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업계, 임대료 깎고 재고 내수판매 허용 효과 일시적

산업 / 김시우 / 2020-06-03 18:01:39
임대료 '중소·소상공인 매장 임대료 75% 감면, 대·중견기업은 50% 감면'
면세업계 "일시적인 방안에 그칠 수 있어 정부 추가 지원 대책 필요"
관세청은 코로나 사태 이후 면세점 매출이 급감하자 지원을 위해 지난 4월 면세점 재고 물건 내수 통관 판매를 허용했다. 이에 3일 신세계 면세점을 시작으로 재고가 풀린다.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타를 받은 면세업계에 대해 임대료 추가 감면을 실시한다. 오늘부터 면세점 재고 물품도 시중에 풀리면서 회복을 기대하는 가운데, 업계는 일시적인 방안에 그칠 수 있어 정부가 가을 이후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2일 롯데·신라·신세계 면세점과 ‘코로나19 위기극복 및 상호협력 증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공항 상업시설 임대료 지원방안의 충실한 이행, 면세사업자의 고용안정 노력, 향후 항공수요 회복을 위한 공사-면세점간 공동노력 경주 등이 골자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코로나19 피해 지원방안으로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공항 입점시설의 임대료를 최대 75%까지 감면하겠다고 밝혔다. 인천공항공사는 공항 상업시설의 위기 상황을 인식하고 정부에 지원 확대 필요성을 건의해왔다.


이에 따라 올해 3~8월 중소·소상공인 매장 임대료 감면 폭은 50%에서 75%로, 대·중견기업은 20%에서 50%로 확대됐다. 또 임대료 납부유예 기간도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하고, 임대료 체납 시 15.6% 부과되던 연체료는 납부유예 기간 종료 후 6개월까지 5%로 인하한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1000억원, 신라는 860억원, 롯데는 580억원을 각각 감면받게 된다.


다만 여객 감소율이 40% 이상 70% 미만인 공항의 경우 현행대로 대·중견기업 20%, 중소·소상공인 50%의 임대료 감면 혜택이 적용된다.


일단 면세업계는 기존 20% 감면보다 크게 늘어난 상황이라 반기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방 공항의 경우 노선 운항을 중지해 사실상 이용 고객이 없는 상황에서 반값의 임대료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라 면세가 아닌 감면에 그친 것은 아쉽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코로나 사태로 인해 출입국 인원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면세점업계는 극심한 매출 부진을 겪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4월 면세점 매출은 9867억원으로 1조원 이하로 떨어진 건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3년 만이었다. 같은 달 인천국제공항 국제선 여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 감소했다.


이에 관세청은 코로나 사태 이후 면세점 매출이 급감하자 지원을 위해 지난 4월 면세점 재고 물건 내수 통관 판매를 허용했다. 현행 규정은 팔리지 않고 창고에 쌓인 물건은 소각하거나 공급자에게 반품만 가능하게 한다. 이번에 판매되는 제품은 6개월 이상 장기 재고 제품이며, 화장품·향수 등을 제외한 가방·지갑 등 패션잡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첫 타자로 3일 오전 10시부터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에서 신세계면세점 물건을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발렌시아가·생로랑·발렌티노·보테가베네타 등 4개 브랜드가 참여하며, 가격은 백화점 정상가 대비 10~50% 저렴하다. 단, 3대 명품 브랜드로 불리는 에르메스와 샤넬, 루이비통 등은 판매 대상에서 제외됐다.


판매가 시작되는 3일 오전부터 에스아이 빌리지 홈페이지에는 접속자가 몰렸다. 홈페이지에는 ‘접속자가 많아 사이트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잠시 후 재접속해 주십시오’라는 안내 문구가 뜨기도 했다.


롯데면세점은 이달 말 오프라인 매장에서 재고 물건을 판매할 계획이다. 오는 26일 열리는 ‘대한민국 동행 세일’에 맞춰 명품 등 고가 브랜드 매장이 없는 백화점·아울렛 매장 3곳에서 우선 판매한다. 참여 브랜드는 10개다. 마찬가지로 에르메스와 샤넬, 루이비통은 포함되지 않았다.


신라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재고 물품 판매에 대해 아직 미정이다.


업계에서는 면세품 국내 판매가 비용 감면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사실상 수익 측면에서는 효과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결국 여객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재고 면세품 판매나 임대료 감면은 일시적인 방안에 그칠 수 있다는 견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임대료 감면과 재고 면세품 판매로 일단은 적자 폭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 이상 가을 이후의 추가 대책에 대해 정부가 고민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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