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염과 열대야를 견디기가 끔찍해지고 있다. 국민은 ‘전기세’가 무서워서 에어컨을 아끼며 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면서 걱정하는 게 ‘기상 이변’이다. 수은주가 인간의 체온보다도 높게 치솟았으니 기상 이변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그렇지만 ‘정책’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가뜩이나 쌀 소비량이 줄어들고 있는데, 자유무역협정(FTA)이다 뭐다 하면서 쌀농사를 덜 짓도록 만든 정책이다.
쌀농사를 덜 지으면서 대한민국의 논 면적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의 ‘경지면적 조사’에 따르면 논 면적은 1988년 135만7000ha에 달했으나 2010년에는 100만ha를 밑도는 98만4000ha로 감소했다.
지난해의 경우에는 1년 사이에 3.4%, 3만1000ha가 또 줄어든 86만5000ha로 더욱 축소되었다. 1988년과 비교하면, 논 면적은 약 30년 동안 36.3%나 줄었다. 논이 3분의 1 넘게 사라진 것이다.
국토 면적이 늘어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 5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8년 지적통계연보’에 따르면, 작년 말 국토 면적은 10만364km²로 전년 말에 비해 25km² 넓어졌다. 여의도 면적2.9km²의 약 8배나 되는 땅이 생긴 것이다.
국토 면적은 2007년의 9만9720km²와 비교하면 10년 동안 644km²나 확대되었다고 했다. 서울시 면적인 605km²보다도 ‘광활한 땅’이다.
국토 면적은 간척사업 등에 힘입어 이렇게 늘어나고 있다는데, 논 면적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논이 줄어들면 쌀 생산량이 줄어 곡물자급률이 낮아질 뿐 아니라, 논의 ‘중요한 기능’도 따라서 약해질 수 있다.
우선, 논은 물을 가둬서 홍수를 조절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여름철에 집중되는 빗물을 저장하는 소형 댐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 저수량이 28억t에 이른다고 했었다. 막대한 물이 땅 속으로 천천히 스며들면서 지하수를 마르지 않도록 보충해주는 게 논이라는 얘기다.
논의 기능은 또 있다. 공기를 맑게 해주는 기능이다. 벼는 지구에서 서식하는 식물 가운데 가장 많은 산소를 공급하고, 탄산가스를 흡수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쌀농사에서 발생하는 산소가 연간 1000만t에 달한다고 했었다.
더 있다. 논은 온난화 억제 기능도 하고 있다. 여름철에 뜨거운 폭염이 내리쬐면 논물이 증발하면서 더위를 식혀주는 것이다. ‘냉각 기능’이다.
우리나라 도시 지역 온도가 35년 동안 1.23도 오른 반면 농촌 지역은 0.81도 오르는 데 그쳤다는 조사도 있었다. 쌀농사를 짓는 농촌 지역에서는 온난화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논 면적 자체가 줄어들면 이런 기능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 저수량과 산소 생산량 등도 예전 같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논의 이런 ‘유익한 기능’을 별로 고려하지 않고 있는 듯하다. 남아도는 쌀 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을 뿐이다.
며칠 전, 이낙연 국무총리는 아프리카 나이로비에 있는 세계식량계획(WFP) 식량창고에서 열린 원조 쌀 ‘전달식’에서 “아프리카 지역의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었다. 정부는 올해 5만t 규모를 케냐, 예멘, 에티오피아 등 개도국에 지원할 예정이라고 했다. 쌀농사는 더 위축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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