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98% 손실 숨긴 라임 무역펀드 투자원금 100% 배상 결정

산업 / 김사선 / 2020-07-01 12:22:30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 성립......금융투자상품 분쟁조정 사례 중 최초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김사선 기자]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에게 투자원금 전액을 반환하라는 결정이 내려졌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는 지난달 30일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중 2018년 11월 이후 판매된 무역금융펀드(플루토-TF 1호) 분쟁조정 신청 4건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민법 제109조)'를 결정하고 라임 무역금융펀드 투자원금 전액을 투자자에게 반환하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미 최대 98% 손실이 발생한 펀드를 자산운용사와 판매사가 짜고 속여 팔았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이는 착오가 없었더라면 투자자들이 펀드 가입을 하지 않을 정도로 중대한 문제가 발견된 만큼 판매사가 투자자에게 원금 전액을 돌려주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라임 무역금융펀드 가운데 2018년 11월 이후 판매된 1611억원의 투자원금이 투자자에게 반환될 것으로 보인다. 전액배상 결정은 금윧투자상품 분쟁조정 사례 중 최초이며, 최근 옵티머스, 디스커버리 등 사모펀드의 환매중단 사태가 이어지면서 불완전판매 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하나의 배상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확인된 라임자산운용 관련 분쟁조정 신청 건은 총 672건이다. 무역금융펀드 관련 민원은 총 108건이고, 이중에서도 2018년 11월 이후 가입한 투자자의 민원은 72건이다. 이날 내놓은 분쟁조정안은 접수된 72건 중 4건으로 판매액은 1611억원이다.


분조위는 계약체결 시점에 이미 투자원금의 최대 98%인 상당부분 손실이 발생한 상황에서 운용사는 투자제안서에 수익률 및 투자위험 등 핵심정보를 허위·부실 기재하고 판매사는 투자제안서 내용을 그대로 설명해 투자자의 착오를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현장조사 결과에 따르면 라임 무역금융펀드는 2017년 5월부터 총수익스와프(TRS)계약을 이용해 신한금융투자 명의로 미국의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그룹’(IIIG) 등 해외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해왔다.


하지만 미국의 투자자문사인 IIG는 헤지펀드 손실을 숨기고 가짜 대출채권을 판매하는 등 증권사기 혐의로 작년 11월 미국 금융당국으로부터 등록 취소와 펀드 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받았다.


금감원은 신한금투가 2018년 6월 IIG 기준를 산출하지 않은 것을 인지했음에도 그해말까지 매달 약 0.45%씩 기준가를 상승하는 것으로 임의조정하는 등 사실상 IIG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묵인한 것으로 판단했다.


2018년 11월 17일 IIG펀드 사무관리사는 신한금투에 IIG 부실 및 청산절차 개시를 통지했다. 이때부터 라임 무역금융펀드는 사실상 깡통으로 변했다. 신한금투는 IIG편입 펀드의 환매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라임 무역금융펀드 구조를 모자형으로 바꿨고, 이듬해 1월 미국 출장을 통해 IIG 투자금액 2000억원 중 1000억원이 손실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렇게 무역금융펀드가 깡통으로 변해가는 걸 알면서도 라임은 투자제안서에 이런 사실을 제대로 적지 않고 투자자에게 계속해서 펀드를 팔았다. 금감원에 따르면 라임 투자제안서에 적시된 중요내용 허위·부실 기재만 11개에 달한다.


분조위는 나머지 투자피해자에 대해선 자율조정이 진행되도록 할 계획이다.


분조위는 "계약체결 시점에 이미 투자원금의 상당부분(최대 98%)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한 상황에서 운용사는 투자제안서에 수익률 및 투자위험 등 핵심정보를 총 11회에 거쳐 허위부실 기재했다"고 밝혔다.


또한 "판매사는 투자제안서 내용을 그대로 설명, 투자자의 착오를 유발했고 일부 판매직원은 투자자 성향을 공격투자형으로 임의기재하거나 손실보전각서를 작성하는 등 합리적인 투자판단의 기회를 원천 차단한 것으로 인정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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