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맥주, '남의 텃발 뺏기'

산업 / 장우진 / 2012-01-20 14:52:47
국내 맥주시장 진출, 오비-하이트 양강구도에 도전장

[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롯데그룹이 국내 맥주시장에 진출하기로 결정하면서, 오비맥주와 진로하이트가 양분하고 있는 국내시장에 혼전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지난 18일 충북 충주에 맥주공장 설립을 공식화했다. 롯데는 이미 일본 아사히 맥주를 통해 국내 수입맥주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롯데는 그 동안의 노하우와 막강 유통망을 앞세워 국내 맥주시장에서 3강 구도를 형성하겠다는 목표다.
롯데는 일본 아사히맥주와 합작 설립한 ‘롯데아사히맥주’로 지난해 수입맥주 시장 1위를 차지했으며, 2009년 소주 ‘처음처럼’ 인수한 후 꾸준히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는 만큼 주류부문에서 충분한 노하우가 쌓인 상태다. 또 롯데의 유통망은 이에 시너지를 더할 것으로 전망돼 맥주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분위기다.


◇롯데, 충주에 맥주공장 설립 ‘본격 도전’


지난 5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신년인사회에서 “맥주사업은 꼭 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 말은 곧 현실로 이뤄져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18일 충북 청주시와 투자협약을 하고 충주 맥주공장 설립을 공식화했다.
롯데는 이날 협약식에서 국세청에서 주류 면허를 취득하는 대로 70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자, 2017년까지 충주에 맥주공장을 설립하기로 약속했다.
롯데는 그동안 미국 사모펀드(KKR)에 넘어간 오비맥주에 계속 눈독을 들였으나 최근 오비맥주 점유율 상승으로 기업가치가 높아지자 인수가 어려워져 독자진출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맥주 공장이 들어설 곳은 충주시 주덕읍 화곡리와 이류면 영평리·본리 일원에 조성 중인 충주 신산업단지로 충주지역 단일 투자유치 건으로는 최대 규모다.
롯데는 또 공장 건축에 충주지역 건설업체를 우선 참여하도록 하는 한편 자재와 장비의 구매·사용도 약속했으며 고용창출에도 노력하기로 했다.
롯데 관계자는 “우리나라 한가운데 위치한 충주는 지리적으로 요충지이고 충북도와 충주시에서 많은 지원을 약속해 공장 설립을 결정했다”며 “맥주공장 설립을 계기로 지속적인 투자 확대를 통해 고용창출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충주 이외 다른 지역에도 공장부지를 물색중”이라며 “빠르면 2014년에 신제품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성공 미지수?…‘가능성 있다’ 주장도


롯데의 맥주사업 진출은 현재 오비맥주-하이트진로로 이뤄진 양강구도에 도전장을 내미는 형국이 된다. 기존 체제가 워낙 완고해 이들 틈새를 공략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수입맥주 시장과 소주시장에서 롯데주류의 저력을 감안하면 불가능할 것도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 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 아사히맥주는 지난해 상반기 국내 수입맥주 시장 점유율 1위(28%)를 차지했다. 이전까지 1위를 기록한 하이네켄은 2위(26%)로 밀려났으며, 밀러(20%), 기네스(10%)가 뒤를 이었다.
2004년 국내시장에 진출한 아사히맥주는 롯데칠성 합작해 만든 롯데아사히주류의 시너지효과를 톡톡히 봤다. 롯데의 막강한 유통망을 앞세우고 빠르게 판매망을 넓혀가며 수입맥주 시장 1위는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소주시장에서의 활약도 주목할 만하다. 롯데는 지난 2009년 ‘처음처럼’을 인수하고 점유율을 점차 늘려나가고 있다. 이전 진로의 ‘참이슬’이 잠식하고 있던 소주시장에서 처음처럼은 10% 내외의 점유율로 부진했으나 롯데의 인수 후 13%로 늘려가더니 지난해 초에는 15.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롯데칠성의 대표 위스키 ‘스카치 블루’ 등 양주시장에서도 노하우를 쌓아 온 만큼 국내 양강구도의 맥주시장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처음처럼 인수 후 초창기에는 롯데라는 시너지를 발휘하지 못했지만 이후 점차 점유율을 확대해 나갔다”며 “결국 롯데의 강력한 유통망이 힘을 발휘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맥주가 출시되고 초반에는 고전할 수도 있지만 정확한 고객니즈의 파악과 롯데브랜드 파워의 이점을 잘 살린다면 충분히 승산있는 경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소주·맥주 시장의 경우 기발한 광고로 인기를 끈 경우가 많았다”며 “제품의 퀄리티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의 뇌리에 박힐 수 있는 기발한 광고가 틈새를 파고드는 가장 중요한 열쇠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국내 맥주시장도 혼전양상을 빚고 있다.그동안 줄곧 1위를 달려온 하이트진로가 오비맥주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15년 만이다.
이 같은 이 같은 오비맥주의 일등공신은 대표브랜드 ‘카스’다. 카드는 지난해 1~4월까지만 해도 하이트와 경쟁구도를 벌였으나 5월부터는 카스가 앞서 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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