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재계 경영 키워드는 “혁신을 위해 도전하라”

산업 / 전성운 / 2012-01-16 12:05:53
글로벌 경제 회복기미 없어 ‘불안한 행복’

삼성과 현대차를 비롯한 그룹 총수들은 올 한해 경영전략 키워드로 ‘위기·도전·혁신·변화’ 등을 들고 나왔다. 여기엔 “올 한해 경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경쟁력 강화와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고,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내실경영을 화두로 들고 나왔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성과창출을,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공격경영을 주문했다.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은 경쟁력 강화와 동반성장을 언급했다. 새해가 밝아왔지만 글로벌 경제가 회복 기미가 없어 주요 그룹 총수들은 새해도 ‘적신호’처럼 받아들이는지 올해 경영방침은 ‘불안한 행복’을 연상케 한다.


▲ 지난 2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에서 열린 2012년 그룹 시무식에서 정몽구 회장이 신년사를 낭독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날 ‘내실경영을 통한 글로벌 일류기업 도약 기반 구축’을 중점으로 내세웠다.


◇ 올해, 성장은 둔화되고 경쟁은 치열해진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지난 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신년하례식에서 “향후 예상치 못한 변화들이 나타나 기존 사업은 성장이 정체되고, 신사업은 생존 주기가 빠르게 단축될 것”이라며 “동종 경쟁에서 이종 경쟁으로, 기업 간 경쟁에서 기업군 간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은 작년 한해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 등의 호조로 그룹 역사상 최고 실적을 냈지만 태양전지나 바이오산업 같은 5대 신수종사업에서 아직 성과가 없다. 이 회장의 발언은 이에 대한 걱정과 함께 도전을 늦추지 말라는 당부를 담고 있다.


이 회장은 “삼성의 미래는 신사업·신제품·신기술에 달려 있기 때문에 기업문화를 더 개방적이고 유연하며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면서 “기존의 틀을 모두 깨고 오직 새로운 것만을 생각해야 한다”며 “실패는 삼성인에게 주어진 특권이다. 도전하고 또 도전하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14조1000억원을 투자키로 한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내실경영을 통한 글로벌 일류기업 도약 기반 구축’을 중점으로 내세웠다. 정 회장이 내실경영을 언급한 것은 글로벌 시장 불안 때문이다. 현대는 지난 한해 판매목표보다 30만 대를 초과한 660만 대를 더 팔았지만 올해 목표는 40만 대 늘어난 700만 대로 낮춰 잡았다.


정 회장은 “올해 자동차 산업은 성장세가 둔화되고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올해부터 베이징현대 3공장과 브라질 공장이 양산을 시작, 9개국 30개 공장의 글로벌 생산체제를 갖추는 원년인 만큼 소재에서 완성차까지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고급화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성과 창출과 도전정신, 동반성장을 강조했다. 구 회장은 “올해는 선진 시장의 소비 위축이 직접적인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고, IT 산업은 어떤 분야보다 빠른 변화와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사업별로 명확하게 방향을 잡고 될 때까지 끝까지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3D TV와 LTE에서처럼 남보다 먼저 방향을 정하고 완성도를 높여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제공해야 한다”며 “각 사업별로 반드시 하나씩은 남다른 고객가치로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달라”며 분발을 촉구했다. 또한 “어려운 때가 가장 좋은 기회라는 생각으로 우수인재 확보에 나서야 한다”며 “동반성장을 위한 노력도 멈추지 말고 협력회사가 경쟁력을 갖출 때까지 꾸준히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검찰 수사로 안팎이 뒤숭숭한 SK그룹도 지난 3일 최태원 회장 주재로 최고경영자(CEO)들과 오찬 신년회를 열며 한해를 시작했다. 최 회장은 특히 ‘회사 경영 정상화’를 앞세워 공격경영을 주문했다.


최 회장은 “그룹은 물론 모든 관계사가 경영이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며 “글로벌 환경변화보다 빠른 속도로 대처해야 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한다면 머지않아 핵심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 회사별로 이를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 짓고, 특히 투자와 채용 규모 등을 획기적으로 늘려 글로벌 성공스토리를 위한 공격적인 경영에 적극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불확실한 상황일수록 경영 효율을 높여 핵심사업의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며 “튼튼하게 구축된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이 시기를 지혜롭게 이겨낸다면 새로운 기회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출한 해외시장에서 철저한 시장분석과 차별화된 전략으로 글로벌 기업들과 당당히 경쟁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철저한 현지화와 체계적 운영시스템 구축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독려했다. 그는 “국내에서 핵심인재를 육성하는 것은 물론 해외 현지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서달라”며 “핵심인재가 성장할 수 있도록 학습을 장려하고 제도적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데 역량을 쏟아 달라”고 강조했다.


◇ 침체기엔 긴 안목으로 장기적 발판 마련 해야


포스코 정준양 회장은 격식을 차린 신년사대신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하며 임직원들에게 경영전략을 설명했다. 정 회장은 이날 ‘패러독스 경영’이라는 독특한 전략을 언급하며 “차별화 및 낮은 원가 전략과 같이 양립하기 어려운 요소를 조화롭게 결합해 성과를 높이자”고 선언했다.


정 회장은 “올 임진년은 임진왜란 당시 시대상과 유사하다고 해도 될 정도로 대내외적으로 위기감이 팽배하다”며 “신제품 개발과 초원가절감 프로세스, 글로벌 토털 솔루션 마케팅을 접목하는 포스코식 패러독스 경영을 통해 글로벌 경쟁사와 영업이익률 격차를 현재보다 2% 포인트 이상 더 벌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올해 창사 이래 최대인 3조1000억원 투자 75조원 매출을 목표로 하는 GS그룹의 허창수 회장은 “경기 침체기일수록 긴 안목으로 시야를 넓히고 장기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일자리도 창출하고 수출비중도 더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은 “중남미,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등 우리가 취약한 지역에는 아직도 많은 기회가 남아 있다”며 “우리의 힘이 미흡하다면 스카이 팀을 활용하고 철도, 트럭 등 타 운송 수단을 활용한 연계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신기재를 포함한 항공기 운영을 극대화하고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최신 경영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고 이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인력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방북했던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은 김정은 체제 출범을 계기로 “대북사업 재개에 대비해 대북관계 등 주변 정세 변화를 상시 점검하고 상황별 대처 방안을 철저히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북사업은 비록 당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남북 화해와 통일의 초석을 놓는 역사적 사명”이라며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곧 재개될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말고 다가올 미래의 기회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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