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vs 안철수, '주가전쟁'

산업1 / 전성훈 / 2012-01-09 13:32:31
정치테마주 놓고 '엎치락 뒤치락'…자고나면 희비 엇갈려

[토요경제 = 전성훈 기자] 새해부터 정치인 테마주가 반전을 거듭하며 요동치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박근혜주로 분류되는 보령메디앙스와 아가방컴퍼니의 주가는 이날 큰 폭의 가격 상승세를 보이며 마감했다.
보령메디앙스는 이날 장중 최대 11.65% 치솟는 주가 흐름을 보였다.
아가방컴퍼니 역시 전날 2.86% 상승에 이어 이날 전 거래일 보다 7.34% 상승하며 상승폭을 키웠다.
박근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의 동생 박지만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EG는 3일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상승 마감했다.
반면 안철수연구소는 지난 3거래일 동안의 상승세를 꺾고 하락 반전했다. 3일 안철수연구소 주가는 전날보다 2400원(-1.5%%) 떨어진 15만7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앞서 안철수연구소 주가는 지난 2일 가격제한폭까지 올르며 상승 마감했었다.
이날 박근혜주와 안철수주의 희비가 엇갈린 것은 전날 박 위원장이 방송사 예능 토크쇼에 처음으로 출연하며 대중적 이미지를 크게 개선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 토크쇼 출연을 계기로 하루만에 안철수주와 박근혜주의 희비가 반전된 것이다.
새해 초 정치인 테마주의 이 같은 흐름으로 올해도 몇몇 관련 기업들의 단기 급등락은 반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당국이 정치인 테마주의 비정상적인 흐름을 차단하겠다고 팔을 걷고 나섰지만 별 실효성은 없어 보인다.
지난 29일 금감원은 오는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특정 정치인과 관련된 루머를 유포하거나 이를 이용해 시세조종에 나서는 행위를 집중 단속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 1년간 주식시장의 화두가 돼 온 온 정치인 테마주는 정치인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주가가 급등락하는 모양세를 거듭해 왔다.
지난해 안철수연구소 주가는 1년 동안 1만8950원에서 13만9000원으로 633.51% 상승했고, 이 밖에 EG는(66.32%) 보령메디앙스(419.36%) 아가방컴퍼니(522.37%) 등의 주가도 폭등했다.
한국거래소의 한 고위관계자는 “정치인 테마주의 이상 흐름을 지속적으로 예의주시하고는 있지만 단기간 반짝이는 정치인 테마주 가격 등락을 타고 한 몫 잡아보려는 개인 투자자들에 대한 감시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IT(정보통신)업체인 비트컴퓨터는 조현정 대표가 지난 27일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에 합류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 정치 관련주로 부상하면서 5거래일 연속 가격 상승 제한폭(전일 대비 15%)까지 올랐다. 3일 비트컴퓨터는 전날 대비 920원 오른 7080원에 장을 마쳤다. 26일 종가(3635원)와 비교한다면 현재 주가는 94.8% 급등한 것이다.
코스닥시장본부는 이날 최근 주가가 급등한 비트컴퓨터를 4일 하루 동안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조 대표 역시 지난 2일 본인의 트위터에서 “정치 관련주라는 이유로 비트컴퓨터 주식을 사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일 한 TV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자, 박 위원장의 동생 박지만씨가 최대주주인 EG도 3일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EG는 대표적인 박근혜 테마주로, 지난해 12월 2일(2만7850원) 이후 3일까지 176% 급등했다. 지난달 중순에는 5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기도 했다.
‘박근혜 정책 수혜주’로 꼽히는 아가방컴퍼니와 보령메디앙스도 3일 각각 7.34%, 3.60% 상승하며 나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 정치 테마주로 급부상한 안철수연구소 역시 연일 이어지는 급등세에 주가수익비율(PER·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것)이 110배에 달했다. PER이 높을수록 주가가 기업의 수익성에 비해 높고, 낮을수록 기업 실적에 비해 주가가 낮다는 의미다.


◇금융당국 정치테마주 주가조작 특별단속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선 관련주 주가는 실적과는 전혀 상관없이 비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합리적인 설명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 당국은 작년 말부터 정치 테마주를 주가조작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보고 특별 단속을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선주자의 윤곽과 공약이 구체화될수록 관련 테마주가 난립할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3일 주식시장에서는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사인 에이엔피(015260)가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되며 장중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셋톱박스 제조사인 휴맥스(115160)는 대표이사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친분 관계가 알려지며 이틀 연속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IT업체 비트컴퓨터(032850)는 조현정 대표이사가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외부위원으로 이름을 올린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에이엔피는 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 송철호 변호사가 19대 국회의원 선거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정치 테마주로 분류됐다. 송 변호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과 함께 인권변호사로 활동한 경력이 있으며 에이엔피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다.
3일 에이엔피 주가는 개장 직후 상한가를 쳐 전일대비 14.86% 오른 1585원에 거래 중이다. 올해 첫 거래일 상한가를 기록한 휴맥스는 3일 오전 10시20분 현재 전일대비 7% 오른 1만3750원을 기록하며 이틀 연속 급등세를 나타냈다. 휴맥스 변대규 대표 등 IT기업 CEO들이 안철수 교수를 만났다는 보도 덕분이었다.
비트컴퓨터는 3일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됐음에도 전일대비 9.74% 오른 6770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초 3000원대 초중반을 오가던 주가가 불과 한 달 만에 2배 가까이 뛰어오른 셈이다. 한국거래소는 2일 비트컴퓨터를 ‘20일간 소수계좌 매수관여 과다종목’으로 분류해 3일 하루 동안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전거래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안철수연구소(053800)는 개장직후 하락세를 뒤집어 오전 10시25분 현재 3% 이상 오름세로 돌아섰다. 현재 주가는 16만5000원이다.


이 같은 정치테마주의 이상 과열은 올해 12월 대통령 선거가 가까울수록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력 후보가 확정되고 공약이 구체화되면 더 많은 테마주가 난립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등 감독당국이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미 주가가 급등하고 상당수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은 뒤에야 단속 결과가 발표돼 ‘늑장대처’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시장에 미칠 파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구체적인 단속 대상과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며 “한국거래소 담당 인력과 함께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만 짤막하게 답했다.
익명을 요구한 모 증권사 관계자는 “정치 테마주의 경우 해당 정치인의 행보에 따라 ‘모 아니면 도’식의 묻지마 투자가 될 공산이 크다”며 “펀더멘탈 등 객관적인 투자정보가 없는 이상 섣불리 뛰어들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비트컴퓨터 조현정 대표가 여당인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비트컴퓨터는 지난27일 상한가인 4180원에 마감했다. 조대표가 “입당 할 생각 없다” 고 부인했지만 주가는 상한가에서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날 동일고무벨트 주가도 롤러코스터를 탔다. 오전 한때 12%가 넘게 오르기도 했다가 결국 0.49% 상승한 1만250원에 장을 마쳤다. 하루 변동폭만 19%가 넘었다. 동일벨트 지분 39.36%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김세연 의원(회사 직함은 부회장)이 한나라당 내부인사 가운데 비대위원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동일고무벨트는 최근 계열사의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200억원을 지원했다는 악재가 있었음에도 이날 강보합세를 기록한 것이다.
세상이 어지러울수록 ‘혹세무민’하는 세력이 힘을 얻듯 최근 수 많은 정치인 테마주들이 부침을 거듭했다. 현, 박근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이 지난해 말 복지를 강조하는 발언을 여러차례 하자 아가방컴퍼니와 보령메디앙스 등 저출산 관련주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두회사 모두 2000원대이던 주가가 1년만에 2만원대까지 치솟았다.지난 4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분당 재보선에서 승리하자 이른바 ‘손학규 테마주’였던 한세예스24홀딩스는 두발만에 4배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정치인 테마주는 ‘000 지지 모임회원’ ‘000 사촌 언니의 동서의 오빠가 대표’ 란 희한한 연결고리까지 찾아서 뜨는 경우도 있다. 회사의 기초체력과는 상관없이 주가가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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