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파이넥스' 설비…세계 철강사 새장 열었다

산업 / 설경진 / 2007-06-04 00:00:00
저비용ㆍ친환경...가공 없이 가루 철강석 그대로 사용

포스코의 파이넥스 공법 상용화 성공은 세계 철강사를 다시 쓸 정도의 메가톤급 사건이다. 세계 유수 철강업체들의 숱한 도전에도 불구하고 정복되지 않은 제철기술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파이넥스 공법 성공은 국내 철강업체 최초로 해외에 수출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하게 됐다는 큰 의미가 있다.

포스코가 지난 40년간 해외 선진 철강회사들로부터 기술을 배워왔다면, 이제는 우리의 혁신 기술을 발판으로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최초로 상용화 설비 가동에 성공한 포스코는 파이넥스 공법을 향후 계획중인 인도, 베트남 일관제철소에도 적용해 세계 기술 선도 업체로 나설 수 있게 됐다.

# 미래형 철강기술 '파이넥스'

근대 제철기술의 발단은 14세기에 용광로가 발명되면서 이뤄졌다. 용광로 공법은 기술 진보를 거듭하면서 에너지 최적화, 대형화, 높은 생산성을 장점으로 현재 세계 철강의 6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공법은 유연탄을 연소시키고 철광석을 환원하는 과정에서 덩어리 형태의 괴철광석과 매장량이 적어 비싼 고점결성 유연탄을 필요로 하고, 철광석 매장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활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포스코가 1992년 개발에 착수한 파이넥스 공법은 이 같은 용광로 공법의 단점을 일거에 해소하는 용융 환원 제철법의 일종이다.

지름 8㎜ 이하인 분말 형태로 덩어리 형태보다 값이 20% 싼 가루 철광석을 이용해 쇳물을 생산할 수 있어 용광로 공법을 대체할 첨단 기술로 꼽힌다.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바로 사용하면 이를 덩어리로 만드는 1차 가공(코크스) 단계가 생략되기 때문에 투자비는 용광로의 80% 수준, 제조 원가는 85%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또한 소결광과 코크스를 덩어리 형태로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먼지를 각각 3%, 1%, 28%로 크게 줄일 수 있어 친환경적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파이넥스 공법 상용화로 우리나라는 그동안 기술 수입국에서 단숨에 철강기술 리더 국가로 발돋움하게 됐다"며 "100여년의 철강역사를 가진 선진국 입장에선 충격적인 사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 글로벌 성장전략 속도 붙는다

이번 파이넥스 설비 가동에 따라 포스코는 그간 추진하고 있는 해외시장 개척에 보다 박차를 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포스코는 이번 파이넥스 상용화 설비 준공과 함께 올해 광양 3용광로 개수, 포항 2제강과 광양2제강의 설비보완 투자 등으로 지난해 3000만t인 조강 생산능력이 내년 3400만t으로 늘어나 현재 세계 4위에서 세계 2위의 철강회사로 부상하게 된다.

여기에 향후 10년내 중국과 인도 등 동남아 지역에 파이넥스 공법을 적용한 생산기지를 확대하면 포스코는 총 조강생산량이 4200만t으로 늘어 세계 1위업체인 아르셀로 미탈과도 대등한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의 파이넥스 상용화 설비가 갖는 또 다른 의미는 알루미나(AL₂O₃)나 아연 성분이 많은 질 낮은 철광석도 원료로 사용할 수 있어 현재 추진 중인 인도와 베트남의 일관제철소 건설사업의 사업타당성을 높여준다는 점이다.

포스코가 30년간 확보한 6억t의 인도산 철광석에는 알루미나 함유량이 많아 그동안 수입 철광석과 혼합해 사용할 수밖에 없었지만 파이넥스를 통해서라면 상업용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세계 주요 철강사들이 대형화, 통합화를 통해 경쟁우위를 회복하고 있고 후발 철강사들의 도전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파이넥스 공장 준공은 포스코의 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남보다 더 빠르게 기술을 개발하고 모방할 수 없는 일등제품을 만들어 기술의 포스코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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