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올해 47.8조 투자, 2만6천명 채용”

산업 / 전성운 / 2012-01-20 14:02:34
“미래를 더 멀리 완벽하게 가져가야”

삼성그룹이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47조8000억원 투자계획을 확정했다. 또한, 삼성은 올해 처음으로 사무직까지 그룹 고졸 공채를 실시한다. 전체 채용 규모도 2만6000명으로 정해 역대 최대로 늘렸다. 이는 주력사업인 전자와 신사업인 바이오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판단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대외적인 경기 상황이 어렵지만, 이건희 삼성 회장이 또다시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를 내렸다. 경쟁사가 위기를 느끼고 움츠러들 때 오히려 한발 앞선 공격적 투자로 후발주자와의 격차를 더 벌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 삼성 이건희 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2 국제소비가전전시회(CES)의 삼성 부스를 둘러본 뒤 두 딸 이부진(오른쪽)과 이서현의 손을 잡고 전시회장을 나서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 17일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47조8000억원을 투자하고 2만6000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밝혔다. 삼성은 “세계 경기침체와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하고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사상 최대의 투자와 채용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지난 삼성 이건희 회장의 “경기가 좋지 않아 오히려 투자를 줄여야 할 상황이지만 늘리겠다”는 발언과도 맞닿아 있다. 이 회장의 발언처럼 삼성의 올해 투자는 주력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새 성장동력 확보라는 두가지 축으로 풀이된다.


◇ 투자액, 3년 연속 최대치 경신


삼성의 올해 투자액 47조8000억원은 사상 최대였던 작년보다 5조원(12%) 증가한 것으로 2010년 이후 3년 연속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삼성이 올해 사상 최대 규모 투자와 신규 채용에 나선 것은 주력사업인 전자와 신사업인 바이오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다.


이는 서울시 예산 21조7000억원의 2.2배이며, 북한의 명목 국민총소득(GNI) 260억달러의 1.6배 규모다. 삼성 관계자는 “대내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하고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사상 최대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중 시설에 전년 대비 11% 증가한 31조원이 투자된다. 이중 삼성전자가 집행하는 금액만 28~9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에도 삼성전자는 총 26조원의 시설 투자를 단행했다. 경기 화성 외에 평택에도 반도체 생산 라인을 추가로 확보하는 등 전체적으로 14조원가량을 반도체 분야에 투자할 예정이다.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시스템LSI 부문에 메모리 반도체보다 더 많은 약 8조원을 투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1위 업체로서 유일하게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인텔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비메모리 분야도 집중 투자해 세계 반도체 시장 1위를 노리고 있다.


차세대 TV로 평가받고 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생산 라인 건설 등에도 작년보다 약 30% 증가한 7조원가량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폰 등 소형 시장에서 올해부터 TV를 비롯한 중대형 패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나머지 2~3조원은 전자 계열사 및 바이오 사업을 위한 시설 확충에 사용될 전망이다.


삼성은 다른 기업에 출자하거나 지분을 인수하는 ‘자본투자’에도 3조2000억원을 쓸 계획이다. 작년보다 10% 증가한 규모로 올해 삼성이 기업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설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소프트웨어나 5대 신수종 사업 분야와 관련된 기업이 관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개발(R&D)에도 사상 최대인 13조6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구글, 애플 등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되며 소프트웨어 부문에 대한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신수종 사업으로 지목하고 있는 헬쓰, 바이오 시장에서도 공격적인 연구개발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 고졸인력 사회진출 지속적 관심


삼성은 올해 채용 규모도 사상 최대인 2만6000명으로 늘렸다. 삼성은 "세계경제의 어려움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실업문제 해소와 국가경제 발전에 보탬이 되고자 사상 최대 규모의 인원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졸 및 전문대졸 신입사원과 경력직원 채용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지만 고졸 사원은 지난해 8000명 대비 1000명이 늘어난 90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8000명에 추가로 마이스터고 200명, 고졸공채 500명, 기타 수시채용 300명 등 다양한 채용을 추진한다.


마이스터고 재학생 200명 이상 선발을 위해 삼성은 지난 16일부터 학교장 추천을 통해 지원서를 접수받고 있으며, 직무적성검사와 면접을 거쳐 내달 말 최종합격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번에 선발된 학생은 장학금 지급·산업현장 인턴 등의 지원을 받고 졸업 후 입사하게 된다.


삼성은 그동안 고졸 사원을 매년 수천명씩 선발해왔으나 기능직·생산직 등 일부 직종에 한정됐다. 선발 방식도 공채가 아닌 전문계고교 학교장 추천을 통해 입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올해 그룹 고졸공채도 신설, 생산제조직 이외에 사무직, 소프트웨어직 등 다양한 직무에서 500명 이상을 채용한다. 고졸공채는 상반기 중 실시할 예정이며, 서류전형, 직무적성검사, 면접을 통해 선발, 본인 희망과 회사별 소요에 따라 적합한 회사와 직무에 배치된다. 삼성은 공채 이후에 발생하는 고졸인력 소요에 대해서도 수시채용으로 300명을 추가로 고용할 예정이다.


◇ 이건희 회장 “용감해져라” 화두 제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일 삼성 신년 하례식에서 “경기가 좋지 않아 오히려 투자를 줄여야 할 상황이지만 늘리겠다”고 밝혔다. 삼성의 올해 투자는 이 회장의 발언처럼 ‘주력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새 성장동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삼성의 사상 최대 투자는 이 회장의 승부사 기질이 또다시 발휘된것”이라고 평가했다. 위기 때마다 오히려 과감한 투자로 삼성의 경쟁력을 끌어올렸던 패턴이 이번에도 나타났다. 이 회장은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올해 오히려 투자를 줄여야 하지만, 올해 더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며 “고용은 질 높은 사람을 더 많이, 젊은 사람을 더 적극적으로 뽑아야한다”고 밝혔다. 삼성이 이미 세계 최대 IT 회사로 우뚝 섰지만, 이 회장의 목표치는 더 먼 곳을 잡고 있다는 의미다.


이 회장은 “정신을 안 차리고 있으면 금방 뒤지겠다는 느낌이 들어서 긴장이 된다. 더 앞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더 깊이 미래를 직시하고, 더 멀리 보고, 더 기술을 완벽하게 가져가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삼성전자의 인기 스마트폰 ‘갤럭시’의 신년 광고도 이런 이회장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광고는 “선제공격을 하라”, “모험을 하라”, “저질러라”, “전력 질주를 하라”고 제안하며 “이 모든 것들을 위해 용감해져라”라고 화두를 제시했다. 이는 광고이면서 동시에 삼성의 ‘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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