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인 불법사찰과 관련, 검찰이 '입막음 댓가'로 제공된 자금 추적에 나섰다.
지난 30일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 부장검사)은 "이상휘(49)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증거인멸 대가로 전달한 '입막음 자금'의 출처 등에 대해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 전 비서관이 지난해 9월 박영준(52·구속기소)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부탁을 받고 장진수(39)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추석 전후에 3차례에 걸쳐 700여만원을 전달한 정황을 포착,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또 이 전 비서관이 장 전 주무관 외에 민간인 사찰 사건에 연루된 다른 사람들에게도 돈을 전달한 정황에 대해서도 파악 중이다.
검찰은 전날 이 전 비서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박 전 차관의 부탁을 받고 돈을 전달한 경위와 자금의 출처 등을 강도높게 추궁했다.
검찰조사에서 이 전 비서관은 "장 전 주무관과 일면식이 없지만 형편과 사정이 어렵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깝게 여겨 돈을 전달한 것뿐"이라며 대가성을 부인했다.
또 "장 전 주무관에게 건넨 돈은 3차례에 걸쳐 100만원씩 모두 300만원"이라고 주장했고, 돈의 출처에 관해서도 "개인적으로 마련한 돈으로 박 전 차관과는 무관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영포라인 출신으로 분류되는 이 전 비서관은 경북 포항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 비서실에서 근무한 것을 계기로 청와대 춘추관장을 거쳐 홍보기획비서관을 역임했다. 박 전 차관과 개인적인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전 비서관이 건넨 돈의 성격과 출처 등을 확인하기 위해 이르면 이번 주중에 장 전 주무관을 소환해 진위를 따질 방침이다. 이와 관련 장 전 주무관은 주변 사람들에게 이 전 비서관으로부터 한번에 200만원~300만원씩 2~3차례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이 건넨 돈이 일종의 '입막음용' 성격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르면 이번주 후반 재소환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이 전 비서관이 장 전 주무관과 업무 공조나 사적인 친분이 없는 점을 고려해 청와대 차원에서 민간인 불법 사찰과 관련된 조직적인 증거인멸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비서관과 장 전 주무관의 조사내용을 검토한 뒤 박 전 차관을 재소환해 돈의 출처와 전달 경위 등을 캐물은 뒤 증거인멸에 개입한 혐의로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차관과 이 전 비서관은 필요하면 추가로 소환할 수 있고, 대질은 아니더라도 장 전 주무관도 조만간 부를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현재 돈의 출처와 대가성에 대해 확인 중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검찰은 박 전 차관이 금품을 제공받고 공직윤리지원관실에 특정 민간 기업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박 전 차관은 2008년 7월 경남 창원의 S건설업체 대표로부터 울산시가 발주한 사업시행권을 수주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청탁 명목으로 1억원을 받은 뒤, 지원관실을 통해 경쟁업체 T사를 불법 사찰한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지원관실 감사관들은 울산시를 찾아가 입찰에 참여한 T사에 대한 감찰을 벌였지만 2010년 3월 T사가 시행사로 선정돼 S사의 로비는 실패했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지자체 공무원이 업체에서 뇌물을 받았다면 지원관실의 감찰업무는 가능하다"며 "박 전 차관이 지원관실에 감찰을 지시를 했는지 여부 등은 현재 확인 중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특정 민간인 사찰 사례에 대한 지원관실의 활동과 개입여부 등을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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