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발한 공익사업으로 부정적 이미지 불식
불안한 금융시장에서 수익보장 상품 인기
지난 9월 본격화된 미국發 금융위기로 내부적인 자금난과 고객들의 부정적 인식으로 고전을 겪어온 외국계 보험사들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노력에 한창이다.
증자를 통해 자금을 확충에 나서는 한편, 고객들의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활발한 공익사업과 캠페인을 진행, 여기다 불안한 증시상황에서도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상품출시들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두 달간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보험사들은 미국 금융시장에서 터져나온 잇따른 악재로 그야말로 숨 돌릴틈 없는 나날을 보냈다.
지난 9월 금융위기설로 국내 외국계보험사에 직격탄을 날린 미국 AIG본사에 대한정부의 850억달러(한화 약 90조원) 구제금융 지원보도, 이어 10월 ING그룹이 네덜란드 정부로부터 100억 유로(한화 약 17조6천억원)를 지원받을 상황에 처했다는 외신이 전해지면서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보험사들은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당초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로 불거진 미국계 금융사들의 부실이 유럽지역의 금융부실로 확산되고 10월 AIG 생손보 한국지점이 본사로부터 280억달러의 영업기금을 지원받는 상황에 이르자 국내 진출한 외국계 보험사들은 미국의 한파가 본격적으로 자사로까지 이어질까 내심 불안에 떨었다.
이후 10월말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로 실적발표를 꺼려왔던 美 메트라이프그룹의 부정적인 예상실적발표까지 이어지면서 미국 현지 금융사들의 부실여파가 본격적으로 국내 외국계 보험사들에게 전이될 것이라는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어왔다.
이달 들어서는 美 정부가 은행과 보험업계의 부실을 충당하기 위해 7,000억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안을 제시하면서 급기야 미국 최대 생보사인 메트라이프와 푸르덴셜파이낸셜을 비롯해 뉴욕생명까지 구제금융을 신청한 상태다.
일부 미국 금융기관들이 조만간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다 내년 1~2월 중 외국 금융업체들의 2007년 사업실적이 발표될 경우 금융위기로 드러난 손실은 막대할 것으로 예상돼 내년 상반기 국내 외국계 보험사들이 또 한번의 후폭풍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급한 불부터…’ 외신보도 해명이 우선
2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메가톤급’ 폭풍에 휘말린 외국계 보험사들은 우선 고객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외신보도에 재빨리 해명하는 것으로 급한 불은 껐다.
당초 美 푸르덴셜파이낸셜의 실적발표가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흘러나오자 PCA생명은 끊이지 않는 고객들의 전화문의로 골머리를 앓았다.
곧바로 PCA생명은 설명자료를 내고 국내 PCA생명의 모기업인 `영국 프루덴셜(Prudential plc.)`은 전혀 다른 회사"라며 영국 본사와 미국 구제금융설은 관련이 없다며 고객들을 이해시키느라 진땀을 뺐다.
이처럼 외신들이 국내에 전해지면서 사실과는 다른 내용으로 오도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고객들의 시장에 대한 불안심리는 극에 달해있었다.
이어 한국 ING생명도 네덜란드 정부가 ING그룹에 100억유로를 지원키로 했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대해 은행부문이 자금지원을 받았을 뿐이라며 `구제금융`과는 거리가 멀다고 해명에 나섰다.
메트라이프생명 역시 이달초 미국 본사의 실적부진에 대한 블룸버그 기사가 나자 금융위기 상황에서 선전한 것이라며 7500만주 증자결정은 최근 매물로 나온 보험사를 인수하기 위한 것이라고 재빨리 해명에 나섰다.
여기다 알리안츠생명도 지난 26일 자료를 내고 최근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익스포저는 모두 매각했다고 밝혀 고객의 이탈을 막았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자칫 지금껏 선진금융기법과 차별화된 보상체계를 내세워 국내보험사들보다 더 탄탄한 신뢰를 구축해온 외국사들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한 순간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서 “외신보도에 대한 외국사들의 발 빠른 대응으로 급한 불을 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금확충으로 재무구조 개선 시동
다음으로 가장 시급한 일이 자금을 확보하는 일이었다. 현지 본사의 자금난으로 이를 지원하기 위한 ‘총탄’을 모아야 하는데다 기존상품의 해약률 상승으로 떨어지고 있는 지급여력비율을 일정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했기 때문이다.
우선, 다른 외국계 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이 200%에 육박하는 것에 비해 지난 6월 현재 140%라는 다소 낮은 지급준비율을 유지해온 ING생명이 최근 2,25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지급준비율을 끌어올리는 방안을 제시, 현재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 조만간 주주승인과정을 거칠 방침이다.
올슨 사장은 "증자는 올 연말까지 마칠 방침"이라며 "이번 증자로 지급여력 비율이 150% 이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들 업체는 당장 유동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 앞으로 금융시장 상황이 어려워질 것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자본을 확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AIG.알리안츠 영업정상 궤도 올라
지난 9월 중순 구제금융 발표 후 한달 반이 지난 지금, 한국 AIG는 증자를 통해 자금을 확충하는 한편 해약률도 평상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어 영업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AIG생명 관계자는 "유동성 위기 사태 당시 해약 문의가 쏟아졌지만 구제금융이 결정된 이후 진정됐다"며 "영업 실적도 예전만 못하긴 하지만 기대 이상으로 빨리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AIG손보 관계자도 "유동성 지원 발표 전 1주일간은 해약이 늘었지만 현재 평소 수준으로 정상화됐다"며 "오히려 지난 9월 이후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계 2위인 알리안츠생명은 지점장 성과급 지급과 관련한 문제로 8개월간 노조파업이 지속돼, 신계약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가량 부진했지만 최근 노사간의 합의로 평상시 실적을 회복하는 모습이다.
광고.공익사업으로 이미지개선에 박차
AIG생명은 조만간 브랜드 이미지 개선을 위한 TV 광고를 할 계획이다. 설계사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특별 지원책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AIG손해는 다음 달 1일 브래드 베넷 신임 사장이 부임하는 대로 조직을 추슬러 재기를 모색할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작은 규모의 사회공헌 활동을 시작할 계획으로, 최우선 과제는 기존의 영업 실적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여타 외국계 보험사들도 금융위기 이후 다양한 캠페인과 공익사업 등으로 고객들의부정적 인식을 개선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고수익’상품으로 이탈고객 잡기
외국계 보험사에 대한 고객들의 부정적인 인식과 10월 들어 시작된 실물경기의 침체로 해약률 사태가 이어지면서 급기야 이들 보험사들이 상품에 승부를 걸고 있다. 이탈하는 고객들을 잡기 위해서는 고객들의 이목을 끌만한 상품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AIG생명은 향후 10년간 연 6.0%의 공시이율을 적용하는 '무배당 뉴스타 연금보험(원화형)'을 내놨다.
현재 삼성생명 등 국내 보험사들과 메트라이프ㆍ알리안츠ㆍING 등 상당수 외국계 생보사들은 평균 5.3~5.5%의 공시이율을 적용하는데 비해 0.5% 이상을 더 올린 것이다.
AIG생명 관계자는 "연 6%의 확정 공시이율은 방카슈랑스 연금보험 상품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앞으로 10년간 6%를 계속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트라이프생명은 (무)마이초이스 변액연금보험은 납입보험료의 110~120%를 보증해준다.
PCA생명은 총 납입보험료의 200%까지 보장하는 상품을 내놨다. PCA생명의 (무)파워리턴 변액연금보험은 안정성을 기반으로 수익성을 최대한 강화한 상품으로 가입조건에 따라 투자성과와는 관계없이 총 납입보험료의 120%에서 최고 200%까지 돌려준다.
ING생명은 최근처럼 주가의 향방을 가늠할 수 없는 시장상황을 고려해 지수연동이율과 공시이율을 동시에 적용하는 상품으로 고객이탈을 막고 있다.주가 상승이 기대되면 코스피200 지수연동이율, 하락이 걱정될 땐 공시이율로 6개월마다 원하는 방식의 적립이율로 변경할 수 있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여기다 어떤 경우라도 최저 연복리 2% 확정이율을 제공해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푸르덴셜생명도 어려운 증시상황에서 일반적인 펀드와는 달리 납입원금의 최고130%까지 보증하는 상품을 내놨으며 알리안츠생명도 시장 상황에 따라 주가지수와 공시이율을 선택할 수 있는 ‘(무)알리안츠파워덱스연금보험’을 최근 내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금융위기로 외국계 보험사들의 신뢰가 상당부분 추락했지만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보험사들이 보험업법의 적용을 받고 있어 부실로 인한 고객손실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라며 “오히려 이번 위기를 계기로 외국계 보험사들이 지급준비율을 상향조정하거나 고객들의 니즈를 강화한 상품들을 출시함으로써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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