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시즌②] 은행권, 큰 이슈없어 ‘조용한 주총’ 예상...“사외이사제 외풍” 여전

산업 / 문혜원 / 2019-03-25 10:35:30
노동이사제 도입 불씨·하나銀 지성규 선임 등..조직 문화는 변화보다 순혈주의 고집
일각서, “시장생리·소비자중심 맞는 혁신 필요..‘공공이사제’주문”
[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각 은행권]
[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각 은행권]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은행권 주총시즌이 다가왔다. 올해는 작년과 달리 큰 이변 없이 흘러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부분 주총 이전에 큰 쟁점으로 떠오르던 노동이사제 도입 가능성, 하나은행장 3연임, 사외이사 교체 등이 소폭으로 그치거나 흐지부지 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이번 주총 관심 포인트는 사외이사 교체 출신에 대한 관료인가, 아닌가에 대한 인물 관심으로 압축됐다. 이에 일각에선 표면적으로만 ‘인사혁신·전문가 영입’을 하고 있을 뿐, 조직문화는 순혈주의를 고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여전히 노동이사제 도입에 대한 불씨가 남아 있는 가운데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의견도 나온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 및 은행들의 주총이 다음 주 부터 열릴 전망이다. 신한금융·KB금융·우리은행 등은 27일로 예정돼 있다. 나머지 NH농협은행 29일, IBK기업은행은 25일로 정해졌다.


업계에선 올해 주총 관전 포인트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연임·노동이사제추천·사외이사선임 등 세 가지를 꼽았다. 하지만 노동이사제의 경우 법제화가 아직 안된 상태에서 시중은행이 주주 친화적 중심을 고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은행에선 노동이사제 추천과 별개로 디지털금융 시장에 발맞춰 이에 맞는 전문가 및 리더 양성 발굴에 여념이 없다. 실제로 작년 연말엔 이미 최고경영자 및 파격 임원 인사를 진행한 바 있다.


올해는 눈에 띄는 점이 포화된 국내 금융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로 글로벌 해외영업 카드를 꺼낸 가운데 해외 영업에 능통한 젊은 CEO들을 교체하고 있는 모양새다.


신한은행은 작년 말 진옥동 내정자를 선임했다. 그는 ‘일본·동남아’권에 영업스킬에 능통한 인물로 꼽힌다. 앞선 22일 먼저 주총을 시작한 하나은행의 지성규 행장은 중화권 활동 경험이 풍부하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은행·우리금융 손태승 회장은 은행장 선임 직전까지 글로벌부문장을 맡았다. 과거에는 미국 LA지점장을 맡은 경력이 있을 만큼 글로벌 업무에서는 전문가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과거 은행장들은 국내 영업 부문에서 오랫동안 잔뼈가 굵었던 인물들이 중용되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 들어 글로벌 업무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는 인물을 리더로 발탁하는 쪽으로 트렌드가 달라진 셈이다.


디지털 역량에 성과를 내고 있는 NH농협은행은 베트남 등 동남아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은행장으로는 유력시 되는 인물로 이대훈 농협은행장이 작년 실적을 최대 올린 성과로 인해 재 연임될 가능성에 쏠리고 있다.


반면, 올해 주요은행들의 새 사외이사로 교체된 인물은 전직공무원·법조인·경영인·외부금융사 경영이력 등이 인물로 포진됐다. 나름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다고는 하지만, 자세히 보면 관료출신 인물이 주로 선임돼 있다.


먼저 주요금융지주의 사외이사 경우 주로 법조인, 과거 금융사 경영이력이 있는 인물로 교체됐다. 하나금융지주는 전 신한은행 부행장이었던 이정원 신한데이타시스템 전 사장을 선임했다.


신한금융지주는 다가오는 주총시 ▲이윤재 전 대통령 재정경제비서관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용학 홍콩 퍼스트 브릿지 스트레터지 대표 등 4명을 신 선임한다.


KB금융지주는 한국정부회계학회장을 역임한 김경호 홍익대 경영대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KB국민노조에서 사외이사 후보로 백승헌 변호사로 추천했었지만, 한 달 만에 자진 철회하면서 민주사회공헌활동가가 영입되는 기대감이 사라졌다.


NH농협금융지주는 지난 1월 김용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와 방문규 전 보건복지부 차관을 새 사외이사로 최종 선임하며 사외이사 수를 종전 4명에서 6명으로 늘렸다.


은행들도 법조인, 경영인 등으로 사외이사진을 새롭게 구성했다. KB국민은행은 안강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과 석승훈 서울대 경영대학원 교수를 추천했다. 국민은행의 사외이사는 4명에서 5명으로 늘게 된다.


KEB하나은행은 이명섭 전 한화생명 경제연구원장과 김태영 필립스아시아태평양 전략사업부문 전 대표를 오는 21일 주총에서 새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IBK기업은행은 신충식 전 농협금융 회장과 김세직 서울대 경영학부 교수를 새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IBK기업은행은 신충식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김세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금융위원회에 추천했다. 또 기업은행노조는 박창완 금융위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일각의 전문가들은 현 금융사 사외이사제를 두고 시대가 바뀌어도 순혈주의를 고집한 ‘외풍’바람은 여전하다고 지적한다. 당초 사외이사 취지에 맞지 않는 독립성 권한으로 가고 있는 것은 외려 금융시장의 자유로운 영역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이에 ‘사외이사제 왜곡’을 고쳐야 한다고 꼬집는다. 사외이사의 주된 임무인 ‘견제와 감시’가 제대로 된 사회적 역할을 위해서는 주주의사결정의 권한을 실제 공익적인 차원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공공이사제’가 검토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상법 개정으로 지배주주의 사외이사 임명 의결권을 제한하는 방식 등도 제언했다. 현행 상법은 일정 자산 규모 이상의 기업은 ‘이사 총수의 4분의 1 이상’을 사외이사로 임명하게끔 규정한다.


이와 관련 김상봉 한성대학교 금융경영학 교수는 “민간 기업이 사외이사를 통해 자기 사람심기 관행은 오래됐다”면서 “내부 전문가 영입 또한 시장 생리를 잘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편이기 때문에 시장현황을 알고, 소비자 중심에서도 중립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을 선임할 수 있도록 금융인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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