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에도 90척 슬롯 계약했으나 실 수주는 53척에 그쳐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조선 3사(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가 카타르발 LNG선 수주 ‘잭팟’을 터뜨렸다고 알려졌으나 ‘슬롯 계약’이라는 점과 과도한 로열티를 감안하면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 3사는 지난달 1일 카타르 국영석유회사와 총 100여 척, 약 23조6000억원 규모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건조 슬롯 확보 계약을 맺었다.
이는 조선업계 사상 최대 규모로 이르면 올해 말부터 2024년까지 정식 수주 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계약 체결 시 조선3사는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LNG선을 건조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을 계기로 업계에서는 러시아와 모잠비크 등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에 조선업계가 재도약할 수 있을 거라는 낙관론이 나오지만 화물창 로열티 지급, 정식 계약 시 수주량 감소 등에 따른 부정적인 전망도 만만치 않다.
LNG운반선은 영하 163도의 극저온 상태를 유지하며 외부의 온도 변화를 견뎌야한다. 내부 온도가 조금만 올라가도 LNG가 기화해 폭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 3사는 LNG운반선 화물창을 프랑스 기술로 만들고 있다. 이 때문에 운반선 1척을 건조할 때마다 선가의 5%를 원천 기술을 가진 프랑스 GTT사에 로열티로 지불하고 있다.
LNG운반선 한 척이 2000억원 가량인 점을 고려했을 때 한 척당 100억원의 로열티를 지급하는 셈이다. 이는 엔진 값과 맞먹는 금액이며 한척 당 건조이익과 맞먹는 금액이기도 하다.
즉 조선 3사가 LNG운반선 100척을 수주했을 경우 프랑스 GTT사는 가만히 앉아서 1조원을 벌게 된다.
안타까운 점은 해당기술을 조선 3사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외국 선주들은 그동안 수백 척 이상의 운반선으로 검증된 프랑스기술을 선호하기 때문에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슬롯 계약한 100척 중 과연 몇 척이 실 수주로 이어질 지도 알 수 없다.
앞서 2004년 카타르 LNG운반선 수주 당시에도 당초 90척의 슬롯 계약을 체결했으나 실제론 53척을 계약하는 데 그쳤다.
일반적으로 슬롯계약 중 60~70%거 실 수주로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65척 안팎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계약은 상당한 규모임에 틀림없으나 조선업계와 언론이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트렸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슬롯 계약과 관련해 “아직 어느 정도 물량이 실 수주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인내와 끈기를 갖고 지켜볼 뿐”이라고 말했다.
또 과도한 로열티 지적에는 “핵심기술인 연료 탱크는 국내에서 제작하긴 하는데 설계 로열티를 낸다. 이걸 국산화하기 위해서 조선3사가 각자 노력 중”이라며 “선주들이 보수적이라 배가 안정적이라는 데이터가 있어야 믿는다”고 현실적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최근 불거진 구조조정 설에 대해서는 “부서만 통합하고 직원 수는 그대로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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