코 국빈방문에서 한·멕시코 무역협정 논의 재개를 공식 제안했다. 7년을 끌어온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을 마무리하고 1억달러 규모 정책금융과 원유·핵심자원 협의 채널도 새로 마련했다. 멕시코에 진출한 560여 한국 기업에는 북미 공급망 재편에 대응할 제도적 기반이 넓어진 셈이다. 다만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검토 결과가 향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